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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 갈은 휠라, '김진면·정구호' 합류로 확 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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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포먼스' 집중해 스포츠 라인 재정비…2020년 매출 8천억 달성 목표

[장유미기자] #1990년대 '휠라' 점퍼는 지방 중·고등학생 사이에서 옷장 안에 하나씩 있는 필수 아이템으로 많은 인기를 얻었다. 특히 수학여행이나 소풍을 가면 대부분의 학생들이 '휠라' 점퍼와 운동화를 신고 있어 마치 단체복을 맞춘 듯한 착각마저 불러 일으켰다.

그러나 '휠라'는 2000년대 들어서면서 기존 강자인 '나이키', '아디다스'와 후발주자들에게 밀려나기 시작했다. 또 지난 2010년에는 아웃도어 시장 성장세에 맞춰 관련 제품을 내놨지만 지속되는 적자를 이기지 못하고 지난달 18일, 결국 5년만에 사업을 철수했다.

이 같은 분위기를 반전시키고자 윤윤수 휠라코리아 회장은 '휠라' 국내 론칭 23년만에 이름을 제외한 브랜드 콘셉트부터 제품, 매장 인테리어까지 재정비해 시장 공략에 새롭게 나섰다. 이를 통해 국내 매출을 현재 연결기준 4천억 원대에서 오는 2020년 8천억 원대로 끌어올려 업계 3위에 재진입하겠다는 목표다.

휠라코리아는 29일 서울 가양동에 위치한 한일물류센터에서 '휠라 브랜드 리뉴얼 프리젠테이션 - 언론 설명회'를 갖고 내년 봄·여름에 선보일 제품 및 매장 콘셉트를 공개했다.

이번 브랜드 리뉴얼은 지난 1992년 휠라 브랜드 국내 론칭 후 23년만에 처음 시행됐다. 100여년 이상 이어진 브랜드 자산을 바탕으로 한 '스타일리시 퍼포먼스' 브랜드로 BI를 재정립한 것이 이번 리뉴얼의 특징이다.

이를 위해 윤 회장은 지난 4월과 5월 각각 제일모직 출신인 김진면 사장과 정구호 부사장을 영입해 재도약의 기회를 삼았다. 특히 창립 이래 처음으로 크리에이티브 디렉터(CD) 체제를 갖춰 정 부사장이 브랜드 재정비를 진두지휘할 수 있게 했다.

휠라의 첫 외부 출신 CEO인 김 사장은 지난 1987년 삼성물산에 입사해 2013년까지 제일모직에서 패션1·2부문장, 빈폴사업부장 및 전무를 역임했다. 그의 오랜 파트너인 정 부사장은 제일모직에서 10여년간 임원으로 재직하며 '빈폴' 리뉴얼과 여성복 '구호'를 성공적으로 이끌었다.

김 사장은 "모든 패션 브랜드가 변화나 유행에 민감해 꾸준히 승승장구하고 있지 않다"며 "휠라도 트렌드를 잘 따라오며 고유의 브랜드 이미지를 가져왔지만 올드해지고 식상하다는 인식이 생겨 매출이 떨어지기 시작해 리뉴얼에 나서게 됐다"고 말했다.

또 그는 "구찌도 1994년 성장세가 주춤하자 회장인 도메니코 데 솔레가 디자이너 톰 포드를 CD로 기용해 되살린 바 있다"며 "윤 회장 역시 유능한 CD를 영입해 휠라를 다시 일으키고자 하는 강한 열망이 있어 이번에 정 부사장을 영입해 추진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번 브랜드 리뉴얼을 총괄한 정 부사장 역시 "패션 브랜드는 10년 주기로 계속 노화할 수밖에 없고 휠라도 현 세대를 따라가기 역부족했던 면이 있어 변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며 "100년 이상 스포츠 정신을 잊지 않고 유지해온 휠라의 헤리티지를 기반으로 디자인에 많은 변화를 줬다"고 밝혔다.

이번 리뉴얼을 위해 정 부사장은 5명으로 구성된 연구개발(R&D)팀을 처음으로 만들어 컬러, 트렌드 등 디자인 개발에 주력했다. 또 노후화된 브랜드 이미지를 탈피하기 위해 10~40대까지 넓게 분포됐던 소비자 연령대를 스포츠를 즐기는 20~30대 초를 주 타깃으로 내세웠다.

정 부사장은 "한층 젊어진 브랜드 이미지를 어필하고 스타일리시한 이들을 위한 잇(it)브랜드로 자리매김할 것"이라며 "매출에 도움이 될지라도 브랜드 정체성에 맞지 않는 캐주얼한 스웨터나 팬츠, 액세서리 가방 등은 내년부터 출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 부사장은 휠라의 로고에도 변화를 줬다. 새 로고는 네이비 색상에 기존보다 날렵해진 각과 폰트 디자인이 적용됐으며 향후 출시되는 대부분의 제품과 매장 디자인에서 선보여진다. 기존 화이트, 네이비, 레드 색상의 F 박스와 FILA 리니어 로고체는 기업용 CI와 휠라 오리지날레에만 제한적으로 사용된다.

제품 라인 구성은 3개의 '퍼포먼스' 라인으로 구성하고 새롭게 선보이는 '휠라 오리지날레'라는 라이프스타일 라인을 별도로 전개할 계획이다. 전체 제품군은 '퍼포먼스'에 집중한 전문 스포츠 브랜드로서의 이미지를 강화했으며 '오리지날레'는 영 타깃을 대상으로 한 만큼 컨템포러리한 감성이 반영됐다.

정 부사장은 "오리지날레는 시대적 감성을 반영해 '휠라' 브랜드 전통성을 보여주는 '헤리티지' 라인의 새로운 이름"이라며 "기존 휠라 매장이 아닌 주요 백화점 내 별도 섹션 형태로 입점한 후 추이를 보고 별도 서브 브랜드로 키워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 외에도 휠라는 기존 속옷 브랜드인 '휠라 인티모'와 별개로 백화점을 중심으로 '휠라 언더웨어(FILA UNDERWEAR)'라는 신규 브랜드를 내년부터 선보일 계획이다. 또 휠라 전체 브랜드에서 소량 한정 생산되는 '휠라 리미타토' 제품도 출시해 향후 해외 편집샵 등에서도 판매할 계획이다.

김 사장은 "최근 아웃도어 시장이 정체돼 있는 반면 애슬레저(운동과 레저 합성어) 트렌드에 맞춰 스포츠 브랜드가 뜰 것으로 예상한다"며 "이런 시기에 브랜드 리뉴얼을 단행한 만큼 휠라가 성장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고 강조했다.

또 그는 "경쟁 업체는 나이키, 아디다스, 데상트, 뉴발란스 등이다"며 "휠라는 국내에 본사가 있는 한국 브랜드로서 전 세계적으로 명성을 떨치는 스포츠 브랜드로 키워갈 것"이라고 말했다.

장유미기자 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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