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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성민] 스마트그리드 활성화의 열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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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그리드는 사물인터넷(IoT) 융합 분야 중 하나다. 기존의 전력에 IoT기술이 융합된 스마트그리드는 공급자와 수요자간의 에너지 사용에 대한 조정이 가능하다는 점이 큰 특징이다. 공급자는 필요한 만큼 에너지를 공급하고 사용자는 공급한 만큼 에너지를 사용함으로써 에너지 사용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

에너지 사용의 효율성 증대는 에너지 자원낭비를 줄이는 경제적 효과뿐만 아니라 이산화탄소와 같은 환경에도 큰 기여를 할 수 있다. 이러한 이점으로 전 세계적으로 스마트그리드 추진이 활발히 진행 중에 있다.

중국의 경우 5개년 계획의 일환으로 2010년부터 2015년까지 82조원을 스마트그리드 기술에 투자하여 스마트그리드 사업을 적극 추진 중이다. 마찬가지로 미국도 Grid2030이라는 프로제트의 일환으로 스마트그리드 사업을 적극 지원하고 있는데, 프로젝트 시행이후 약 85조원 가량을 투자한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러한 추세에 따라 우리 정부도 '스마트그리드 국가 로드맵'을 발표하였다. 로드맵에서 정부는 스마트그리드 시장에 2030년까지 총 27조5천억원을 투자할 계획을 밝혔다.

미국과 중국처럼 스마트그리드 기술을 적극 지원하는 것은 바람직하지만 앞서 언급된 나라들과 스마트그리드 접근법은 달리할 필요가 있다. 이는 미국이나 중국과 우리의 전력 기반 시설이 다르기 때문이다.

미국과 중국의 경우 (송배전과 같은) 전력설비가 많이 노후화 된 상태여서 전력 전달 과정에서 전력 손실률이 매우 높다. 그래서 중국과 미국이 스마트그리드 기술을 추진하는 주요 이유는, 오래된 전력설비를 첨단 IT기술이 결합된 송배전 망으로 교체하는 효과도 있다.

반면에 국내의 경우 전력기반 시설이 갖추어진 것이 오래되지 않았기 때문에, 다른 국가들과 비교할때 전력 손실률이 매우 낮다. 따라서 기존의 전력설비를 교체를 위한 일환으로 스마트그리드 사업을 진행하는 것은 별로 바람직하지 못하다.

◆스마트그리드 기술의 핵심 'HEMS'

그렇다면 국내의 경우 어떠한 관점에서 스마트그리드 사업을 수행하여야 할까? 스마트그리드 기술은 전력의 생산에서부터 소비에 이르기까지 모든 부분을 아우른다.

스마트그리드 사업은 에너지, 환경 문제를 해결 할 기술이기도 하지만, 미래 성장 동력으로서의 기술로도 각광받고 있다. 그 이유는 스마트그리드 자체가 융합 기술이기 때문에 산업전반에 걸쳐 파급효과를 내기 때문이다.

따라서 우리도 스마트그리드 산업을 주요 성장 동력으로서 바라 볼 필요가 있다. 그리고 성장동력으로서 스마트그리드를 육성하기 위해서는 민간부문이 주도하는 것이 활성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더 많다.

시장에 민간부문을 끌어들이기 위해서는 '수익'이 나야한다는 전제조건이 깔려 있어야 한다.

즉 국가적인 에너지 비용줄이기, 그린환경 실현이라는 아젠다를 세우더라도 수익 측면도 함께 고려해야 민간부문의 스마트그리드 참여가 활발해질 수 있다.

특히 스마트그리드 기술은 IT와 전력이 융합된 기술이기 때문에 IT민간 기업들을 시장에 적극 참여 시킬 필요가 있다. 전력의 최종 소비단계에 있는 HEMS(Home Energy Management System)을 감안하면 민간기업으로서도 스마트그리드 참여가 매력적일 수 있다.

HEMS는 일반 가정에 적용된 에너지 관리 시스템으로, 사용자에게 에너지 사용정보를 가공하여 제시함으로서 소비자가 스스로 에너지를 절감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기술이다. HEM가 바로 에너지 절감효과와 비용절감이 눈에 보이도록 하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HEM는 요즘 차세대 기술로 각광받는 스마트홈과도 융(복)합이 가능해 IT 및 통신 기업들이 스마트그리드 시장에 참여를 유도하기가 쉽다.

따라서 정부는 스마트그리드 추진시 최종 생산단계에 있는 에너지관리 부분 기술에 정책의 초점을 두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

◆국내 확산을 위해서는 'RTP'가 열쇠

많은 전문가들은 HEM 도입에 앞서 '전력 요금체계'를 선결해야 할 문제로 꼽는다. HEMS은 에너지 분석 서비스 이외에 수요반응(Demand Response) 서비스도 제공한다.

수요반응이란 전력 사용요금을 조절하여 사용자가 스스로 전력 사용시간 및 패턴을 조절 하도록 유도하는 기술을 말한다. 현재 전력요금은 고정적이거나 시간대에 요금제가 바뀌는 TOU(Term-of Use)의 방식이다. 따라서 현재 요금체계로는 수요반응을 구현하는 것이 어렵다.

수요반응을 구현하기 위해서는 실시간으로 요금제가 변하는 RTP(Real Time Pricing)를 반드시 도입해야 한다. 즉 전력 수요가 많을 때는 실시간으로 전력 가격을 높게 책정하는 반면 전력 수요가 없을 땐 전력 가격을 낮게 책정하는 요금제다.

따라서 RTP를 도입하면 자동적으로 수요반응 서비스는 구현된다고 볼 수 있다. RTP를 통한 수용반응을 도입함으로서 전력 공급자는 전력공급현황에 맞게 사용자들의 전력 사용패턴을 유도함으로서 전력생산과 소비의 효율성을 달성 할 수 있다.

그리고 수요반응은 안정적으로 전력을 공급할 수 있게 한다. 예를 들어, 전력 공급이 부족해질 것을 1시간 전에 미리 예상했다면 전력 생산자는 가격을 대폭 인상해 사용자에게 미리 통보할 수 있다. 이렇게 인상된 요금은 소비자들에게 전력 사용을 줄이도록 유도함으로써 전력 공급 부족으로 발생할 수 있는 정전 사태를 사전에 방지할 수 있다.

또는 전력사용량이 가장 많은 시간대의 패턴을 분석해 전력사용량이 많은 시간대에 비싼 요금을 매겨 최대전력을 낮출 수 있다. 이러한 방법으로 전력과부하를 줄이고 전력공급을 안정화시킬 수 있다.

수요반응의 고도화 서비스가 가능해지면 사용자가 '전력거래'에도 참여할 수 있다. 일반 가정에 설치된 신재생에너지 설비로 미리 생산된 전력을 저장해두었다가 가격이 높은 시간대에 전력을 팔아 이익을 남길 수도 있다.

혹은 에너지저장장치를 가지고 있는 가정에서는 전력이 저렴할 때 에너지저장장치에 에너지를 모아두었다가 전력이 가장 비쌀 때에 전력을 되 팔아서 수익을 창출 할 수 있다.

이런 식의 '에너지 절감'은 RTP가 바탕이 되어 수요반응 서비스가 구현되기 때문에 가능해진다. HEMS, 그리고 수요반응 환경을 구축하는 것이 스마트그리드의 핵심 성공요인이 되는 셈이다.

HEMS의 경우 민간 사업자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어 큰 난관은 없어보이지만 수요반응의 구현은 국내 전력시장의 생태계로 인해 쉽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많은 전문가들이 스마트그리드의 가장 중요한 기술로 '수요반응'이라는 대답을 하지만, 문제점으로 '국내 독점적인 전력시장'이라는 일반론적인 답변 외에는 이렇다할 아이디어를 내놓지 못하고 있다.

결국 전력소비자가 생산에까지 참여할 수 있는 '스마트그리드'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한국전력'뿐만 아니라 누구나 전력생산에 참여할 수 있는 '오픈 생태계'를 어떻게 만들어갈 수 있느냐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문제인 셈이다.

/유성민

유성민

ICT 융합기술 및 보안솔루션 분야를 연구하고 있다. 현재 보안솔루션 회사에서 기획 및 해외사업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블로그(http://blog.naver.com/dracon123)에서도 열정적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IT 칼럼리스트로서 다양한 IT 칼럼들을 연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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