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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국 흔든 '국정원 해킹 의혹', 결론은 흐지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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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원 자료 제출 거부로 기술간담회 무산, 상임위도 성과 없을 듯

[윤미숙기자] 정국을 뜨겁게 달굴 것으로 예상했던 국가정보원 해킹 의혹이 이슈의 중심에서 점점 밀려나는 모양새다.

국정원이 이탈리아 보안업체 '해킹팀'으로부터 해킹 프로그램 'RCS(리모트컨트롤시스템)'을 구입했으며, 이를 내국인 사찰에도 사용했다는 의혹이 불거지면서 정치권은 '해킹 정국'으로 급속히 빨려들어갔다.

RCS 운영을 담당했던 국정원 직원 임모씨가 일부 자료를 삭제한 뒤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건은 의혹에 기름을 부었다.

여야는 즉각 진상규명에 착수했지만 9일 현재까지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당사자인 국정원이 '국가 안보'를 이유로 관련 자료 제출을 거부한 것이 가장 큰 원인이다.

국정원은 지난달 27일 국회 정보위원회 현안보고에서 "내국인에 대한 사찰은 없었다"(이병호 국정원장)며 "믿어 달라"고 호소했지만 '말 뿐인 해명'이라는 비판을 샀다. 당시 5시간 가량 진행된 현안보고에서 국정원은 단 한 건의 자료도 제출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진상규명의 단초를 제공할 것으로 예상됐던 국정원·전문가 기술간담회도 국정원의 자료 제출 문제로 무산됐다.

야당인 새정치민주연합은 숨진 국정원 직원이 삭제한 하드디스크 원본 등 6가지 핵심 자료 제출을 요구했지만 국정원이 거부하자 간담회 보이콧을 선언했다. 새누리당이 제안한 '선(先) 국정원 현장방문 후(後) 기술간담회'에 대해서도 반대 입장을 밝혔다.

새정치민주연합은 언제든 기술간담회를 열 수 있다고 밝혔지만 국정원의 자료 제출이 전제돼야 한다는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 사실상 여야가 기술간담회 일정을 다시 잡기란 불가능해 보인다.

오는 10일과 12일 각각 열릴 예정인 국회 안전행정위원회, 국방위원회 현안보고에서도 별다른 진전은 없을 것이란 게 정치권의 중론이다.

최근 정치 쟁점으로 부상한 노동개혁, 선거제도 개편 등 굵직한 이슈에 가려 가뜩이나 힘 빠진 진상규명이 흐지부지 마무리될 가능성도 거론된다.

윤미숙기자 come2ms@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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