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은기자] 현대자동차가 환율 여파와 중국 등 신흥시장의 판매 부진으로 매출과 영업이익, 당기순이익이 모두 감소한 초라한 상반기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이에따라 하반기에는 중국 마케팅 확대 등 공략을 강화하고, SUV 등 수요가 늘고 있는 미국 시장에 대응해 현지 제2 공장 증설을 추진하는 등 글로벌 총공세에 나선다.
23일 현대차는 올 상반기 영업이익이 3조3천389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17.1%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43조7천644억원으로 16.5% 줄었고, 당기순이익도 3조7천737억원으로 13.8% 감소했다.
달러화 대비 원화 약세에도 불구하고 유로화를 포함한 기타 통화 대비 원화가 큰 폭의 강세를 보인데다, 중국과 러시아, 브라질 등 신흥 시장에서의 성장세가 감소하거나 침체한 여파가 컸던 것으로 풀이된다.
또한 자국통화 약세에 힘입은 일본 및 유럽 경쟁사들의 공세로 국내외 시장에서 업체간 경쟁이 심화된 것 역시 실적 부진의 원인으로 작용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올해 글로벌 자동차시장이 2009년 이후 가장 낮은 성장률인 1.2%에 그칠 것으로 예상되는 등 성장세가 급격하게 둔화되고 있다"며 "대외 환경이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1분기에 이어 2분기 영업이익도 감소세를 보이며, 5분기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현대차의 올 2분기 영업이익은 1조7천509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16.1% 줄었고, 당기순이익은 1조7천904억원으로 23.8% 감소했다. 그나마 같은 기간 매출액은 22조8천216억원으로 0.3% 소폭 상승했다.
이원희 현대차 재경본부장(사장)은 이날 2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자동차시장 성장세 둔화에 특히 중국시장 판매 부진이 심화된 부분이 있다"며 "하반기 '신차 효과'를 극대화하고, 적극적 판매 지원을 통해 글로벌 목표 달성에 전사적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반기 경영환경 어려워…中시장 회복이 관건
현대차는 올 하반기 신차 효과 및 대대적 판촉 전략으로 글로벌 판매 목표를 달성한다는 계획이지만, 경영환경은 그리 녹록치 않다.
특히 시장 성장세가 둔화되고, 로컬 업체와의 경쟁 심화로 고전을 거듭하고 있는 중국 시장을 잡는 게 관건이다.
◆원가 개선 TF 가동- 중국·미국, 마케팅·양산 강화
이에 따라 현대차는 하반기 중국시장 내 경쟁력 강화를 위해 해당 지역 인센티브를 늘리고, 광고 및 마케팅 비용을 늘릴 계획이다. 또한 SUV가 인기를 끌고 있는 시장 수요에 맞춰 신형 투싼의 중국 론칭 시점도 앞당기기로 했다.
이원희 본부장은 "중국시장에서의 판촉 경쟁이 심화될 수 있는 상황"이라며 "단기적으로 로컬업체들과의 가격 차이를 최소화하기 위해 단계적으로 인센티브를 늘리고, 올 하반기에는 광고와 마케팅을 증액해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로컬업체들이 가격경쟁력을 통해 공격적으로 판매를 확대하고 있기 때문에, 우리도 원가절감을 반드시 해야하는 상황"이라며 "원가개선 태스크포스(TF)를 가동 중이고, 중국 시장 내에서 전사적 원가 절감에 집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오는 2018년 완공되는 중국 4공장과 5공장의 생산 차종과 물량을 전략적으로 재검토, 우수 딜러를 적극 영입해 지역별로 최적화된 판매체계를 구축하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미국시장에서 SUV와 픽업트럭 중심으로 수요가 크게 늘고 있는 만큼, 미국 제 2공장 증설도 검토 중에 있다.
현대차 IR담당 구자용 상무는 "미국시장에서 SUV 및 픽업트럭 수요가 증가하고 있지만 우리는 신형 중심 생산으로 수요 불균형이 발생하고 있다"며 "미국 차종 투입 및 환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서라도 2공장 증설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미국 공장의 높은 가동률과 신모델 투입 시기 등을 고려해 적절한 시점에 (미국 제 2공장 증설) 계획을 공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영은기자 eun0614@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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