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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아오른 T커머스 대전, 하반기 불붙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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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강자 신세계도 도전…사업자간 황금 채널 확보 비상

[장유미기자] 새로운 유통채널로 주목받고 있는 T커머스(상품형 데이터방송) 시장이 주요 기업들의 잇따른 진출로 올 하반기 본격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T커머스는 아직 시장 규모는 크지 않지만 기존 홈쇼핑보다 발전된 차세대 홈쇼핑 방송으로 각광 받으면서 성장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T커머스 시장은 2013년 250억 원에 머물렀으나 지난해 790억 원 규모로 급성장했고, 올해는 2천500억 원, 내년에는 7천억 원, 2017년에는 1조5천억 원까지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T커머스 사업은 10개 사업자가 선정된 지난 2005년부터 2013년까지만해도 시장의 외면을 받았다. 2008년 홈쇼핑 5개사가 IPTV를 기반으로 한 T-커머스 서비스를 오픈했으나 이용자는 많지 않았다.

그러나 최근 유료방송 이용자 증가와 IPTV 등장, 디지털 전환 가속화로 성장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T커머스 시장은 연평균 204%씩 성장하고 있다.

이 같은 추세가 이어지자 T커머스 사업권을 가진 업체들은 올 들어 본격적으로 채널을 개국하기 시작했다. 특히 TV채널을 중심으로 매출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홈쇼핑 업체들은 신성장동력 확보 차원에서 T커머스 진출을 의욕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T커머스, 차세대 홈쇼핑으로 주목…10개사 올해 개국 완료

현재 국내 T커머스 사업자는 GS·CJ·현대·롯데·NS 등 홈쇼핑 업체와 KTH·티브로드·SK브로드밴드·신세계·미디어윌 등 비홈쇼핑 업체 등 총 10곳이다.

이들 중 가장 먼저 개국한 곳은 KTH로, 지난 2012년 8월부터 'K쇼핑'을 운영해오고 있다. 또 이달부터 국내 최초로 '맞춤 추천 쇼핑'과 '간편결제'가 가능한 T커머스를 선보이고, 올 하반기부터 실시간 채널과 연동한 융합 커머스를 시작하는 등 다양한 서비스로 시장을 선점한다는 목표다.

오세영 KTH 사장은 "우리는 TV플랫폼에 최적화된 기술을 가지고 있음에도 5개 플랫폼에 채널을 론칭하는데 2년 걸렸다"며 "홈쇼핑을 제외한 다른 T커머스 사업자들은 기술적 문제까지 해결해야 해 방송 플랫폼에 론칭하기까지 앞으로도 최소 1~2년은 더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지난해 대비 100% 성장을 목표로 올해는 100억 원, 내년엔 1천억 원 이상을 투자할 계획"이라며 "홈쇼핑 노하우와 양방향 TV 기술력, 한류 상품과 KT그룹의 역량을 집중시켜 해외에서도 인정받는 디지털 홈쇼핑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티브로드는 지난 2013년 10월 '쇼핑앤T'를 개국했다. 또 SK브로드밴드는 지난 1월부터 T커머스 채널인 'B쇼핑'을 IPTV 서비스 올레tv 40번을 통해 론칭했다. 이곳은 'IPTV 사업자는 공지채널 이외의 채널을 직접 운영할 수 없다'는 조항 때문에 타사 플랫폼을 이용했다.

또 홈쇼핑 업체들은 지난 3월 롯데를 시작으로 현대와 CJ가 각각 4월, 5월에 연이어 채널을 개국하며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또 GS홈쇼핑은 이르면 다음주나 8월 초에 30번대 채널에서 T커머스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며 NS홈쇼핑도 8월쯤 채널을 개국할 계획이다.

특히 홈쇼핑 업계의 가장 강력한 경쟁상대로 떠오르고 있는 신세계그룹도 조만간 T커머스 사업을 시작한다.

미래창조과학부가 이달 초 T커머스 업체인 드림커머스의 최대 주주를 신세계그룹 계열사인 이마트로 바꾸는 안건을 승인하면서 이 사업에 본격 진출하게 된 것.

드림커머스는 지난 1월부터 위성방송인 스카이라이프를 통해 T커머스 쇼핑 채널인 '드림앤쇼핑'을 선보이고 있다. 이마트는 현재 30명 이상의 관련 인력을 확보해 T커머스 운영을 위한 전담부서를 꾸려놓은 상태로, 다음주 중 인수장을 받으면 개국일과 채널명을 결정해 서비스에 나설 계획이다.

또 벼룩시장·알바천국·부동산써브 등을 운영하는 미디어윌도 다음달 T커머스 채널 'W쇼핑'을 오픈한다.

업계 관계자는 "올 들어 업체들이 T커머스 서비스에 본격적으로 나서게 된 것은 홈쇼핑 업체들의 영향이 크다"며 "홈쇼핑 업계가 제7홈쇼핑 개국을 막기 위해 중소기업 이익과 공익성을 내세워 T커머스 사업을 적극 추진하다 뜻대로 되지 않아 흐지부지된 것을 관할부서인 미래부가 독려하고 나서면서 올해 잇따라 개국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현재 10개 사업자들이 경쟁을 벌이고 있지만 3~4년 내에 T커머스 사업자 중 절반 가량만 남게 될 것"이라며 "기술이나 상품소싱 등의 경쟁력과 더불어 자본력이 뒷받침되지 않는 사업자는 자연스럽게 시장의 외면을 받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과열 경쟁으로 수익 악화 '우려' 시각도

기존 T커머스 사업자들이 올 하반기를 기점으로 모두 시장에 진출하게 되면서 채널권을 둘러싼 업체간 신경전도 과열양상을 보이고 있다. 아직까지 T커머스가 TV홈쇼핑과의 뚜렷한 차별점을 가지지 못하면서 사실상 홈쇼핑(기존 채널 7개, T커머스 채널 5개) 12개 채널과 비홈쇼핑 5개 채널이 낮은 채널 경쟁을 벌이게 된 것이다.

좋은 채널을 확보하기 위한 업체 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이들이 매년 유선방송사업자 등에 지급하는 방송 송출수수료는 점점 인상되고 있다. 홈쇼핑 업계가 이들에게 지급한 송출수수료는 지난해 1조 원을 넘어섰다.

특히 업계는 오프라인 유통 강자인 신세계가 T커머스 사업에 진출하면서 낮은 채널 확보를 위해 자본력을 앞세워 공격적인 투자에 나설 경우 업계 전반에 송출수수료 과열경쟁이 일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실제로 신세계가 인수한 드림커머스는 이달부터 스카이라이프 채널 번호를 기존 40번대에서 20번대로 옮겼고 이 과정에서 기존 송출 수수료보다 2배 이상 투자했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또 신세계는 조만간 최대한 낮은 채널을 확보하기 위해 공세수위를 더 높일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상황이 벌어지면 업체들은 당장 수익을 고민할 수밖에 없다. 기존 홈쇼핑보다 5~10% 가량 낮은 판매수수료율을 책정하고 있는 T커머스 사업자가 높은 송출 수수료를 감당하기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또 중소기업 제품의 판로 역할을 하겠다는 점을 내세우고 있지만 이 같은 환경이 지속된다면 결국 수익 확보를 위해 이들에 대한 수수료율을 올리거나 소비자들에게 수수료 부담을 전가할 수도 있다는 우려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미 쇼핑채널이 너무 많은 상황에서 T커머스 사업자들까지 나타나면서 시청자들의 시청권이 침해받고 있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며 "각 업체들은 채널 확보도 중요하겠지만 차별화된 상품과 쇼핑 편의성을 높여 고객을 얼마나 잘 끌어들이느냐에 대한 고민이 더 필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장유미기자 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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