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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창조경제 해법? 정치권은 지금 공유경제 '삼매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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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하는 공유경제-②]메가트렌드 공유경제, 차기주자도 열공

[조석근기자] 한국에서도 활짝 꽃 피기 시작한 공유경제에 정치권도 본격적인 관심을 드러내고 있다.

새정치민주연합의 주요 대권주자들이 서민경제 위기의 타개책으로 공유경제를 주목하는 가운데 새누리당도 핵심기반 조성을 위한 법안 처리를 추진 중이다. 세계적인 공유경제의 물결에 마침내 국내 정치권이 가세한 것이다.

공유경제는 이미 생산된 물건, 조성된 공간을 새로 구입해 독점하기보다 광범한 다수가 함께 쓰자는 개념이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와 스마트폰 확산에 따른 모바일 비즈니스 팽창을 계기로 급성장 중인 메가트렌드다.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는 공유경제 세계시장 규모가 2025년까지 3천350억달러(360조원). 연평균 20% 이상 초고속 성장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野 대권주자 3인방 공유경제 '눈독'

국내에서 공유경제 확산에 기여한 대표적인 인물로 박원순 서울시장이 꼽힌다. 새정치연합의 유력 대권주자이기도 한 박 시장은 취임 직후 2012년부터 '공유서울'을 시정 모토로 선포하고 관련 조례를 제정했다. 서울시는 자동차 공유, 공유서가, 동네공방, 스마트 주차장, 한지붕 세대공감 등 일련의 공유 프로젝트를 통해 현재까지 57개 공유기업·단체를 육성했다.

박 시장의 이같은 조치는 세계 최초로 공공 영역에 공유경제를 도입한 사례로 평가된다. 세계 도시연합 메트로폴리스는 공유서울에 대해 지난해 10월 특별상을 수여하기도 했다. 메트로폴리스는 171개 도시가 가입한 국제기구로 3년마다 시민 생활을 획기적으로 개선한 우수 정책을 선정해 시상한다.

경쟁자인 안희정 충남도지사도 공유경제를 지역경제 활성화의 주요 수단으로 주목하는 상황이다. 충남도청은 경제산업실 산하에 별도로 담당 인력을 두고 공유경제 추진 로드맵 마련과 시범사업을 구상 중이라고 설명했다.

충남도청 관계자는 "안 지사가 공유경제 전문가들을 모셔와 실·과장급 실무자들을 대동하고 여러 차례 학습회를 개최할 만큼 열성을 보인다"며 "올해 상반기 내 구체적인 계획들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새정치연합 간판급 차기주자들이 이처럼 공유경제에 몰두하는 이유는 뭘까. 공유경제가 지역공동체의 문제를 시민들의 참여를 통해 해결하는 매우 효과적 수단이라는 설명이다. 서울시에 따르면 가령 서울은 중국의 유커(遊客) 증가로 관광수요가 크게 늘고 있지만 연간 1만5천실 이상 숙박시설이 부족한 상황이다.

시가 직접 숙박업소를 늘리기 어려운 상황에서 서울시는 숙박공유 프로젝트에 주목했다. 1천 가구가 빈방을 공유해도 50개 객실을 갖춘 숙박업소 20여채를 추가로 더 짓는 효과를 불러올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시 예산과 행정력 낭비를 둘이는 동시에 새로운 일자리가 창출된다. 여기에 더해 노인·주부·장애인 등 기존 고용시장에서 소외된 이들에게도 고용과 소득창출 기회가 돌아간다는 설명이다.

여야를 통틀어 차기주자 순위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는 문재인 대표도 공유경제에 큰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3월 당 최고위원단 워크숍에서 당의 경제정책 방향을 설정하는 민주정책연구원에 신성장동력 방안으로서 공유경제를 꼭 포함시켜달라 요청했다고 한다.

문재인 의원실 관계자는 "당 차원에서 본격적인 연구가 필요하다는 뜻에서 제안한 것"이라며 "지난해 사회적가치기본법(공공기관의 사회적 가치 실현에 관한 기본법)을 대표발의한 것처럼 문 대표도 사회적 기업, 협동조합, 마을기업 등 사회적 경제 육성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與 크라우드펀딩법 처리, 성공할까?

새누리당 주요 인사들 사이에서 공유경제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은 찾아보기 어렵다. 그러나 박근혜 대통령의 대표사업인 창조경제 지원 법안을 만드는 과정에서 공유경제 활성화에 필요한 핵심 근거를 추진 중이다. 대표적으로 크라우드펀딩법이다.

크라우드펀딩이란 인터넷 P2P 사이트,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통한 온라인 소액투자를 말한다. 중소·벤처기업 창업이나 소규모 프로젝트를 지원하기 위해 온라인 중개업자가 불특정 다수로부터 자금을 모으는 방식이다. 장롱 속에 묻어둔 돈을 십시일반 걷어 독립영화 제작자, 대학생 창업자처럼 은행 문턱을 밟기 어려운 자금 수요자들에게 나눠주자는 것이다.

크라우드펀딩은 2012년 미국에서 JOBS(Jumpstart Our Business Startups Act)을 제정하면서 세계적으로 주목받았다. 광범한 시민들의 유휴자금을 공동으로 투자한다는 점에서 PWC는 크라우드펀딩을 2025년까지 연간 60% 이상 급성장할 가장 유망한 공유경제 영역으로 주목했다.

새누리당은 온라인 소액투자자 규정을 신설하고 공시의무를 완화하는 등 지원책을 담은 크라우드펀딩법(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일부 개정안)을 2013년 발의했다. 벤처창업 활성화의 유력 방안이라는 박 대통령의 기대로 이번 4월 국회에서도 쟁점 법안으로 부상했다. 그러나 야당이 소액투자자 보호를 이유로 법안 처리에 반대하는 상황이라 본회의 통과 여부는 미지수다.

새누리당 정무위 관계자는 "2000년대 초반 DJ정부의 벤처 지원으로 먹튀 논란이 끊이지 않았지만 결과적으로 한국이 세계적인 IT 경쟁력을 갖추는 데 기여했다"며 "금융권의 핀테크(Fintech)를 비롯해 기술적 트렌드가 급변하는 상황에서 마냥 법안이 늦춰지는 것은 아닌지 우려된다"고 말했다.

조석근기자 feelsogoo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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