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금통위, 4월 기준금리 동결 배경은?

[이혜경기자] 한국은행은 9일 오전 이주열 한은 총재(사진) 주재로 개최한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4월 기준금리를 전월과 동일한 연 1.75%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한은은 지난 3월에 기준금리를 사상 최저수준인 연 1.75%로 내린 바 있다.

이날 이주열 총재가 발표한 기준금리 동결 배경 설명에 따르면, 전달과 비교해 큰 변화가 파악되지 않아 관망세를 이어간 분위기다. 다만 내수의 경우, 부진을 우려했던 전달과 달리 개선된 것으로 인식해 주목된다.

한은은 세계 경제의 경우 미국에서는 회복세가 지속되고 유로지역에서도 개선 움직임이 이어졌으나, 중국 등 신흥시장국의 성장세는 둔화됐다며 전월과 비슷한 시각을 보였다.

앞으로 세계경제 전망도 미국 등 선진국을 중심으로 완만한 회복세를 지속할 것으로 전망되나, 주요국의 통화정책 변화, 신흥시장국의 성장세 약화, 지정학적 리스크 등에 영향 받을 가능성이 상존하고 있다는 전달의 의견을 이어갔다.

국내 경제에 대해서는 수출이 경제주체들의 심리가 뚜렷이 회복되지 못한 가운데, 수출이 석유제품 등의 단가하락 등에 기인해 감소세를 지속했으나, 소비, 투자 등 내수는 개선되는 모습을 나타냈다고 파악했다. 전달에는 내수 부진을 우려했었으나 달라진 것이다. 고용 면에서는 실업률이 구직활동 증가 등으로 다소 높아졌으나 고용률은 취업자수가 꾸준히 증가하면서 상승한 것으로 풀이했다.

앞으로 국내경제는 완만한 회복세를 나타날 것이나 GDP갭의 마이너스 상태는 상당기간 지속될 것으로 판단했다.

'GDP갭의 마이너스' 상태는 경기가 침체상태라는 뜻이다. 한은은 전달에는 국내경제가 당초에 전망한 성장경로를 하회할 것으로 예상해 침체 상태에 대한 우려의 뜻을 전했었다.

3월중 소비자물가 상승률에 대해서는 석유류가격의 하락폭 축소에도 불구하고 농축수산물가격 하락 등으로 전월의 0.5%에서 0.4%로 낮아졌고, 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 근원인플레이션율은 공업제품가격의 오름세 둔화 등으로 전월의 2.3%에서 2.1%로 내려갔다고 설명했다. 앞으로 물가상승률은 저유가의 영향 등으로 낮은 수준을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주택매매가격과 전세가격은 수도권과 지방 모두에서 오름세가 확대됐다고 봤다.

금융시장에서는 기준금리 인하, 미 연준의 정책금리 조기인상 우려 완화, 외국인 증권투자자금 유입 등으로 장기시장금리가 하락했으며 주가는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원/달러 환율은 미 연준 통화정책에 대한 기대변화 등에 따라 상승했다가 반락했으며, 원/엔 환율도 상승 후 하락했다고 전했다. 은행 가계대출은 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예년 수준을 상회하는 증가세를 이어간 전달과 같은 흐름으로 인식했다.

한은 금통위는 "앞으로 성장세 회복을 지원하는 가운데 중기적 시계에서 물가안정기조가 유지되도록 하는 한편, 금융안정에 유의해 통화정책을 운용해 나갈 것"이라며 "이 과정에서 국제유가 및 주요국의 통화정책 변화 등 해외 위험요인, 경제 내의 유휴생산능력 추이, 가계부채 및 자본유출입 동향 등을 면밀히 점검해 나갈 것"이라는 전달과 동일한 입장을 이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