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유미기자] 올 초부터 심상치 않은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롯데그룹의 후계구도가 점차 차남인 신동빈 회장 쪽으로 기울고 있다.
최근 신동빈 회장은 그룹 지주사 격인 호텔롯데 등기이사로 등재된 반면, 장남인 신동주 전 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은 이번에 한국 롯데건설 사내이사에서 물러나 대조를 보이고 있다.
23일 롯데건설은 이날 주주총회를 열고 오는 31일로 등기이사 임기가 만료되는 신동주 전 일본 롯데그룹 부회장을 재선임 하는 대신 비상임고문직으로 전환했다.
롯데 관계자는 "신동주 전 부회장이 사내이사에서 물러난 것은 전문경영인의 책임경영을 강화하는 차원에서 이뤄진 일"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재계는 이를 두고 그룹 후계구도와 연계된 것으로 보는 분위기다. 이미 신 전 부회장이 올 초 일본 롯데홀딩스의 모든 직함에서 물러난데다가 한국 그룹 내에서도 이사직을 계속 내놓고 있기 때문이다.
신 전 부회장은 지난 연말 신격호 총괄회장, 신동빈 회장과 함께 롯데상사 등기 이사에서 물러났으며, 이번에 롯데건설 이사에도 재선임되지 않았다. 특히 신 전 부회장이 단독으로 국내 계열사 등기임원에서 물러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로써 신 전 부회장이 한국 롯데그룹 계열사에서 이름을 올려놓고 있는 곳은 이제 롯데호텔과 부산호텔 사내이사직을 비롯해 롯데리아와 롯데알미늄의 기타비상무이사직(회사 상무에 종사하지 않는 사내이사) 정도다. 특히 롯데리아 기타비상무이사직은 이달 말 만료, 오는 25일 주총에서 재선임 여부가 결정된다.
재계 관계자는 "신 전 부회장이 롯데건설의 사내이사로 재선임 되지 않으면서 롯데리아뿐 아니라 오는 6월 임기 만료인 롯데알미늄과 부산롯데호텔 등의 등기임원 재선임 결과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도 있다"고 관측했다.
이어 "신 전 부회장이 롯데건설에서 비상임고문을 맡게 되면 해외 사업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는 만큼 앞으로 이 부분에 자문 역할을 계속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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