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금리 인하 효과로 전월세 안정? 미봉책"

[이영은기자] 정부로부터 전·월세 대책 관련 현안 보고를 받은 야당은 "빚내서 집사라는 정부의 대책은 미봉책에 불과하다"고 한 목소리로 비판했다.

국회 서민주거복지특별위원회는 17일 최근 기준금리 인하가 전·월세 시장에 미치는 영향과 향후 전·월세 안정화를 위한 정부의 대책 등을 보고 받았다.

이 자리 출석한 유일호(사진) 국토교통부 장관은 "전·월세 불안에 대한 국민들의 우려에 충분히 공감하고 있다"면서 "저리로 주택구입 자금 및 전세자금을 지원하고, 저소득층의 월세 지원을 강화하겠다. 공공임대주택 12만호에 대한 입주자 모집 계획도 조기 유도하도록 하겠다"고 대책을 밝혔다.

또한 주형환 기획재정부 1차관은 "전·월세 동향을 면밀히 살피는 가운데 실수요자의 내집마련을 지원하고, 전·월세 세입자의 부담을 완화하고, 대출금을 다변화해 부담을 줄이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야당 특위 의원들은 정부의 이같은 대책은 서민의 고통을 이해하지 못한 안일한 대안일 뿐이라며 날을 세웠다.

새정치민주연합 윤호중 의원은 "정부의 대책은 '구색 맞추기' 수준을 넘지 못하고 있다. 발상의 전환을 통해 서민과 중산층의 전월세 고통을 덜어줘야 한다"며 "기본적으로 임대차 관계의 불평등 관계를 시정하기 위해 전·월세 계약기간을 장기화하는 대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같은 당 김상희 의원도 "정부의 대책이 '이자를 싸게 해줄테니 집을 사라'고 해서 전세 수요를 줄이겠다는 것인데, 이는 저소득층 주거비 부담을 덜어주는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면서 "오늘 제시한 정책은 기존에 있던 것을 나열한 것에 불과하다. 국민의 아픔에 대한 응답이 하나도 없다"고 일침을 가했다.

또한 이언주 의원은 "경기가 활황일 때야 상관없겠지만 문제는 가계소득이 정체 상태이고 서민들의 경제 여건이 굉장히 좋지 않은 상황"이라며 "향후 금리가 인상돼서 담보대출을 받은 분들이 이것을 다 갚지 못하는 상황이 오면 심각해진다. 정부는 출구전략을 고민해야 할 때"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근혜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서민 경제를 피폐화시키고 있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홍종학 의원은 "시장에서는 '미친 전세값'이라는 얘기가 나오는데 정부의 정책은 너무 안일하다"면서 "박근혜 정부의 부동산 정책은 한국 경제를 '그로기 상태'로 만드는 정책"이라고 맹비난했다.

그는 "정부가 부동산 가격을 인위적으로 올려놔서 폭락 가능성이 많다. 지금은 정부가 고강도의 전·월세 안정 대책을 내놓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전·월세 상한제 및 계약갱신청구권의 국회 통과가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여당 일각에서도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보다 정교해질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새누리당 김희국 의원은 "2008년 미국 서브프라임모기지 사태로 200만명의 미국인이 집을 잃었다. 수 많은 사람에게 저금리로 집을 사게 하는 것은 동전의 양면적 효과가 있다"면서 "기대와 우려에 측면에서 정부가 분명히 이야기를 해야한다"고 지적했다.

이같은 의원들의 지적에 대해 유 장관은 "정부의 정책이 '빚내서 집사라'는 것은 아니다"라고 못박으며 "정부의 전월세 대책이 효과가 별로 없었다는 것을 자인한다. 주거급여 확대, 공공임대주택 증가 등 여러 가지 노력을 최대한 하겠다"고 답했다.

주 차관도 '정부가 전세값 상승을 용인하고 있다'는 지적과 관련해 "전혀 그렇지 않다"고 반박하며, "자가 구매 여력이 있는 가구에 한해서 주택구입 자금을 지원하면 그만큼 전세가 줄게 되어있기 때문에 실수요자 위주로 집을 살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정부는 (서민 부담 완화를 위해) 분할상환대책을 권유하고 있다"면서 "전세자금 지원이나 공공임대주택을 지속적으로 늘리고, 중장기적으로 민간임대주택도 늘리려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