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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이 주목한 '오큘러스리프트' 체험해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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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GC2014서 공개, 화면 잔상 및 어지러움 크게 개선

[문영수기자] #1 두툼한 고글을 뒤집어쓰자 눈 앞에 뿌연 화면이 펼쳐진다. 뭔가 앞에 있는데 확실치 않다. 두 손을 들어 고글을 이리저리 매만지자 초점이 맞춰지며 눈앞의 존재가 여성 캐릭터라는 점을 깨달았다. 잠시 후 음악 소리가 흘러나오자 캐릭터는 노래에 맞춰 춤을 추기 시작했다. 빈말이 아니라 정말 눈 앞에서 춤을 추는 듯 했다.

#2 뒤이어 펼쳐진 광경은 어느 미래 도심가. 밑을 바라보자 엊그제 내린듯한 빗물이 그대로 고여 있다. 10여 미터 앞에는 영화 '로보캅'에서 본 듯한 이족보행 로봇이 주변을 파괴하고 있다. 파괴된 파편이 눈 앞을 스치자 나도 모르게 질끈 두 눈을 감는다. 극장에서 본 3D 입체영화와 비슷하면서도 보다 사실적인 느낌. 어느새 내 눈앞에 다가온 로봇의 위압감이 그대로 느껴졌다. 가상현실이 피부로 느껴진 순간이었다.

5일 삼성 코엑스에서 개막한 '한국개발자컨퍼런스2014'(KGC 2014)에서 가상현실 기기 '오큘러스리프트'(Oculus Rift)를 체험할 수 있었다. 오큘러스리프트는 2012년 8월 설립된 오큘러스VR이 선보인 가상현실 헤드셋. 착용자에게 좁은 모니터를 벗어나 그 세계에 있는듯한 착각을 일으키게 한다. 유명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업체인 페이스북은 지난 3월 오큘러스VR을 전격 인수해 세간의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이날 체험한 오큘러스리프트는 지난 3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게임개발자컨퍼런스(GDC) 2014에서 공개된 후속 버전(DK2)으로, 앞서 GDC 2013에서 첫 등장한 DK1보다 진보된 모델이다.

1920*1080 해상도의 풀 HD 버전으로 특히 이전 모델의 단점으로 지적됐던 화면 잔상 및 어지러움 증상이 크게 개선됐다. 오큘리스리프트를 직접 체험하는 동안에는 멀미 증세나 어지러움을 느끼지 못했다.

다소 묵직한 이 헤드셋이 착용자에게 가상현실 경험을 제공하는데는 크게 네 개의 이유가 있다. 먼저 착용자가 현실 세계에 있는 것처럼 가상 세계를 둘러볼 수 있게 하는 '헤드 트래킹' 기술이다.

이 기술 덕분에 오큘러스리프트를 착용하면 어디를 바라보든 그에 알맞은 가상현실 화면이 눈앞에 펼쳐진다. 우리의 눈으로 360도 전방향을 살필 수 있듯 가상현실 세계를 자유롭게 살필 수 있는 기술이다.

가상현실 속 물체의 원근감이 느껴지는 이유는 3D 입체 영화에서도 사용된 '스테레오 스코픽' 기술이 접목됐기 때문. 이 때문에 자신을 향해 어떤 물체가 날아든다면 자연스레 고개를 돌려 피하게 된다.

만약 좁은 모니터 화면을 통한 제한적인 입체감만을 전달했다면, 온전한 가상현실 체험은 불가능했을 것이다. 하지만 오큘리스리프트가 제공하는 가상현실은 화면을 제약하는 모니터의 네 모서리가 완전히 사라진다.

제약이 사라진 3D 환경은 착용자에게 완벽한 가상현실 체험을 제공한다. 또한 착용자가 가상현실 속에 직접 서 있다는 느낌을 안겨주는 포지션 트래킹 기술도 오큘러스리프트에 탑재돼 있다.

한가지 아쉬운 것은 가상현실 속 사물을 직접 만지는 등 상호작용을 할수는 없다는 점이다. 오큘리스리프트 헤드셋을 착용한 후 게임 자체는 키보드와 마우스로 즐겨야 한다는 설명이다. 체험할 때도 눈앞에 날아든 파편을 피하는 대신 손으로 막아내려 했으나 이같은 착용자 동작을 통한 입력 방식은 애초에 구현돼 있지 않았다.

해당 문제는 오큘러스VR 측도 인지하고 있다. 오큘러스리프트를 통해 구현한 가상현실 속 사물을 만지고 쓰다듬는 상호작용이 가능하도록 새로운 입력 기술을 연구개발(R&D) 하고 있다는게 회사 측 설명이다.

서동일 오큘러스VR 한국사업총괄이사는 "오큘러스리프트는 새로운 사용자 경험을 전달하기 위해 내놓은 제품"이라며 "PC 모니터로 보면 평범한 풍경도 오큘러스리프트를 통하면 전혀 새로운 감동을 선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영수기자 mj@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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