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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시오브클랜 장기집권? 게임업계 '발동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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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방 내준 모바일게임 시장…진흥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문영수기자] '클래시오브클랜'이 일주일째 매출 1위를 지키면서 국내 모바일게임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시장 일각에서는 모바일마저 외국에 내주는 게 아니냐며 우려감을 표하는 분위기다.

지난 12일 구글플레이 매출 순위 1위에 오른 클래시오브클랜은 20일 현재까지도 선두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다운로드 수치 등으로 순위가 매겨지는 무료 게임 순위에서도 클래시오브클랜은 3위(19일 기준)를 기록 중이다.

클래시오브클랜은 미국과 유럽 등 서구권 시장에서 매출 수위권에 올랐던 글로벌 히트작. 자신의 기지를 조성하고 상대 기지를 공격하는 전략 장르의 게임이다. 이 게임의 활약에 힘입어 핀란드 개발사 슈퍼셀은 지난해 10월 손정의 회장이 이끄는 소프트뱅크로부터 1조6천억 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하기도 했다.

이 게임이 처음부터 국내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킨건 아니었다. 애플 앱스토어(2012년 8월 2일), 구글플레이(2013년 9월 30일)를 통해 국내에 상륙한 클래시오브클랜은 올해 초까지만 하더라도 매출 순위 30위권에 머물던 평범한 게임이었다.

그러나 지난 6월 대대적으로 마케팅을 벌이면서 상황을 전환시켰다. 공중파TV와 지하철 스크린도어, 버스 정류장을 중심으로 다양한 클래시오브클랜 광고가 집행되며 게임의 인기가 치솟기 시작했다.

글로벌 앱분석 업체 앱애니의 자료에 따르면 6월 1일 구글플레이 매출 순위 21위에 머물던 클래시오브클랜은 광고 집행 한달만인 7월 1일 6위까지 치솟았고 다시 석달 뒤인 10월 12일에는 국내 구글플레이 매출 1위에 올랐다.

게임업계는 클래시오브클랜의 탄탄한 게임성과 최소 200억원 이상을 투입한 것으로 알려진 대규모 마케팅이 맞물리며 가시적인 성과를 도출한 것으로 보고 있다. 클래시오브클랜이 국내 모바일게임 시장을 점령하는데는 넉달이면 충분했다.

◆온라인은 '롤' 모바일은 '클래시오브클랜'

위기감도 감돈다. 그동안 국내 모바일게임 시장은 넷마블게임즈·네시삼십삼분·선데이토즈와 같은 국내 업체들의 주도했다. 모바일게임 플랫폼 '카카오 게임하기'를 통해 출시된 국산 모바일게임들이 번갈아가며 정상의 자리를 차지해 왔다. 외국 모바일게임에게 매출 1위를 내준 전례는 여지껏 없었다.

117주 이상 PC방 인기순위 1위(게임트릭스 기준)를 지키고 있는 외산게임 '리그오브레전드'에 국내 PC 온라인게임 시장은 내줬지만, 모바일게임 시장만큼은 국내 게임사들이 틀어막고 있다는 자신감이 있었다.

하지만 클래시오브클랜의 상승세에 밀려 이같은 자존심도 무너져 내렸다.

클래시오브클랜을 내려받는 신규 이용자와 게임내 유료 콘텐츠를 구매하는 이용자 숫자가 꾸준하다. 클래시오브클랜의 독주 체제가 당분간 지속되지 않겠냐는 전망도 제기된다. 클래시오브클랜의 독식에 따른 국산 모바일게임의 위축이 일어날지 모른다는 우려감도 나오고 있다.

김종득 게임개발자연대 대표는 "국내 온라인게임이 정체된 와중에 외산 게임 리그오브레전드가 등장해 단숨에 시장을 휩쓸더니 국내 모바일게임 시장에 대한 투자가 위축되기 시작한 출시된 클래시오브클랜이 막대한 광고비를 앞세워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고 요약했다.

그는 이를 "성공을 담보할 수 있는 게임만 개발하려는 보수화된 개발 풍토와 모바일게임 시장에 거세게 불어닥친 양극화 현상이 이같은 결과를 낳은 원인"이라고 진단했다.

'클래시오브클랜 사태'로 드러난 국내 모바일게임 산업의 위기를 정확히 직시하고 정책적인 뒷받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국내 모바일게임 시장은 2012년 7월 등장한 '카카오게임하기'에 힘입어 양적으로는 급격히 성장했으나 질적인 면에서는 그다지 눈에 띄는 반등이 없었다는게 업계의 중론이다.

게임업계 한 관계자는 "한국 온라인게임으로 급성장한 중국마저도 일부 미드코어급 역할수행게임(RPG)을 제외하면 한국 모바일게임에는 전혀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다"면서 "뚜렷한 문제의식을 갖고 한국 모바일게임 진흥에 힘을 쏟아야 할 때"라고 지적했다.

위정현 콘텐츠경영연구소장(중앙대 교수)은 "한국 PC 온라인게임 산업의 경우 우월한 서버 기술을 토대로 10년 가까이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었으나 모바일게임은 이같은 특장점이 없어 한국만의 산업 경쟁력이 있다고 볼 수 없다"며 "전문 프로듀서 양성과 게임 기획 지원, 해외 유망 모바일 플랫폼 사업자와의 교두보 마련 등 실효성 있는 진흥책을 정부가 고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문영수기자 mj@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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