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세탁기 고의 파손? LG전자 "오해다" 해명

[민혜정기자] 유럽 최대 가전전시회(IFA)를 앞두고 LG전자 간부가 삼성전자의 세탁기를 고의로 파손했다는 의혹이 일면서 현지 경찰이 개입하는 등 논란이 일고 있다. 최대 가전 행사를 앞두고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신경전이 가열되는 분위기다.

4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 임원급 연구원 A씨는 전날 부하 직원과 베를린에 있는 새턴 유로파센터 매장을 찾아 삼성전자 크리스털블루 세탁기 도어의 연결부를 고의로 파손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매장 직원은 A씨를 경찰에 신고했고, A씨는 신분 확인을 위한 조사를 숙소에서 받았다.

매장 측은 CCTV 등을 살펴본 결과 A씨가 삼성 세탁기의 도어를 열어둔 채로 힘껏 눌러서 잘 닫히지 않게 고의로 파손했다고 주장했다.

A씨와 LG전자 직원들은 파손 혐의를 부인했지만 문제가 생긴 세탁기 4대를 전부 구매하기로 매장 측과 합의했다. 경찰은 변상하기로 합의했기 때문에 조사를 마무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 현지 법인은 비슷한 피해 사례가 있는지 조사 중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주요 전시회를 앞두고 국내 기업 사이에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해 황당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LG전자는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LG전자 관계자는 "연구원들이 해외 출장 시 현지 매장을 방문해 경쟁사 제품의 제품 사용 환경을 알아보는 것은 매우 일반적인 활동"이라며 "이번에도 자사에서 현지로 출장 간 연구원 가운데 일부가 베를린 시내 소재, 여러 가전회사 제품을 판매하는 양판점을 방문해 경쟁업체들의 제품을 테스트한 사실이 있었고, 그 과정에서 예상치 못하게 특정업체 제품만 유독 손상되는 현상이 발생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고의성이 없는 품질 테스트 차원이라고 설명한 것을 매장 직원이 오해한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