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송무기자] 단식 9일, '유민 아빠' 김영오 씨의 자리를 지키고 있는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의원에 여권의 공세가 집중되고 있다.
새누리당은 문 의원의 단식이 이어지는 9일 내내 지도부와 대변인 등의 논평을 통해 십자포화를 퍼부었다.
27일에도 새누리당 박대출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문재인 의원의 지역구인 부산 사상구에는 하루 178mm의 물 폭탄이 쏟아졌다. 주택 11곳이 침수됐고, 도로 30군데가 물에 잠겼다"며 "문 의원이 지금 계셔야 하는 곳이 부산 사상인지, 광화문인지 고민해 보기 바란다"고 포문을 열었다.
박 대변인은 "단식을 말리겠다던 분이 도리어 단식에 앞장서면서 동조 단식은 확산되고, 갈등은 증폭되고 있다"며 "대선 후보였던 분은 단식 몰이로, 당 비대위원장은 투쟁 몰이로 자신들이 소집한 8월 임시국회마저 공회전시키고 있다"고 힐난했다.
이같은 여권의 집중 포화는 문재인 의원이 현재 새정치민주연합의 거의 유일한 리더십으로 당의 투쟁을 이끌며 야권 지지층을 결집시키고 있는 것과 무관하지 않다.
실제로 건강상의 이유로 24일간의 동조 단식을 종료하고 병원에 입원한 가수 김장훈 씨에 이어 문 의원이 "'유민 아빠' 김영오 님을 살려야 한다"며 단식에 참여한 이후 정치권과 종교계, 일반 시민 사이로 동조 단식이 급격히 확산되면서 일종의 사회적 현상으로 떠올랐다.
세월호참사국민대책회의에 따르면 26일까지 광화문에서 하루 이상 세월호 동조 단식에 참여한 국민은 3천500명을 넘었고, 가정에서 단식에 참여한 사람까지 합하면 2만5천명이 넘었다.
문재인 의원은 27일 자신의 단식 농성장을 떠나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당 소속 의원들과 당직자들의 세월호 특별법 제정 촉구 피켓 시위를 찾아 일일이 악수를 하며 격려하는 등 당의 투쟁에도 힘을 싣고 있다.
문 의원은 이날 단식을 끝내라는 주위 의원들의 요청에 "완전 타결이 아니더라도 새누리당과 청와대에서 조금만 보듬어주면 유민 아빠도 단식을 중단할 것 같다. 그러면 저도 단식을 중단할 수 있을 것"이라며 "유족과 이완구 원내대표 만나는 결과를 좀 봐야겠다"고 여권의 전향적 노력을 촉구했다.
이 때문인지 최근 7·30 재보선과 세월호 정국을 거치면서 리더십 공백을 맞고 있는 새정치민주연합에서는 위기에 처한 당을 구하기 위해 문재인 의원이 나서야 한다는 '문재인 역할론'이 거론되고 있다. 당의 혁신을 바탕으로 차기 총선과 대선 승리를 준비해야 하는 중요한 자리다.
'유민 아빠'를 살려야 한다는 문재인 의원의 진심이 세월호 정국을 넘어 야권의 새로운 리더십 확보와 당의 혁신에 역할을 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