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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전부지' 눈독…현대차 "GBC 준비작업 박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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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분기 공개입찰 전망…"서울 랜드마크로 조성할 것"

[정기수기자] 서울 강남의 마지막 금싸라기 땅인 한국전력 본사 부지의 매각 작업이 가시화된다. 한전의 삼성동 본사 부지는 작년 말 기준 공시지가만 1조4천830억원에 달하며 시세는 3조~4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한전이 오는 8~9월 공개 매각 입찰을 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현대자동차그룹은 향후 입찰이 진행될 경우 적극 참여하겠다는 입장이다.

17일 현대차그룹은 한전 부지 매각 방안에 맞춰 '글로벌 비즈니스센터(GBC)' 건립을 위한 본격적인 준비 작업에 돌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이날 한전이 이사회를 열고 본사 부지매각방안을 논의키로 함에 따라 GBC 건립의 당위성을 부각시키고 구체적인 준비작업을 본격화한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현대차그룹은 GBC 건립을 통해 전 세계에 있는 사업장과 자동차전문그룹으로서 자동차를 중심으로 수직계열화된 그룹사를 통합관리할 수 있는 컨트롤타워 기능을 확보하는 동시에 문화와 생활, 컨벤션 기능을 아우르는 랜드마크를 조성하겠다는 계획을 밝혀온 바 있다.

신속한 경영상 의사결정을 위해 계열사까지 통합할 수 있는 컨트롤타워가 절실한 상황이지만, 현재의 양재동 사옥은 수용 능력에 한계가 있다는 판단이다.

현재 서울에 있는 현대차그룹의 계열사는 30개사에 달하고, 소속 임직원만 1만8천명에 이른다. 양재사옥 입주사는 5개사에 불과하고 근무인원도 5천명 안팎이다.

회사 관계자는 "주요 계열사 본사가 외부 빌딩을 임대해 입주해 있고, 현대·기아차, 현대제철 국내영업본부가 본사와 떨어져 있어 주요 임원의 업무회의 참석을 위한 이동에 적지 않은 시간이 허비된다"며 "외부 중요 고객의 본사 방문시 영접 공간 부족으로 회의실이나 임원 사무실을 이용하는 사례도 빈번한 실정이다"고 말했다.

특히 현대차그룹은 GBC 내에 글로벌 통합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는 업무시설과 함께 호텔, 컨벤션센터, 자동차 테마파크, 문화 클러스터 등을 포함해 서울시의 상징적 랜드마크로 조성할 계획이다.

현대차그룹은 GBC를 통해 대규모 경제·문화적 부가가치 창출은 물론 현대차그룹의 브랜드 가치 향상과 나아가 국가브랜드 제고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또 이 같은 계획은 최근 서울시가 발표한 국제교류복합단지 청사진과도 부합한다고 회사 측은 주장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지난해 현대차가 해외에서 진행한 대리점·딜러 초청행사 등에 참석한 인원은 2만8천여명에 달했다. 기아차 역시 2만여명이 참여한 행사를 해외에서 치르는 등 주요 계열사를 포함하면 연 7만~8만명이 국내가 아닌 해외에서 연 행사를 다녀갔다. 숙박이나 컨벤션 등을 한번에 치를 수 있는 충분한 인프라가 없었기 때문이라는 게 회사 측 주장이다.

특히 이 같은 현대차의 복안은 폭스바겐이나 BMW, 메르세데스-벤츠, GM(제너럴모터스), 토요타 등 글로벌 자동차업체들의 브랜드가치 향상을 위한 전사적인 노력에 기인한다.

폭스바겐이 독일 본사와 출고센터, 박물관, 브랜드 전시관 등을 연계해 운영하고 있는 독일 볼프스부르크시의 '아우토슈타트'는 독일 관광청이 독일 10대 관광명소 중 하나로 선정한 곳으로 20만명 가까운 외국인을 포함해 연간 250만명의 고객 및 관광객이 방문하는 독일의 대표 공간으로 자리매김 했다.

본사와 출고센터, 박물관이 콤플렉스 형태를 이루고 있는 독일 뮌헨시의 BMW 본사와 독일 슈투트가르트시의 메르세데스-벤츠 본사 역시 연간 70만명 이상이 들르는 필수 방문 코스다. 미국 디트로이트시에 위치한 GM 본사와 일본 도요타시의 도요타 본사 역시 지역의 랜드마크 역할을 하고 있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글로벌 유수의 자동차 업체는 브랜드 가치를 끌어올리는 데 사활을 걸고 있다"며 "이를 위해 본사와 인근 공간을 활용해 출고센터, 박물관, 전시장, 체험관을 하나로 묶어 새로운 가치를 제공한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현대차그룹은 공간적 한계로 인해 글로벌 업체들과의 브랜드 가치 경쟁에서 심각한 어려움에 직면해 있는 실정"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현대차 외에도 이번 한전 부지 매입에는 삼성그룹 역시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그룹은 2011년 삼성생명을 통해 한전 본사 부지 근처 한국감정원 부지를 사들였다. 삼성물산과 포스코가 함께 한전 터를 복합 상업시설로 개발하는 방안을 만들기도 했다.

정기수기자 guyer73@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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