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우號 2기 출범' 신한금융, 새로운 길 연다

[이혜경기자] 신한금융그룹이 지난 26일부터 한동우 회장 체제 2기에 들어선 가운데, 향후 행보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한 회장은 소위 '신한사태'로 일컬어지는 전 경영진의 분쟁으로 인해 신한 역사상 가장 큰 위기를 맞았던 시기에 회장에 취임, 그룹 안팎을 추스렸다.

한 회장은 지난 2011년 취임과 동시에 ▲지배구조 개선 및 경영승계 프로그램 신설 ▲집단 지성을 활용한 '그룹 경영회의' 정례화 ▲고객에게 통합된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CIB(상업은행+투자은행), PWM(자산관리) 등의 사업부문제 신설 ▲전문성과 성과 중심의 공정한 인사 프로세스 도입 등을 추진했다.

이 같은 노력은 빠른 시일 내 그룹의 경영 정상화를 이끌어 내며 고객과 주주의 신뢰를 되찾는 계기가 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한 회장 체제 하에서 신한금융그룹은 글로벌 금융계에서의 위상도 높아졌다.

글로벌 금융전문지 더 뱅커誌는 지난 2월 신한금융그룹을 '글로벌 500대 금융브랜드'에서 국내 1위, 글로벌 43위로 선정한 바 있다. 2012년 57위, 2013년 51위에 이어, 2014년에는 전년보다 8계단 상승했다. 신한은 3년 연속 국내 1위 금융 브랜드를 기록하기도 했다.

앞서 지난 1월에는 다보스 포럼에서 발표한 '글로벌 지속가능 경영 100대 기업' 중 지난해보다 무려 56 계단 오른 30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삼성, 포스코 등을 제치고 국내 기업으로는 가장 높은 순위를 기록한 것이다.

이 같은 성과를 바탕에 둔 상황에서 한 회장 2기를 맞이한 신한의 향후 전략은 금융권 안팎에서 주시하는 사항 중 하나다.

◆2014 경영슬로건 '다른 생각, 새로운 시작'

지난 1월 신한금융그룹은 2014년도 그룹의 경영슬로건으로 '다른 생각, 새로운 시작'을 내걸었다. 또 '고객을 위한 창조적 종합금융 실현'을 목표로 정했다.

이를 달성하기 위한 중점 추진과제로는 ▲따뜻한 금융의 내재화 ▲수익률 제고를 위한 창조적 금융 ▲은퇴 비즈니스 추진 차별화 ▲글로벌 현지화·신시장 개척 ▲채널 운영전략 혁신 ▲전략적 비용절감 성과도출 등을 선정했다.

한 회장은 "이제는 '금융의 본업'이라는 관점에서 승부를 걸어야 할 시기가 왔다"며 "하지만 정상에 오르는 것 자체는 더 이상 큰 의미가 아니며, 지금까지와는 다른 방식으로 새로운 길을 개척해 정상에 올라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즉, 과정을 중시하는 '등로(登路)주의'에 입각해 고객에게 더 큰 가치를 제공하는 것, 이것이 바로 신한에게 주어진 생존의 문제라는 것이다.

이런 문제의식에 입각해 지금까지와는 '다른' 생각으로 신한의 '새로운' 시작을 하자는 경영 슬로건은 한동우 2기의 출범과도 그 맥락을 같이 한다.

신한금융그룹은 "한 회장은 2기를 맞아 '따뜻한 금융의 내재화'와 '수익률 제고를 위한 창조적 금융'을 적극 추진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

'따뜻한 금융'은 한 회장이 취임 후 강조해온 신한의 주요 슬로건 중 하나다.

그룹 측에서는 지금까지 따뜻한 금융의 개념이 어느 정도 전파됐고, 회사 차원에서 따로 추진한 실적도 있지만, 아직 현장 직원들의 일상 업무에까지 녹아 들어가지는 못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올해는 따뜻한 금융의 '내재화'에 중점을 둔다는 방침이다. 각 사별로 현장의 실천 기준으로 작용할 수 있는 원칙을 정립하고 실천 프로그램을 추진할 계획이다. 또 따뜻한 금융의 내재화 정도를 모니터링할 수 있는 지표를 만들어 지속적인 개선을 유도하기로 했다.

'수익률 제고를 위한 창조적 금융'의 경우, 운용 측면에서 시대적 흐름에 맞는 다양한 운용의 방식을 모색해 고객이 맡긴 자산을 잘 불려주고, 더불어 자체 운용 자산의 수익률도 높이는 것으로 그룹측은 정의하고 있다.

저금리 시대가 되고, 자산 가격 상승세도 꺾이면서 이제 금융의 화두가 '운용'으로 이동하기 시작했다는 점에 주목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에 주식, 채권 외에 다양한 투자 방안을 모색하거나, 여신 일변도 운용에서 벗어나 투·융자 복합상품을 시도하는 식으로 시대의 변화에 대응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한 회장은 "이러한 새로운 시도를 포기하지 않고 꾸준하게 길을 개척하다 보면 그룹의 새로운 미래 성장동력으로 자리잡을 수 있을 것"으로 강조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