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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부, 이통3사에 꺼내든 게 '하나마나' 영업정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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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부, 실효성없는 이통3사 영업정지 영세대리점만 '죽을맛'

[강호성, 허준기자] 미래창조과학부가 통신 3사에 각각 45일간의 '사업정지' 명령을 내림으로써 오는 13일부터 5월19일까지 SK텔레콤과 KT, LG유플러스의 영업이 제한된다.

하지만 '돌림노래 부르듯' 돌아가며 영업을 할 수 없는 미래부의 사업정지 명령은 사실상 통신사들의 마케팅비만 줄여주는 효과를 나타낼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식의 제재방식은 영세한 대리점 사업자들만 생계 걱정에 내몰 뿐, 통신사들에는 별다른 효과를 내지 못한다.

이를 잘 아는 통신사들은 당국으로부터 천억원이 넘는 과징금 부과를 받거나 영업정지 처분을 받아도 불법 보조금 경쟁에 다시 뛰어들기를 반복하고 있다. 대신 "유감"이라며 반성하는 척 하거나 때론 '네탓 공방'을, '단말유통개선법' 국회 통과와 제조사 규제 제안 등 책임떠넘기기로 일관하고 있다.

통신시장을 이렇게까지 방치하면서도 별다른 대책마련에 나서지 않는 미래부나 방송통신위원회는 사실상 통신사들과 '짬짜미'를 했다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통신사는 45일씩 돌아가며 '유급휴가'

사업정지 범위는 신규 가입자 모집(가입 신청서 접수 또는 예약모집 행위, 가개통 또는 기존 이용자의 해지신청을 신규가입자에 대한 명의변경 방법으로 전환하는 행위, 제3자를 통한 일체의 신규가입자 모집행위, 기타 편법을 이용한 신규 판매행위 등 포함)과 기기변경이다.

다만, 기기변경의 경우, 보조금 지급과 직접 관련이 없는 M2M 사물통신과 파손 또는 분실된 단말기의 교체는 허용하기로 하였으며, 국민 불편 해소 차원에서 24개월 이상 사용한 단말기 교체도 예외적으로 허용했다.

또한, 사업정지 기간 중 계열 알뜰폰 사업자를 통한 우회모집, 자사가입자 모집을 위한 부당지원 등도 함께 금지했다.

그렇다면 이번 영업정지 처분이 이통3사에게 심각한 타격을 줄 수 있을까. 업계는 심각한 타격은 커녕 오히려 이통3사의 실적에 도움준 셈이라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전국이동통신유통협회는 "매번 영업정지 처분이 내려질때마다 이통사들의 마케팅 비용이 그대로 곳간에 쌓여 영업이익이 개선되는 효과가 있다"며 "증권가에서 영업정지를 오히려 호재로 본다는 것이 그 증거"라고 설명했다.

◆영세 대리점은 졸지에 생계걱정

반면 휴대폰 유통업계 종사자들은 이같은 처분으로 생계를 위협받는다며 걱정하고 있다.

앞서 전국이동통신유통협회는 정부의 이통사 영업정지 제재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유통협회 측은 "불법 보조금의 주범은 이동통신 시장을 손바닥처럼 좌지우지하고 있는 통신사업자와 제조사인데 영업정지 피해는 고스란이 유통 소상인들이 진다"면서 "한달 이상 영업정지가 지속되면 인건비 및 임대료 등 월 매장운영비로 약 2천만원 이상의 손실이 발생한다"고 주장했다.

이같은 손실은 매장의 근무자 해고로 어이지고 청년실업 증가로 확대된다는 것이다.

안명학 협회장은 "정부가 그동안 수차례 과징금 처벌과 영업정지 처분을 내렸지만 보조금 경쟁은 줄어들지 않고 있다는 것은 영업정지가 실효성 없는 제재라는 것"이라며 "혼탁한 보조금 시장을 뜯어 고치지 못한 정부가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따라 협회는 이를테면 일정기간 이용자의 통신사용료 감면, 휴대폰 고가 구매 소비자에 대한 보상 등 소비자에게 혜택이 돌아가는 방안을 도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래부-방통위, '우리가 남이가?'

통신사들이 45일씩 영업을 하지 않아도 점유율이 변할 가능성은 없어 보인다.

영업정지 기간에 경쟁사에 가입자를 내주더라도 자신이 홀로 영업을 할 수 있을때 다시 가입자를 되찾아오면 그만이다. 지난해 1월 이통3사가 순차적으로 영업정지 제재를 받았을때도 영업정지때 내준 가입자를 되찾기 위해 보조금 투입이 오히려 늘어나는 현상이 나타나기도 했다.

그래서 통신사들의 시장점유율은 SK텔레콤과 KT, LG유플러스가 각각 50%, 30%, 20%에서 달라지지 않는다.

설사 점유율이 떨어졌더라도 영업정지가 끝나는 5월19일 이후 다시 '게릴라성' 보조금 마케팅으로 점유율을 끌어 올리면 된다. 그렇게 하더라도 정책당국은 사실상 방관수준의 제재에 그치기 때문이다.

미래부나 방통위는 매번 '엄벌하겠다'는 공수표만 날리지만 실제로는 엄벌한 적을 찾기는 어렵다.

대통령까지 직접 나서서 불법보조금에 따른 피해를 지적했지만, 이번에도 미래부는 법령상 가장 낮은 수준의 제재를 가하는 선에서 마무리했다.

미래부 김주한 국장은 "사업정지 기간은 그동안의 영업정지와 과징금 부과에도 불구하고 불법보조금 지급이 근절되지 않고, 극심한 이용자 차별이 발생하는 등 단말기 유통시장의 혼란이 지속·심화되고 있어 가중처벌이 필요하다"면서도 법적 최소기간의 사업정지 처분만 내렸다.

미래부는 국민의 불편과 중소제조사, 유통점 등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하지만, 그동안의 문제해결에 소극적이던 당국의 대처를 감안하면 설득력이 떨어진다.

방통위 역시 주도사업자에 강력한 제재를 가하는 제도를 도입했지만 '일회성 연출'에 그치고 있다. 주도사업자만 일주일 영업정지를 부과했지만, 통신사들의 반발이 거세자 "주도사업자 구분이 어렵다"며 한 곳만 제재하는 방안을 흐지부지 하는 양상이다.

업계 관계자는 "과징금 처분을 강화해 국민 불편을 막고 대리점 피해도 줄일 수 있는데도 제도정비에는 소극적인 당국이 매번 미비한 법제도 탓이나 하고, 국민의 불편을 앞세워 최소 제재만 가한다면 이게 짬짜미가 아니고 뭐겠냐"고 지적했다.

강호성기자 chaosing@inews24.com 허준기자 jjoony@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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