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주기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중 지난해 4분기 반도체 성적표를 받아 들고 웃는 쪽이 어디일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타부문 실적 하락 속 반도체가 그나마 견고한 성적을 낼 것으로 전망되고, SK하이닉스는 중국 공장 화재 여파로 실적 하락이 예상된다.
7일 삼성전자는 4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전기대비 각각 0.14%, 18.31% 하락한 59조원과 8조3천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잠정 집계 됐다고 발표했다. 당초 영업익이 9조원대에 이를 것으로 전망됐던 것에 비하면 기대치에 크게 못미치는 어닝쇼크 수준이다.
이날 삼성전자는 부문별 개별 실적을 따로 공개하지 않았지만 타 부문에 비해 그나마 건실한 실적을 낸 분야가 반도체로 알려진다.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부의 매출이 10조1천억원에 달하고 영업익은 전분기 대비 16.5% 증가한 2조4천억원 안팎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타부분이 마이너스 성장한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선방했다는 얘기다.
이는 업황이 주요 업체들의 실적을 견인했던 덕분이다. 지난해 D램 등 메모리 수요가 호조를 보이면서 치킨게임에서 살아남은 삼성전자의 지배력을 더욱 강화됐다는 평가다. 특히 삼성전자 스마트폰 사업부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갤럭시 스마트폰이 꾸준히 팔린 것도 한 몫했다.
삼성전자 측은 "지난해 4분기 매출에서 반도체가 사업부문 중 가장 장사를 잘한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같은 4분기 SK하이닉스의 실적 하락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증권정보 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SK하이닉스의 4분기 실적 추정치는 매출 3조4천420억원, 영업익 7천709억원수준이다.
추정치대로라면 매출은 전분기 대비 15.71%, 영업익은 33.79% 감소한 규모다. 순이익도 5천600억원 수준으로 전분기 대비 41.49% 줄어들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증권사에 따라 영업익 9천억원대 후반까지 예상하는 곳도 있지만 전분기 영업익이 1조원을 넘어 사상 최대를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하락이 불가피해보인다.
SK하이닉스 측은 "지난해 3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중국 공장 화재에 따른 여파가 4분기에 나타날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고 설명했다. 예상한 대로 분기 실적 감소가 현실화될 수 있음을 내비친 것이다.
그러나 올해 반도체 시장 전망이 밝아 두 회사가 나란히 성장, 실적은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삼성전자는 올 1분기 직전 분기와 비슷한 2조3천억원 수준의 영업익을 거둘 것으로 전망되지만, SK하이닉스의 성장은 D램 가격 안정에 따라 그 이상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1분기 영업익을 9천억대 후반대를 예상하는 곳이 대부분이다.
지난 연말 주춤했던 D램 현물가격이 직전 저점 대비 20% 추가 급등한 가운데 수요에 비해 공급 부족이 이어지고 있어 계절적 비수기에도 반도체 시장 업황은 좋을 것이라는 뜻이다.
한편 한국반도체산업협회는 세계반도체무역통계기구(WSTS) 자료를 인용, 신흥국가를 중심으로 중저가 모바일 수요가 이어지면서 올해 반도체 시장 규모가 지난해보다 4.1% 늘어난 3천166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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