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혜정기자] 델까지 가세하며 주요 PC제조사 7곳이 구글의 크롬북 연합군이 됐다. 그러나 구글은 크롬북을 다시 국내에 출시할 계획이 현재로선 없는 것으로 보인다.
크롬북은 크롬OS를 기반으로 각종 프로그램이나 파일을 저장할 때 하드 디스크 같은 저장장치 대신 클라우드를 활용하도록 제작됐다.인터넷에 접속해야 제대로 사용할 수 있는 노트북이다. 빠른 작동 속도, 저렴한 가격 등이 장점이다.
15일 구글코리아 관계자는 "전 세계 소비자들이 크롬북을 사용했으면 한다"면서도 "(크롬북 국내 출시와 관련해) 현재 발표할 사안은 없다"고 말했다.
구글은 이와 관련한 이유를 밝히고 있지 않지만 국내 크롬북 수요가 적기 때문이라는 게 업계 중론이다. 지난 2011년 삼성전자가 크롬북을 잠시 출시했을 뿐 다른 제조사들은 제품을 한번도 국내에 내놓지 않았다.
클라우드 노트북이라는 개념이 소비자들에게 생소하고, 액티브 엑스가 설치되지 않아 국내 인터넷 뱅킹이나 쇼핑도 어려운 것도 약점이다.
PC업체 관계자는 "클라우드를 저장장치로 활용한다는 부분이 소비자들에게 생소하게 다가올 것"이라며 "액티브 엑스가 지원되지 않아 온라인 상거래 서비스가 어렵기 때문에 국내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기가 더욱 어려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세계 5위권 PC업체 모두 크롬북 연합군
크롬북은 국내 상황과 다르게 글로벌 PC 제조사들의 구애를 받고 있다.
구글은 태블릿PC 넥서스처럼 제조사와 협업해 크롬북을 내놓고 있다. HP, 에이서, 에이수스, 삼성전자, 레노버, 도시바 등이 크롬북 진영인데, 여기에 세계 PC 시장 3위인 델까지 들어왔다.
델은 지난 11일(현지시간) 교육용 크롬북 출시계획을 발표했다. 델의 첫 번째 크롬북은 300달러 미만의 보급형으로 교육 시장을 타깃으로 설계됐다.
PC시장이 침체되고 있긴 하지만 기업간거래(B2B) 시장에 아직 기회가 있다고 판단한 PC제조사들에게 크롬북은 구미가 당기는 PC다.
PC업계 관계자는 "크롬북은 OS가 웹브라우저 형태기 때문에 프로그램을 돌리는데 고사양의 중앙처리장치(CPU)나 메모리를 사용하지 않아도 된다"며 "(크롬북은)사양에 구애받지 않기 때문에 단가를 낮출 수 있어 해외의 경우 공공기관이나 기업용 시장에서 환영받고 있다"고 말했다.
최대 CPU 제조사 인텔도 크롬북에 힘을 보태고 있다.
인텔은 지난 10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인텔개발자회의(IDF)에서 인텔의 4세대 코어 프로세서(하스웰)을 탑재한 HP, 에이서, 에이수스, 도시바의 크롬북을 소개했다.
인텔 더그 피셔 소프트웨어 및 서비스그룹 부사장은 "안드로이드, 크롬 OS에 인텔 아키텍처를 최적화하기 위해 구글 및 개발자 생태계와 긴밀하게 협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미국에선 크롬북의 영향력이 확대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NPD그룹에 따르면 미국 내 300달러 미만 노트북 시장에서 크롬북 점유율은 20%~25% 정도다. 지난해 연말에 1% 수준이었다.
업계 관계자는 "크롬북은 플랫폼 영향력을 확대하고 싶은 구글과 절체절명의 위기에 놓은 PC제조사들의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지는 제품"이라며 "PC 제조사들의 크롬북 출시는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민혜정기자 hye555@inews24.com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