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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몰래 유료앱 결제'···피해 늘어도 구글은 "나 몰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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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통위, 가이드라인 내놓은 채 수수방관

[정미하기자] #서울 성동구에 사는 허모(31.남)씨는 최근 미국 구글로부터 'XX카드. 20.73(US달러))미국 GOOGLE 승인'이라는 문자 3건을 잇따라 받고 당황했다. 스마트폰을 만지지도 않고 일하고 있는 중간에 결제한 적도 없는 게임 아이템 구입대금이 청구된 것. 구글 플레이스토어에서 결제된 정보가 통지되는 구글 지메일을 확인하니 게임 아이템 결제정보가 버젓이 메일로 들어와 있었다. 그것도 지메일 접속 장소는 중국. 허씨는 바로 구글에 전화를 걸어 결제를 취소했다.

#성남시에 사는 이모(32.여)씨는 5살 첫째아이가 자신의 스마트폰을 가지고 놀다가 유료앱 구매가 이뤄지는 바람에 총 2만여원 상당의 요금이 결제된 사실을 알았다. 본인 인증절차나 추가 적인 비밀번호 요구 없이 바로 결제와 구매가 이뤄지는 시스템이었던 것. 아이를 돌보느라 유료앱이 결제된 줄도 모르고 있었던 이모씨는 환불과정이 귀찮기도 하고, 비교적 소액이라고 판단, 쓰지도 않는 유료앱이 설치돼 있는 상태다.

그나마 허씨는 구글에 재빨리 신고를 하고 결제 취소를 했지만, 자신도 모르게 구글 플레이스토어에서 유료앱 또는 인앱 결제가 이뤄져 피해가 늘고 있다.

특히 구글 플레이스토어에서 결제를 할 경우 대체로 별도의 비밀번호 없이 바로 결제가 이뤄지기 때문에 애플 앱스토어나 국내 통신3사의 앱 마켓에 비해 피해가 많다는 점에서, 구글과 정책당국의 대책 마련이 시급해지고 있다.

애플 앱스토어에서는 유료앱을 결제할 때 비밀번호를 의무적으로 입력해야 하는 등 안전장치가 있다.

하지만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의 경우 구글 앱을 구매한 다음 신용카드 번호, 유효기간, 보안코드 등 결제정보가 '구글지갑'에 남고 이를 바탕으로 다음번 유료앱이나 게임 아이템 구입이 이뤄진다. 앱스토어에 비해 안전장치가 하나 빠진 셈이다.

한국소비자보호원의 최근 3년 동안의 모바일게임 결제 피해사례 조사에서 구글플레이 관련 피해가 75.4%로 대다수를 차지한 것도 이같은 허점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조사에서 SK플래닛의 T스토어가 14.8%, KT의 올레마켓이 4.9% 순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구글코리아는 소비자 민원이 생기면 '15분내 환불조치', '구글지갑에 등록된 신용카드 정보 삭제 권고', '선택적 비밀번호 입력' 등의 소극적 대응책만 마련해두고 있다.

앱이 결제됐다는 통보 문자를 받은 뒤 15분 내에 직접 구글플레이에서 환불 버튼을 눌러 환불을 받거나, 15분이 지난 뒤에는 구글코리아에 전화해 환불요청을 하면 처리를 해준다는 설명이다.

구글코리아 관계자는 "허씨와 같이 구글결제 과정에서 해킹이 이뤄져 피해가 발생하는 원인에 대해선 현재 조사작업을 진행 중"이라며 "원치않은 결제를 막기 위해선 옵션으로 돼 있는 결제 비밀번호 설정을 하는 것이 안전하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앱 결제 때마다 비밀번호를 입력하지 않도록 한 것은 편의성를 고려한 측면이 있다"며 "다만 최근 피해사례가 발생하고 있어 비밀번호 설정을 옵션이 아닌 필수로 할 것 등을 포함한 보완책을 논의 중"이라고 했다.

앞서 방송통신위원회는 지난해 앱 마켓 사업자들이 유료 앱 결제시 본인인증을 강화하고 월 자동결제 앱 결제와 해지시 절차와 내용을 고지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가이드라인을 발표한 바 있다. 하지만 구글은 이 가이드라인을 1년 이상 지키지 않고 있는 것.

방통위는 한국무선인터넷기업연합회(MOIBA) 등과 함께 해당 가이드라인이 준수되고 있는지 여부에 대한 모니터링을 하고 있지만, 이 외의 적극적인 해결방안 마련에는 나서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방통위는 올해 말이나 내년 초 앱 마켓 별로 유료 앱 결제시 주의할 점을 그림으로 설명하는 내용을 담은 '피해예방안내서'를 발간할 예정이다.

방통위 관계자는 "애플 앱스토어에 비해 구글 플레이스토어에서 발생하는 피해가 현저히 많아 구글과 협의를 해서 개선을 유도할 방침"이라며 "앱 사업자가 방통위의 가이드라인을 준수하도록 하는 제도개선도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

정미하기자 lotus@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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