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송무기자] 국정원 대선 개입에 대한 새로운 증거들이 속속 드러나면서 정국 상황이 크게 바뀌고 있다.
최초 수사를 통해 드러난 국정원의 댓글은 불과 73건이었다. 이를 토대로 그동안 새누리당은 민주당에 "이 정도의 양으로 대선 개입이라고 할 수 있나"고 공격해 왔다. 그러나 검찰이 지난해 10월 트위터 상에서 5만5천여건의 댓글을 발견한 것에 이어 또 다시 약 120만건의 추가 트윗을 발견해 20일 법원에 다시 공소장 변경을 신청했다.
이는 애초 드러났던 트윗의 20배가 넘는 것이어서 문제가 더욱 커지고 있다. 민주당의 분위기는 더 강경해지고 있다.
그동안 민주당에서는 일정선에서 협상과 타협을 통해 국가기관의 대선개입 국면을 벗어나야 한다는 분위기였다. 그동안 요구했던 박근혜 대통령 사과와 책임자 처벌 등을 접고 특검과 특위로 요구를 좁힌 것은 이런 분위기를 반영한 것이었다.
그러나 국정원의 120만건에 달하는 대선 개입 트윗이 추가로 발견된 후 상황이 돌변했다. 청와대와 새누리당이 특검과 특위를 당연히 받아야 한다는 목소리들이 높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김한길 대표는 21일 긴급 최고위원회의에서 "처음에는 '댓글 몇 개 가지고'라고 했지만 댓글이 수천개가 되고 트윗글이 5만여개가 되고 드디어 120여만개 트윗글로 국정원이 총선과 대선에 불법 개입한 사실이 드러났다 "국정원 등 불법 대선 개입의 끝이 어딘지 우리는 아직 알 수 없다"고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김 대표는 또 "어제 국회 대정부질의에서 사이버사령부 수사가 지지부진한 상황에 대해 국무총리조차 '답답하다'고 했다"며 "알고보니 군 조사 본부가 개인의 일탈 행위라고 볼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지만 군 수뇌부가 발표를 미루고 있는 것이라고 한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경우에 따라 국방부장관 자신이 수사 대상이 될 수도 있는 상황이어서 국방부 조사본부의 성역없는 철저한 수사를 기대할 수 없다"며 "대선 개입의 실체적 진실을 규명하려면 이는 특검을 도입해서 수사할 수밖에 없다"고 특검 목소리를 높였다.
특검과 특위 외에 황교안 법무부장관 해임도 조건에 포함됐다.
김 대표는 "분명한 것은 국정원 등 국가기관들의 조직적 불법 선거 개입이 대대적으로 실행됐다는 사실"이라며 "대통령은 이제 (수사)외압의 실체로 지목당해온 황교안 법무부장관을 해임해야 한다. 황 장관은 검찰 기소 단계부터 외압을 행사해 진실을 덮으려 했다"고 요구했다.
민주당은 이날 광화문 광장에서 전 의원이 참석한 국정원의 불법 대선 개입에 대해 규탄 대회를 여는 등 다시 투쟁 수위를 높이고 있다.
반면, 새누리당은 검찰 수사를 믿어야 한다는 기존 입장을 지속했다.
새누리당 윤상현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검찰 수사가 엄정하게 진행되고 있는 것"이라며 "지금 검찰 수사에 외압이 있다고 하는데 검찰 수사 그대로 재판에 가서 그대로 유무죄를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 원내수석부대표는 "민주당은 특검을 주장하고 있는데 이는 당파적이고 근거가 없다"면서 "민주당이 이를 계속 주장하는 것은 정쟁거리를 만들려 한다는 비판을 면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채송무기자 dedanhi@inews24.com 사진 조성우기자 xconfin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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