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유미기자] 티켓몬스터가 세계 최대 소셜커머스 업체 그루폰에 매각, 합병된다. 지난 2011년 미국 리빙소셜에 매각된 지 2년만이다.
그루폰은 글로벌 1위 소셜커머스 업체. 국내 2위 티몬과 합병하게 되면서 국내 소셜커머스 시장 경쟁구도 변화 등 지각변동을 예고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지금도 업계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경쟁 과열로 합병에 따른 효과를 회의적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8일 티켓몬스터는 미국 그루폰과 인수합병(M&A)에 최종 합의 했다고 발표했다. 양사의 합병에 관한 법적인 절차는 2014년 상반기 중 완료될 예정이다.
올해 2조원 돌파가 예상되고 있는 국내 소셜커머스 시장은 현재 쿠팡, 티몬, 위메프 등이 3강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쿠팡과 티몬을 합친 시장점유율이 전체의 75%를 차지하고 있으며, 월 거래액은 800억~1천억원 수준인 것으로 보고 있다. 이어 위메프가 20~23% 수준이며 그루폰코리아는 2% 내외로 미미한 시장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현재 업계 1위는 쿠팡으로 그 뒤를 티몬과 위메프가 바짝 추격하고 있는 상황. 하지만 가장 규모가 적었던 그루폰이 2위 티몬을 인수하게 되면서 내년 3조원 규모로 전망되는 시장내 경쟁구도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 매각 나선 티몬, 결국 '그루폰'품에
그동안 업계에서는 티몬 매각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이는 분위기였다. 최근 실적 악화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던 미국 리빙소셜이 티몬을 비롯한 여러 해외 사업들을 정리하는 움직임이 있었기 때문이다.
더욱이 지난 7월께 신현성 티몬 대표가 리빙소셜 측에 대규모 투자를 요청했으나 자금난을 이유로 거절당했고, 이후 신 대표가 M&A를 통한 자금 확보방안을 고민해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티몬 인수 업체로 CJ오쇼핑·일본 라쿠텐·싱가포르 사모펀드·아마존 등이 거론돼 왔다. 이 중 CJ오쇼핑이나 싱가포르 사모펀드 쪽의 인수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관측됐다.
그러나 CJ오쇼핑이 지난 7일 공시를 통해 이를 공식 부인하면 업계에서는 사모펀드 보다 그루폰의 인수 가능성에 무게를 실었다. 하지만 양측은 이번 M&A가 전격적이었다는 설명이다.
티몬 관계자는 "그루폰은 내부에서도 예상치 못했던 곳"이라며 "내부에서는 싱가포르 사모펀드 쪽이 인수할 것이라 예측하고 있었고 7일 오후까지도 인수와 관련된 사항을 전달받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루폰과는 지난 7일 저녁 협상을 극적으로 마무리 지은 것으로 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미국 그루폰이 티몬을 2억6천만달러(약 2천760억원)에 전격 인수, 한국 및 아시아 시장 공략에 적극 나서겠다는 포부를 드러낸 셈이다.
그루폰코리아 관계자는 "한국은 e커머스 시장 규모가 세계에서 4번째에 꼽힐 정도로 크다"며 "이 시장에 대한 투자는 당연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루폰과 티몬의 색깔이 분명해 양사의 장점을 활용하면 시너지가 있을 것으로 본다"며 "이번 기회가 한국 및 아시아에서 우리의 리더십을 제고할 기회가 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망했다.
◆ 그루폰의 티몬 인수, 시너지 날까?
그루폰의 티몬 인수에 관한 법적 절차는 내년 상반기에 완료될 것으로 보인다. 또 공정거래위원회(KFTC)의 승인 절차가 종료되면 티몬은 그루폰의 100% 자회사가 된다.
그루폰과 티몬 모두 인수 절차 마무리 시점까지는 브랜드와 경영진, 임직원 등은 지금처럼 변함없이 운영될 것이라는 입장이다.
그루폰코리아 관계자는 "지금은 계약서에 사인만 한 상황으로 인수 절차에 대한 어떤 것도 논의된 바가 없다"며 "시장의 변화 속도가 빨라 이에 맞는 최상의 전략을 짜내기 위해 양사가 지속적으로 논의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그루폰의 티몬 인수가 어떤 시너지 낼 지 주목하고 있다. 다만 현재로서는 효과를 예단하기는 이르다는 시각이다. 또 그루폰코리아가 국내에서 해왔던 것을 감안할 때, 앞으로 국내 시장에 적극 투자에 나설 지도 미지수.
업계 관계자는 "실질적으로 같은 서비스를 하는 두 회사가 합쳐졌다는 사실 외에 달라질 것은 없다"며 "국내 서비스나 시장에 큰 영향이 있을지는 모르겠으나 앞으로 양사가 어떻게 협의해 나갈 지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티몬이 2년 만에 재매각 되면서 소셜커머스 시장 전반에 대한 부정적 시각이 확산되는 것에 대한 우려의 시각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티몬은 모회사인 리빙소셜 자체가 힘든 것도 있었지만 IPO 준비도 안됐고 무리한 사업 확장을 펼치기도 했다"며 "이번 재매각은 경영진이 장기적인 관점으로 회사를 운영하지 못하고 선순환 구조를 쌓지 못한 탓이 큰 것 같다"고 말했다.
특히 이번 티몬 매각으로 신현성 티몬 대표의 리빙소셜 지분 문제 등 거취도 관심사.
신 대표는 지난 2011년 미국 리빙소셜에 주식교환을 통해 티몬을 매각, 현재 리빙소셜의 주식 일부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번에 티몬이 그루폰에 매각되면서 신 대표는 지분이 없는 전문경영인이 됐고, 경쟁사의 지분을 보유하게 됐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재매각으로 신 대표는 티몬 지분이 없는 상태"라며 "향후 어떤 영향력을 끼칠 수 있을지 주목된다"고 말했다.
◆ 티몬-그루폰, 공격적 마케팅 나서나
이번 그루폰의 티몬 인수를 계기로 양사가 공격적인 마케팅에 나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실제로 지난 10월 위메프는 올 연말까지 300억원 가량의 마케팅 비용을 투자한다고 공식 발표한 바 있다. 공격적인 행보로 이미 효과를 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티몬도 이에 맞서 비슷한 규모의 마케팅 비용 투입에 나서는 등 '맞불'을 놓을 가능성이 큰 상태.
업계 관계자는 "이 시장이 아직까지 브랜딩이 제대로 안돼 각 업체별로 투자를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순위가 바뀌고 있다"며 "티몬도 위메프처럼 이달 중 대규모 마케팅 비용을 투자할 계획이었고, 업계에서는 그 자금 출처를 그루폰이라 보고 있었다"고 전했다.
이어 "업계에서는 올 하반기를 재도약 시점으로 보고 이미 대대적 마케팅 전쟁을 예고한 바 있다"며 "소셜커머스 업체 3사 모두 이 경쟁에 동참하지 않으면 도태될 수밖에 없다는 데 공감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티몬은 이번 그루폰의 인수와 관련해 오는 12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기자간담회를 가질 예정이다.
이날 간담회에는 에릭 레프코프스키(Eric Lefkofsky) 미국 그루폰 CEO와 신현성 티몬 대표가 참석해 양사 합병과 관련된 배경과 과정, 앞으로의 계획 등에 대해 발표할 예정이다.
장유미기자 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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