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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 SW는 하루만 써도 정가 배상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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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기간과 무관하게 정품가 전액 배상해야 판시

[김국배기자] 불법 소프트웨어(SW)를 하루 동안 사용한 사람과 1년 동안 쓴 사람은 각각 얼마를 배상해야 할까. 소프트웨어 개발사가 손해배상을 청구할 때 사용한 기간은 고려 대상이 될 수 있을까.

SW 불법복제율이 높은 한국에서 이는 오래된 고민의 하나였다. 이를 둘러싼 논쟁은 법정 싸움으로까지 확대됐고 업계는 최종 결론이 어떻게 내려질 지 주목해 왔다.

결론은 사용 기간에 관계 없이 불법 소프트웨어를 사용하면 전액을 배상해야 하는 것으로 내려졌다.대법원은 불법 SW를 사용했다면 그 기간에 상관 없이 정품 소매 가격 전액을 배상해야 한다고 판시하며 오래된 논쟁에 종지부를 찍었다.

지난달 22일 대법원은 소프트웨어 저작권 침해에 따른 손해배상 책임 건에 대한 판결(2013다38985 손해배상(기))에서 고등법원 판결에 불복한 피고(침해기업)의 상고를 기각하고 고등법원의 판결을 확정했다.

SW 저작권 침해자의 손해 배상 범위는 불법으로 설치·사용한 기간에 비례한 금액으로 산정해야 하고 침해 정도 등 모든 사정을 고려해야 한다는 피고 측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은 것이다.

김경환 법무법인 민후 대표 변호사는 "사회 곳곳에 만연돼 있는 불법SW 사용을 근절하려는 법원의 강한 의지를 엿볼 수 있는 판결"이라며 "토지나 건물 등을 불법 점유할 경우 기간에 비례해 비용을 산정하는 것과는 달리 본질적인 차이점에 대해 명확히 선을 그은 셈"이라고 평가했다.

이번 재판 과정에서는 회사 소속 직원이 개인적으로 SW를 복제한 경우 회사가 책임을 져야 하는가도 쟁점이 됐으나 결국 회사가 직원들을 실질적으로 지휘하고 감독하는 사용자로서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해야 한다고 결론이 났다. 이와 함께 SW 저작권 침해에 따른 손해배상액은 '복제한 SW 수량 x 정품소비자가격'을 기준으로 산정하는 것으로 정했다.

물론 이같은 결론은 대법원에 도달하기 전부터도 예고됐던 바다.

지난 3월 마이크로소프트(MS)와 한글과컴퓨터 등 유명 소프트웨어 제조사 7곳은 국내 중소기업 A사와 B사가 2009년께 MS오피스, 윈도XP 등의 SW를 무단으로 복제·설치한 뒤 짧게는 수 주, 길게는 수개월 동안 불법적으로 사용한 것을 알고 소송을 냈다.

1심에서 재판부는 A사와 B사에 각각 4천700여만 원, 1억1천900여 만원의 배상 책임을 져야한다고 판시했으나 2심까지 가면서 두 회사는 프로그램을 불법으로 사용한 기간에 비례해 사용 대가를 산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루만 사용한 것과 영구 사용한 것에 같은 책임을 물어선 안 된다는 것이다.

서울고등법원 민사 4부(이균용 부장판사)는 불법 소프트웨어를 사용한 기간을 고려해 배상액을 정하면 저작권을 침해해도 소액만 배상하면 되는 부당한 결과가 초래된다며 저작권사의 손을 들어줬고 침해 기업은 다시 대법원에 상고했었다.

한국소프트웨어저작권협회(SPC) 정책법률연구소 김현숙 소장은 이번 대법원 판결에 대해 "회사 직원들이 SW를 불법복제해 설치하면 회사에게도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는 점이 명확해졌다"며 "이는 저작권법 양벌규정에 의한 형사책임 뿐 아니라 민사책임까지 져야함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국배기자 vermeer@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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