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웅서기자] OLED TV 시장에서 불꽃 튀는 가격 경쟁이 벌어지면서 제품 가격이 1천만원 이하로 뚝 떨어졌다. 삼성전자가 곡면 OLED TV 가격을 34% 깜짝 인하하자 이에 맞서 LG전자도 10~27% 가량 값을 낮추기로 한 것이다.
OLED TV 시장이 아직 완전히 자리잡지 않았고 출시한 지도 얼마 안 된 '신제품'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자연스러운 가격 하락보다는 시장 선점을 위한 가격 경쟁으로 보는 것이 정확하다.
세계 TV 시장을 주름잡는 선도업체들이 앞다퉈 가격 경쟁에 돌입함에 따라 차세대 TV로 불리는 OLED TV의 대중화 시기가 앞당겨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26일 LG전자는 이날부터 55형 곡면 올레드(OLED) TV 가격을 기존 1천500만원에서 1천90만원으로 재조정한다고 밝혔다. 55형 평면 올레드 TV 역시 1천100만원에서 990만원으로 110만원 인하했다.
LG전자의 이번 결정은 앞서 삼성전자가 제품 가격을 대폭 낮춘 것에 대한 대응 성격이 크다. 삼성전자는 지난 11일 55형 곡면 OLED TV 가격을 1천500만원에서 990만원으로 재조정한 바 있다.
◆'990만원' 삼성 곡면-LG 평면 OLED TV 가격 경쟁
원래 모든 전자제품은 출시 이후 시간이 지나면 가격이 떨어진다. 하지만 삼성과 LG의 이번 가격 조정은 이런 자연스로운 흐름과는 다소 차이를 보인다. OLED TV 자체가 아직은 시장이 제대로 형성되지 않은 '신제품'인 까닭이다.
예상보다 큰 가격 인하 폭이 이를 뒷받침한다. 당초 업계에서는 내년은 돼야 OLED TV 가격이 1천만원 이하로 내려갈 것으로 예상했지만 삼성과 LG는 올해 최대 34%까지 제품값을 내리며 1천만원 벽을 깼다.
기존 고객들에 대한 차액 환불 정책도 이와 연관이 깊다. 삼성과 LG는 갑작스런 가격 조정으로 이미 비싼 가격으로 곡면 OLED TV를 구매한 고객들이 차별을 받지 않도록 떨어진 가격만큼 금액을 환불해주기로 했다.
단, LG전자는 평면 OLED TV의 경우 지난 1월2일 출시후 이미 8개월 이상 시간이 지났기 때문에 자연스러운 가격 하락으로 보고 차액 환불 대상에서 제외했다.
가격 인하폭은 삼성 쪽이 더 컸다. 삼성전자는 기존 가격 대비 약 34%, 금액으로는 510만원 가량 가격을 낮춰 990만원이면 곡면 OLED TV를 구매할 수 있게 했다.
LG전자는 대응 차원에서 제품값은 내렸지만 프리미엄 전략은 고수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따라 평면 올레드 TV 가격을 10% 인하, 삼성의 곡면 제품과 동일한 990만원에 판매할 계획이지만, 곡면 올레드 TV는 삼성보다 여전히 100만원 더 비싼 1천90만원으로 결정했다.
◆대중화 앞당겨질까…여전히 비싸다는 지적도
큰 폭의 가격 인하는 멀게만 느껴졌던 OLED TV 대중화에 어느 정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특히 향후 OLED TV를 출시하며 삼성과 LG에 대응해야 하는 외국 TV업체들도 출시 가격 산정시 이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최근 미국 뉴욕 맨해튼에서 미디어데이 행사를 열고 55형 커브드 OLED TV를 8천999달러(약 1천만원) 가격에 출시한다고 발표했다. LG전자 역시 유럽 지역에는 가격 인하분이 반명된 8천999유로(약 1천340만원)에 곡면 올레드 TV를 출시했으며 현재 1만5천달러(약 1천670만원)에 제품을 판매 중인 미국 시장에서도 가격 조정을 검토 중이다.
소폭이나마 울트라HD(UHD) TV와의 가격 격차도 좁혀졌다. 당초 1천만원이 넘는 비싼 제품 가격으로 인해 OLED TV보다 UHD TV 시장이 먼저 개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지만 OLED TV 가격 조정으로 어느 정도 가격 차가 줄어들었다.
현재 삼성과 LG의 UHD TV 가격은 크기별로 55형은 590만~640만원, 65형은 890만원 수준이다. 같은 화면 크기로 비교하면 여전히 차이가 꽤 크지만 한치수 높은 65형과는 딱 100만원 차이다.
화면 크기 대신 OLED 디스플레이의 선명한 화질과 곡면 TV의 높은 화면 몰입감 등을 높게 평가하는 고객들이라면 65형 UHD TV 대신 55형 곡면 OLED TV를 선택할 여지가 생긴 셈이다. UHD급 컨텐츠가 아직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는 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물론 OLED TV 가격이 대폭 내려갔지만 여전히 일반 소비자들이 구입하기에는 비싸다는 지적도 많다.
TV업계 한 관계자는 "당장 많은 소비자들이 구입할 정도는 아니지만 가격이 점차 내려가고 있다는 점에서 대중화에는 분명 유리할 것"이라며 "앞으로 얼마나 OLED 디스플레이 수율이 개선되고 제품 물량을 늘려가느냐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시장조사업체 디스플레이서치에 따르면 세계 OLED TV 시장 규모는 올해 5만대에 불과하지만 오는 2020년에는 3천810만대까지 대폭 늘어날 전망이다. 연평균성장률(CAGR) 158% 수준이다.
박웅서기자 cloudpark@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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