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장점 대거 흡수 'e북리더기 폭풍진화'

[강현주기자] 종이책같은 가독성을 자랑하면서도 스마트폰에 줄곧 밀려 왔던 e북 전용 리더기가 스마트폰의 장점을 대거 흡수하며 진화하고 있다.

새롭게 선보이는 e북단말기들은 조명은 물론 더 많아진 저장 용량과 메모리 등 하드웨어적 기능들을 다수 개선하는 것은 물론 업그레이드된 소프트웨어 버전으로 스마트폰과의 격차를 줄이고 있다.개선에 개선을 거듭하여 스마트폰과 리더기의 장점을 채용한 '독서 최적화 기기'로 진화해 나간다는 게 e북리더기가 미래다.

◆눈에 편한 조명에 더 빨라진 '크레마샤인' 등장

예스24, 알라딘, 반디앤루니스가 주요 주주인 한국이퍼브가 1일 선보인 e북리더기 신제품 '크레마샤인'은 스마트폰과 마찬가지로 어두운 곳에서도 화면을 볼 수 있도록 조명 기능을 담고 있다.

하지만 스마트폰이 눈쪽으로 직접 반사되는 '백라이트'를 채용한 것과 달리 크레마샤인의 조명은 측면으로 빛을 쏘는 '프론트라이트'를 활용, 눈이 부시지 않도록 했다. 앞서 아마존의 e북리더기 '킨들 페이퍼화이트'도 프론트라이트를 채택한 바 있다.

크레마샤인은 전작인 '크레마터치' 대비 저장 공간이 두배 넓어진 기가바이트(GB)용량을 자랑한다. 기기 안에 저장할 수 있는 책의 분량이 무려 6천여 권이다.

스마트폰은 보통 16~64GB의 저장용량을 갖는데 반해 크레마샤인은 SD카드도 지원해 필요시 스마트폰만큼 많은 콘텐츠를 저장할 수 있다. 크레마샤인의 램 메모리는 512메가바이트(MB)로 지금까지 선보인 e북리더기들의 용량인 256MB보다 두배가 넓어졌다. 페이지를 넘길 때 전 제품보다 반응속도도 크게 개선됐다.

물론 1~2GB의 스마트폰보다는 용량이 적고 반응속도 또한 아직은 스마트폰에 못 미치지만 책과 관련된 단순 작업만을 하는 것을 감안하면 512MB는 의미있는 성능 개선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 제품은 특히 운영체제도 시중의 스마트폰과 같은 안드로이드4.0을 탑재했고 무게도 더 가벼워진 185그램(g)이며 6인치 디스플레이를 갖췄다. 갤럭시노트2 5.5인치가 183g, 갤럭시S4는 5인치에 131g, 아이폰5는 4인치 디스플레이에 112g인 것을 감안하면 현저히 가벼워진 셈. 일반적으로 태블릿PC의 무게는 300~600g대다.

결과적으로 e북리더기가 이제 스마트폰에서 전자책을 읽을 때의 장점인 빠른 반응속도, 조명, 높은 저장용량, 휴대성을 갖춘 것은 기본이고 더 넓어진 디스플레이와 종이책의 가독성까지 보유하며 막강 전자책 단말기로 자리매김할 수 있게 된 것이다.

◆향후 e펍3로 다기능…콘텐츠 호환 움직임도

글로벌 전자책 표준인 e펍3는 이미 해외에서는 상용화된 것으로 국내에서도 적극적인 적용 작업이 진행중이다.

e펍3 기반의 전자책을 e북리더기에서 보면 세로읽기, 문제풀기, 주석창 띄우기 등 스마트폰에서만 가능했던 일부 기능들이 리더기에도 추가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e북리더기는 독서나 공부를 하기에는 최적의 기기가 될 수 있다.

e북리더기가 아직 스마트폰을 따라잡지 못한 부분은 한 개의 단말기에서 모든 e북 뷰어를 다 볼 수 없다는 것.

교보문고의 경우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난 5월 펌웨어 업데이트를 통해 '샘' 단말기에 '열린서재' 기능을 추가, 타사 뷰어들도 다운로드할 수 있도록 했고 한국저작권위원회는 각 업체마다 다른 전자책 디지털 저작권 관리(DRM)를 서로 호환되도록 하여 내년 상반기에는 한 단말기서 여러 업체 콘텐츠를 볼 수 있도록 'DRM 호환성 기술'을 상용화할 계획이다.

한국이퍼브 최대 주주인 김기호 예스24 사장은 "태블릿PC와 같은 모바일 기기들은 주로 웹서핑 등 PC를 대체할 목적으로 사용되므로 태블릿PC 시장이 포화되도 e북리더기와는 상관 없을 것으로 본다"며 "아직 국내 전자책 단말기 보급율은 낮은 편이나 앞으로 그 가치가 알려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