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은기자] 한국은행이 하반기 물가가 전년 동기 대비 2.1%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농산물 가격과 원/달러 환율 상승이 영향을 미쳐 상반기보다 하반기 물가 상승률이 클 것이라는 전망이다.
한국은행은 31일 '물가보고서'를 통해 "하반기 소비자물가는 전년 동기 대비 2.1% 상승해 상반기(1.3%)보다 오름세가 확대될 것"이라며 "올해 연간으로는 1.7%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은은 농산물 가격 반등이 하반기 물가 상승률 확대를 이끌 것으로 예상했다. 현재 농산물 가격의 낮은 가격 수준 등을 감안하면, 기상여건 악화 등 계절적 요인에 민감하게 반응해 큰 폭으로 반등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석유류를 제외한 공업제품 가격은 수요부진 상황이 점차 완화되면서 상반기 수준을 소폭 상회하는 오름세를 나타낼 것으로 예상했다. 개인서비스요금도 지난해의 높은 임금 상승이 시차를 두고 영향을 미치면서 오름세가 확대될 것으로 추정했다.
한은 측은 "향후 여름철 태풍, 집중호우 등 기상여건 악화로 인한 농산물가격 급등,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와 관련된 원/달러 환율의 상승 가능성 등이 물가 상승 위험요인으로 존재한다"고 봤다.
다만, "글로벌 경기회복 지연과 이에 따른 유가 등 국제 원자재 가격의 추가 하락 가능성 등이 물가 하락 요인으로 하방압력으로 상존한다"며 "전체적으로는 중립적"이라고 평가했다.
올해 상반기 소비자물가는 전년 동기 대비 1.3% 상승해 지난해 하반기(1.7%)보다 오름세가 둔화됐다.
그러나 기대인플레이션은 소비자 물가 상승률이 둔화되면서 하락했으나, 상반기 3% 내외를 기록하며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기대인플레이션은 국민들이 향후 1년간 예상하는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의미한다.
상반기 소비자물가가 둔화된 것은 농축수산물 가격 및 국제 유가 등 공급측면의 물가압력이 크게 축소됐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또한 무상보육과 무상급식이 확대 실시되면서 지표물가를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것이다.
농축수산물 가격의 경우 봄철 양호한 기상 여건에 따른 생육 호조로 채소, 과실 등 농산물 출하량이 크게 증가했다. 이에 예년에 비해 이른 시점에 농산물가격이 떨어지기 시작하면서 하락폭이 크게 확대됐다. 국제유가는 주요국 경기 부진 및 달러 강세 등의 영향으로 지난 2월 이후 하락세를 이어갔다.
한은은 "특히,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무상보육 등 복지정책 확대가 소비자물가를 기술적으로 하락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했다"며 "무상보육, 급식의 확대 실시는 지난 3월 이후 소비자물가를 전년 동기 대비 0.36% 하락시키는 효과가 있다"고 분석했다.
반면, 성장과 임금 등 수요측 물가압력의 경우 지난해 하반기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