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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일 속 '김원홍', SK항소심에서도 풀리지 않는 '의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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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원 부회장 "4일 전에도 김원홍 만났다"…22일 변론종결 예정

[정기수기자] 수백억원대에 달하는 회삿돈을 횡령한 혐의로 1심에서 징역 4년의 실형 선고를 받고 법정구속된 최태원(사진) SK(주) 회장의 항소심이 막바지로 치닫고 있는 가운데, 최재원 수석부회장이 이번 사건의 핵심 인물인 김원홍 전 SK해운 고문을 최근까지 계속 만났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김 전 고문은 2008년 10~12월 SK텔레콤과 SK C&C 등 계열사들이 베넥스가 만든 펀드에 투자한 자금 중 횡령 혐의를 받고 있는 450억원을 김준홍 전 베넥스 대표로부터 송금받은 인물이다.

김 전 고문은 1심에서 거의 언급되지 않았으나 항소심에서 최 회장 등의 변론 방향이 바뀌면서 이 사건의 핵심 인물로 급부상했다. 최 회장 측은 이 사건의 핵심 쟁점인 펀드자금의 선지급이 김 전 고문과 김 전 대표의 개인적인 거래였을 뿐, 공모에 의한 횡령이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다.

김 전 고문이 최근에도 최 수석부회장과 계속해서 만남을 지속하고 있다는 사실이 드러남에 따라 항소심 재판 전략에도 김 전 고문이 개입하고 있다는 의혹이 더욱 짙어졌다.

16일 서울고법 형사4부(문용선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항소심 15차 공판에서 최재원 부회장은 "한 달에 한두 번씩 김원홍씨를 만난다. 지난 12일에도 대만에 있는 호텔에서 만났다"고 진술했다.

최 부회장 변호인은 재판부 요청에 따라 최 부회장이 김씨와 만나기 위해 출국한 기록을 정리해 제출했다.

앞서 지난 5월 10일 열린 3차 공판에서도 최 회장 측 변호인은 "최재원 부회장이 김원홍 전 고문과 전화통화를 하거나 만나는 등 연락을 하고 있다"며 "1심 판결 이후에도 만난 적이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이날 공판에서는 최재원 SK그룹 수석부회장과 김 전 고문간 대화가 녹음된 녹취파일이 공개됐다.

재판부가 "(녹취파일 내용을 들으면)김 전 고문의 이야기에 강하게 반박하거나 부정하지 않는데 이유가 뭐냐"고 묻자 김 전 대표는 "(김 전 고문은)'묻지마 회장님'이라고 지칭한다. 지시하면 듣고 일러주는 대로 하라고 했다"고 답했다.

이어 "'김 전 고문이 미래를 보고 조절까지 할 수 있다'는 소문도 들었다"며 "최 회장 형제들도 그렇게 생각하는 것 같아서(김 전 고문의)말을 무시할 수 없었다"고 덧붙였다.

앞선 항소심 과정에서 김 전 고문이 이번 사건을 배후 조종했다는 의혹이 깊어지는 가운데 그 가능성에 힘을 실어주는 대목이다.

이날 최 회장 측은 이공현 변호사(64세.연수원 3기)를 선임, 이날 오전 변호사 선임계를 재판부에 제출했다.

이 변호사는 법원행정처 사법정책연구실장과 법원행정처 차장, 헌법재판관 등을 역임했으며 2011년 3월 변호사로 개업해 법무법인 지평지성 대표를 맡고 있다.

이날 공판에 출석한 이 변호사는 최 회장 옆 변호인석에 앉았다. 이날 공판에서 이 변호사는 "(그동안 나온 변론내용 가운데)인정할 것은 인정하고 철회할 것은 철회하겠다"고 말했다.

그동안 변론을 담당했던 태평양 변호사들이 사임계를 제출하지는 않았지만, 이 변호사가 이들을 대신해 최 회장의 변론을 맡을 것으로 알려졌다.

이 변호사는 최 회장을 접견한 뒤 그동안의 주장을 정리해 다음 기일 전까지 재판부에 의견서를 제출할 계획이다.

SK그룹 관계자는 "펀드자금 선지급 과정에 최 회장이 관여하지 않았다는 변론 원칙에는 변함이 없다"며 "이 점을 적극 소명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 재판은 오는 22일 오후 2시에 열릴 예정이다. 재판부는 피고인 신문과 최후변론, 검찰 구형 등 모든 절차를 마치고 항소심 심리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다만 새로 선임된 최태원 회장 측 변호인이 '한 기일을 더 연장해 달라'고 요청했기 때문에, 23일께 한 차례 정도 더 공판이 열릴 가능성도 있다.

정기수기자 guyer73@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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