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푸스가 오랜만에 미러리스 카메라 '펜(PEN) E-P 시리즈' 후속 모델을 내놨다. 지난해에는 보급형 'E-PL5'와 소형 'E-PM2'만 나오고 고급 라인업 후속이 없어 많은 소비자들이 아쉬워했다. 더군다나 올림푸스가 고급 미러리스 카메라 라인업 'OM-D 시리즈'를 발표하면서 펜에서는 더이상 고급 모델을 볼 수 없는 것이냐는 한숨 섞인 우려가 나오기도 했다. 올림푸스는 이러한 걱정을 씻어내듯 '펜 E-P5'를 선보였다. E-P 시리즈는 펜 라인업 중 최상위 모델. 이번 E-P5는 기존 E-P3가 출시됐던 지난 2011년 9월 이후 약 20여개월 만의 신제품이다.
글| 박웅서 기자 @cloudpark_hero 사진| 정소희 기자
많은 변화가 있었다. 기다림이 길었던 만큼 올림푸스는 E-P5에 최고 기술을 모두 집약했다. 프리미엄 OM-D 시리즈와 보급형 PEN 시리즈 사이에 넘지 못할 벽이 있을 것이라는 추측을 뛰어넘고 기존 OM-D E-M5 제품보다도 성능이 개선됐다는 평이 나오고 있다.
올림푸스 펜의 가장 큰 장점은 역시 디자인. 이번 E-P5 역시 제품 디자인에 많은 공을 들였다. 브랜드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펜(PEN) 시리즈는 과거 올림푸스의 필름 카메라에서 영감을 받아 탄생했다. E-P5의 경우 세계 최초 하프 프라임 SLR 카메라 올림푸스 '펜 F'의 디자인을 기반으로 전체 디자인을 완성했다.
올림푸스는 새로운 E-P5를 내놓으면서 특히 제품 고급화에 신경을 썼다. 레트로 컨셉의 외관이지만 거기에 금속 소재를 적용해 현대적인 느낌을 더했다. 제품 윗면과 앞면, 뒷면의 다이얼과 셔터 버튼에 금속 질감을 느낄 수 있도록 한 것 역시 전체적인 완성도를 위한 디테일이다. 또, 제품 아래 바닥을 제외하고는 나사 하나 보이지 않도록 마감 처리됐다.
렌즈 윗부분에 새겨지는 브랜드 역시 기존 'OLYMPUS'에서 'OLYMPUS PEN'으로 바꿔 브랜드 가치를 강화했다.
성능은 이전에 나온 OM-D E-M5를 뛰어넘는다. 디자인 콘셉트상 전자식 뷰파인더(EVF)가 없다는 점과 방진방적 기능이 빠진 것을 빼고는 거의 모든 면에서 전작을 넘어섰다.
카메라 성능 부분을 먼저 살펴보자. E-P5는 미러리스 카메라 최초로 1/8천초 초고속 셔터 스피드(기계식)를 구현한다. 셔터 스피드가 빠르면 햇빛이 밝은 낮에도 렌즈가 구현하는 밝은 조리개 수치를 최대한 활용할 수 있다. 특히 ISO 로우 모드(ISO 100 상당) 역시 새롭게 추가돼 낮에도 아웃포커싱 효과를 쉽게 구현할 수 있다.
OM-D 시리즈에 적용돼 호평을 받았던 5축 손떨림 보정 기능은 더욱 개선됐다. 5축 손떨림 보정기능은 카메라 바디에서 렌즈에 관계 없이 수직, 수평, 회전 흔들림 등 다양한 종류의 떨림을 보정해준다. 특히 카메라 움직임을 감지해 흔들림을 잡아주는 IS-오토 기능과 함께 사용하면 동영상 촬영시에도 흔들림 없는 촬영이 기대된다.
E-P5에는 고급 DSLR이 주로 지원하는 타임 인터벌 기능도 갖췄다. 타임 인터벌은 시간을 지정해두고 카메라가 자동으로 사진을 촬영할 수 있게 하는 기능이다. E-P5는 시간은 1초~24시간 단위, 촬영컷수는 최대 99매까지 설정할 수 있다.
이 기능을 활용해 사진을 찍으면 예컨대 꽃이 자라나 부화하는 모습이나 밤하늘에 달의 궤적을 추적해 촬영할 수 있다. 촬영한 사진은 타임랩스무비 기능을 이용해 영상으로 만들면 된다.
편리한 조작성도 제품 성능과 관련이 있을까? 물론이다. E-P5는 앞면과 뒷면에 2개의 다이얼이 탑재해 빠른 조작을 돕는다. 다이얼이 많으면 카메라의 부피가 커질 수 있지만 그만큼 편리한 조작과 빠른 촬영이 가능하다. 조작 버튼 주변의 휠은 빠졌다.
제품 뒷면에는 동영상 촬영 버튼 주변에 레버가 장착돼 있다. 이 역시 빠른 설정을 돕는 도구로 조리개/셔터스피드, 노출보정, ISO, 화이트밸런스 가운데 자주 사용하는 동작을 미리 설정해두면 레버 2로 변경시 다이얼을 통해 바로 조작이 가능하다.
올림푸스 E-P5는 이 밖에도 ▲1천600만 화소 라이브 MOS 센서 및 트루픽4 이미징 프로세서(OM-D E-M5와 동일) ▲초당 9장의 고속 연사 ▲0.044초의 타임랙 패스트 AF 시스템 ▲12가지 아트 필터 등이 채용됐다.
E-P5는 최신 기종답게 첨단 기능들도 많이 보강됐다. 104만 화소 3인치 틸팅 디스플레이는 하이앵글 및 로우앵글 촬영이 가능할 뿐 아니라 터치 기능도 지원한다. 사용자는 화면을 터치해 빠르게 초점을 잡거나 사진을 촬영을 할 수 있다.
올림푸스 펜 시리즈 중 처음으로 와이파이 기능도 채용됐다. E-P5 디스플레이에는 'Wi-Pi'라는 작은 버튼이 항상 있는데 이것을 누르면 화면에 QR코드가 나타난다. '올림푸스 이미지 셰어'(OLYMPUS Image Share) 앱으로 QE코드를 스캔하면 와이파이 기능을 사용할 수 있다.
스마트폰과 카메라를 연결하면 ▲리모컨 ▲사진 가져오기 ▲사진 편집 ▲GPS 정보 추가 등의 기능을 사용할 수 있다. 사진을 SNS에 올릴 때에는 앱에서 사진효과를 넣거나 편집할 수 있다. 촬영자의 이름이나 메시지를 넣을 수도 있다.
포토 스토리는 '앨범'과 같은 기능이다. 사진을 여러장 찍은 뒤 칸이 나뉜 레이아웃에 모두 담아 일종의 이야기를 완성하는 방식이다. 촬영 모드 다이얼에 아이콘 모양으로 포토 스토리가 배치돼 있다.
각 프레임마다 팝아트, 라이트 컬러, 드라마틱 톤 등 여러 가지 스타일이 분류돼 있으며 2~3개로 프레임을 분할할 수 있다. 한 장의 사진 안에 즉석 카메라 사진 모양의 작은 프레임을 넣는 '인스턴트', 옛날 사진 느낌을 살려주는 '필름', 5개의 프레임이 병렬 배치된 '스트라이프' 등의 효과도 있다.
올림푸스 E-P5는 블랙, 실버, 화이트 등 3가지 색상으로 출시됐다. 국내 출시시기는 6월말께로 가격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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