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익현기자] 결국 야후가 텀블러를 인수하려나 봅니다. 야후 이사회가 20일(현지 시간) 텀블러 인수 건을 만장일치로 승인했다고 합니다. 인수 추진설부터 이사회 승인까지 전부 월스트리트저널과 계열 언론사인 올싱스디지털이 단독 보도했습니다.
야후는 7년 전 페이스북 인수를 타진했다가 실패한 적 있습니다. 마크 저커버그가 일언지하에 거절한 것이죠. 텀블러 인수는 그 때 페이스북에 눈독을 들였던 것의 연장선상에서 볼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뭐니뭐니해도 지난 해 여름 영입한 마리사 메이어가 최고경영자(CEO)를 빼놓고는 이번 인수를 얘기하기 힘들 것 같습니다. 메이어는 CEO로 취임하자마자 소셜과 모바일 사업에 강하게 드라이브를 걸고 있습니다. 얼마 전인 뉴스요약 앱인 섬리(Summly)를 인수하기도 했지요.
야후의 이번 인수에 대해 외신들의 평가는 대체로 긍정적인 편입니다. 반면 텀블러 이용자들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고 합니다.
텀블러는 블로그에 소셜 기능을 대폭 결합한 서비스입니다. 회원 가입하고 로그인하게 되면 관심 있는 블로그의 글을 추적할 수 있도록 해 주는 서비스입니다. 지난 2007년 등장한 텀블러는 이처럼 블로그와 사진을 포스팅하고, 다른 이용자들을 손쉽게 팔로우하도록 하면서 이용자 수를 빠르게 확대했습니다.
야후는 텀블러의 어떤 점을 높이 평가한 것일까요?
허핑턴포스트는 젊은 층 공략을 위한 조치라고 평가했네요. 야후 이메일 주 이용자의 42%가 35세~64세 연령층에 몰려 있다고 합니다. 반면 지메일 이용자는 35~64세 연령층 비율이 27% 수준에 불과하다고 합니다.
결국 야후는 다른 인터넷업체에 비해 24세~35세 쪽이 굉장히 취약하다는 겁니다. 이 부분을 보완하는 데는 텀블러만한 게 없다는 거지요.
씨넷 역시 비슷한 관점으로 접근하고 있습니다. '늙은 고객'이 주류를 이루고 있는 야후가 텀블러 인수를 통해 젊은 층을 공략하려고 한다는 겁니다.
디애틀랜틱은 차트 기사로 설명을 하고 있네요. 이용자 수 면에서 트위터, 텀블러, 인스타그램 순이라는 겁니다. 지난 해 페이스북이 인스타그램을 인수했지요. 야후가 선택할 수 있는 대안 중 가장 만만한 게 텀블러란 결론이 자연스럽게 나오네요.
기가옴은 이번 합병이 성사되면 야후와 텀블러 모두에게 큰 이익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우선 야후에겐 11억 달러란 거액을 들여 텀블러를 인수하게 되면 마리사 메이어 CEO가 이끌어내려는 변화가 어떤 것인지 분명한 메시지를 던져주는 효과가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변화를 이끌어낼 에너지를 주입하는 효과도 있다는 겁니다. 당연하지만 수익을 내지 못하고 있는 텀블러 입장에선 '멋진 출구 전략'이 될 수도 있을 겁니다.
비즈니스인사이더는 야후가 텀블러를 인수할 경우 가장 큰 걱정거리인 '모바일 문제'을 해결하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습니다. 비즈니스인사이더는 그 근거로 콤스코어 자료를 제시해놓고 있습니다.
반면 타임은 조금 유보적인 입장을 보였네요. 뭘 인수하느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 어떤 일을 하느냐가 중요하다는 겁니다. 어떻게 보면 뻔한 얘기같기도 하네요.
구글이 유튜브를 인수할 때 문제가 됐던 것 중 하나가 바로 포르노 콘텐츠 문제였습니다. 야후의 텀블러 인수에도 비슷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 모양입니다. 그런데 올싱스디지털은 텀블러를 인수하더라도 포르노 때문에 골 썩일 일은 크게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광고를 표출하는 로그인 이용자들에겐 포르노를 충분히 걸러줄 수 있기 때문이란 겁니다.
비즈니스위크 역시 비슷한 관점으로 접근하고 있습니다. 다만 노골적인 포르노는 걸러낼 수 있을 테지만, 은근슬쩍 파고드는 포르노 콘텐츠 관리에는 좀 더 신경을 써야할 것이라고 지적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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