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미숙기자] 김한길 대표를 비롯한 민주당 지도부가 8일 서울 마포구 망원시장에서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전통시장 상인들의 애로사항을 청취했다.
망원시장은 인근에 입점한 대형마트와 갈등을 겪고 있는 곳으로, 해당 대형마트는 개장 전 시장 상인들과 합의해 판매 제한 품목을 선정했으나 실제로는 제한 품목을 판매하고 있어 상인들의 원성이 높은 상황이다.
민주당은 망원시장 사례를 우리 사회에 만연한 '갑을 문화'의 전형적 사례로 꼽으며 불공정 거래 개선 등 경제민주화 실천 의지를 강조했다.
김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최근 우리 사회에는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에 있는 '갑'이 약자인 '을'에 가하는 경제적 폭력과 인격 모욕이 널려 있다"며 "자본과 노동의 문제라는 전통적 갑을관계 보다 훨씬 광범위한 갑을문제가 국민에 고통을 주는 것은 매우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김 대표는 또 "우리 국민 모두의 인간 존엄 실현을 위한 균등사회야말로 우리가 추구하는 대한민국"이라며 "이제 경제민주화는 불평등 해소 차원을 넘어 모든 국민이 인간답게 살 권리를 지키는 인권 문제까지 포함하는 개념으로 확장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원식 최고위원은 "경제민주화는 거창한 이야기가 아닌 동네 자영업자, 서민들의 눈물을 닦아주고 애환을 풀어주는 일"이라며 "풀뿌리 경제를 살리고 중소상인을 살리기 위해서는 유통 진입장벽을 높여야 하며, 공정거래법·가맹사업법·하도급법 등 경제민주화 관련법의 강력한 집행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최고위원회의 직후 열린 간담회에서는 소상공인들의 건의사항이 쏟아져 나왔다.
인태연 전국유통상인연합회장은 "근본적으로 재벌들이 시장 탐욕을 멈추지 않고 있다. 법을 만들면 이를 피해가는 변태적 형태로 일한다"며 "대형마트나 유통재벌이 하는 다양한 변태적 업종을 막기 위해 일정 규모 이상 유통업 신규 진출에 대한 전면 허가제를 검토해 달라"고 요청했다.
특히 인 회장은 "민주당 내 중소상인위원회를 상설기구로 만들어 중소상인 정책을 광범위하게 다뤄야 한다"고도 했다.
방경수 전국편의점가맹점사업자단체협의회 대표는 가맹사업법 개정안의 조속한 통과를, 방기홍 학습준비물생산유통인협회 회장은 학용품의 중소기업 적합업종 지정을 촉구했다.
김종보 민변 변호사는 "국민들이 민주당이 어디에 있는지 잘 느끼지를 못한다. 민주당은 없었다"며 "가장 빠른 건 법·제도적 안전망을 갖추는 것이다. 이제 새로운 대표가 선출돼 '을'의 입장에서 싸우겠다고 약속했으니 믿어보겠다"고 일침을 놨다.
이에 대해 김 대표는 "김 변호사의 지적 아프게 새기겠다"며 "민주당이 '을'을 위한 정당으로 역할을 제대로 하겠다. 중소기업 적합업종 지정, 전통시장 경쟁력 제고를 위한 시설 현대화, 프랜차이즈법 조속 통과 등을 위해 열심히 일하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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