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이 괜찮다. 삼성전자가 오랜만에 미러리스 카메라 신제품 'NX300'을 출시했다. 예전과 달리 큰 행사 없이 조용히 제품만 내놨는데 인터넷에서 호평이 이어지고 있다. 깔끔해진 제품 디자인은 물론 그동안 지적됐던 여러 문제점들이 개선돼 그야말로 '물건'이 하나 나왔다는 것이다.
글| 박웅서기자 @cloudpark 사진| 조성우기자

삼성전자는 우리나라에서 막강한 브랜드 파워를 갖고 있다. 덕분에 삼성은 지난 2011년 미러리스 카메라를 출시하자마자 단숨에 국내 1위로 올라섰다. 하지만 반년 가량 늦게 시장에 진출한 소니의 거센 추격을 견뎌내지 못하고 결국 지난해 선두 자리를 빼앗기고 말았다.
삼성전자는 유독 카메라 시장에서 뒤쳐지는 모습이다. 디지털 카메라와 관련해서는 오히려 소니가 더 '삼성'스럽다. 다양한 제품 라인업, 빠른 제품 주기, 전방위적인 기술 확장력, 적극적인 마케팅 등 다른 분야에서 삼성전자가 1등으로 올라설 수 있었던 비결을 소니가 그대로 답습하고 있다.
미러리스 카메라 시장에서 소니를 이기려면 뭔가 대책이 필요해보인다. 삼성전자가 이번에는 칼을 빼들었을까? NX300을 직접 사용해봤다.
하이브리드AF 통한 빠른 촬영…초당 8.6장
삼성전자가 NX300에서 가장 강조하는 부분은 '속도'다. 오죽하면 세계 최고 육상선수 우사인 볼트를 광고모델로 내세웠겠는가. 실제로 NX300가 초점을 잡는 속도는 예전 모델에 비해 훨씬 빨라졌다.
NX300의 빠른 속도는 하이브리드AF 시스템을 통한 자동초점(AF)으로 구현된다. 하이브리드AF 시스템은 빠르게 초점을 잡는 위상차AF와 정확한 콘트라스트AF를 함께 사용하는 기술이다. 속도와 정확도를 동시에 높이는 방식인 셈.
그런데 사실 하이브리드AF는 완전히 새로운 기술은 아니다. 삼성전자 말고도 후지필름, 소니, 니콘, 캐논 등 많은 업체들이 예전부터 위상차AF와 컨트라스트AF를 결합한 기능을 사용해왔다.
삼성전자는 다만 다른 여러 기능을 더해 NX300의 완성도를 높였다. 빠른 속도를 가장 잘 활용할 수 있도록 카메라 환경을 조성한 것. 특히 셔텨스피드가 1/6천초로 빨라졌다. 덕분에 고속 연사 또한 초당 8.6장까지 촬영할 수 있다.
더 넓어진 3.31인치 AMOLED, 터치 기능 지원

터치스크린과 i펑션렌즈 역시 빠른 촬영을 돕는 보조 기능이다. NX300은 삼성 미러리스 카메라 중 처음으로 터치스크린이 채용됐다. 편리한 조작을 위해 화면 크기도 3.31인치로 키웠다. 패널은 물론 쨍쨍한 AMOLED다. NX300은 화면을 터치해 초점을 잡거나 해당 피사체를 추적할 수 있다. 화면을 터치하면 바로 사진이 찍히도록 '터치셔터'를 설정하는 것도 가능하다.
터치스크린은 촬영 설정값을 변경할 때도 도움이 된다. 화면에 있는 FN버튼을 누르면 셔터스피드, 조리개, 노출, 감도(ISO), 화이트밸런스(WB) 등 사진 촬영에 필요한 모든 기능을 한 화면에서 변경할 수 있다. 삼성 미러리스 카메라 대표 기능인 'i펑션렌즈'도 있다. 렌즈에 있는 iFN 버튼을 누르면 순서대로 각 설정값을 조작할 수 있다. 이 기능은 특히 카메라를 양손으로 단단히 쥔 상태에서 카메라를 조작할 수 있어 편리하다.
반면 제품 뒷면 버튼을 감싸고 있던 조작 휠은 없어졌다. 터치스크린으로 거의 모든 조작이 가능해지면서 바뀐 부분이다.
듀얼밴드 와이파이로 속도 개선…앱 하나로 3개 기능 동시 구현

삼성전자는 NX300의 와이파이 속도도 높였다. 2.4㎓와 5㎓ 두 가지 주파수를 이용하는 듀얼밴드 와이파이 기능을 카메라에 적용했다. 기존 대비 35% 가량 속도가 빨라졌다는 것이 공식 설명이다.
NX300 바디 상단에는 스마트 기능을 위한 다이렉트 링크 버튼이 새로 생겼다. 이 버튼을 누르면 오토셰어 기능으로 바로 넘어간다. 와이파이를 활용한 다른 기능을 이용하고 싶으면 조작 다이얼을 'Wi-Fi'에 맞추면 된다. 모바일 링크, 리모트 뷰파인더, 자동저장, 이메일, 소셜&클라우드, 올셰어 플레이 등의 기능이 있다.
NX300의 스마트 기능을 사용하려면 스마트폰에 '삼성 스마트 카메라 앱'을 내려 받아야 한다. 예전에는 모바일링크, 리모트 뷰파인더 등 기능별로 앱이 따로 있었는데 올해부터 하나로 합쳐졌다. 사용자들의 요구가 제품에 반영된 대표 사례다.
오토셰어 기능이 생각보다 편리했다. 스마트폰에서 NX300의 와이파이를 잡고 앱을 실현시키면 바로 이용할 수 있다. 카메라와 스마트폰이 서로 연결된 상태에서 사진을 찍으면 촬영 즉시 스마트폰에도 사진이 저장된다.
NX300은 디지털 카메라 최초로 NFC 기능도 채용했다. NFC 기능을 갖춘 스마트폰을 NX300에 갖다대면 자동으로 '삼성 스마트 카메라 앱'이 구동된다. 아직 앱이 설치돼 있지 않은 경우에는 설치화면으로 바로 이동한다.
렌즈 하나로 3D 촬영하는 '45mm 2D/3D 렌즈'


크게 강조되지 않은 소소한 개선사항들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일단 NX300은 해상도가 2천30만 화소로 기존 NX200과 같지만 사실 새로운 이미지 센서가 탑재됐다. 이미지 프로세서 DRIMe4 DSP칩도 새로운 센서다. 감도는 삼성 미러리스 카메라 최초로 ISO 25600 고감도를 지원한다. 고감도에서 노이즈를 억제하는 기술도 좋아졌다.
배터리도 1천30mAh에서 1천130mAh로 약간 늘었다. 아울러 충전단자가 일반 스마트폰과 동일해 카메라에서 바로 충전할 수 있다.
삼성전자는 또 NX300 구매자에게 사진 편집 프로그램 '어도비 포토샵 라이트룸'을 제공한다. 고가의 소프트웨어를 덤으로 사용할 수 있는 셈이다.
이 밖에도 기능적으로 동영상 파일이 사진 파일과 같은 폴더에 순서대로 저장되는 점, 연사로 촬영한 사진이 폴더별로 정리되는 점 등이 편리했다. 제품 색상이 블랙과 화이트 외 감각적인 브라운 모델이 출시된 것도 많은 소비자들이 반길 만 하다.
아쉬운 점? 미러팝의 180도 화면 적용했으면…
아쉬운 점도 있다. 특히 NX300에 180도 플립업 디스플레이를 채용하지 않은 점이 안타깝다. 삼성전자는 자사 콤팩트 카메라 '미러팝'에 180도 플립업 디스플레이를 업계 최초로 채용했지만 유독 미러리스 카메라에는 탑재하지 않고 있다.
이 밖에 스마트 기능 중 오토셰어 기능을 이용할 때 시간이 지나 스마트폰 화면이 꺼지면 실시간 사진 전송도 저절로 중단됐다. 스마트폰 화면이 꺼지지 않도록 앱에서 강제로 유지시켜주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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