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혜경기자] 설 명절이다. 어른들은 괴롭겠지만(?) 아이들은 어른들에게 세배하고 받을 세뱃돈 기대감이 높은 때이기도 하다. 이번 설에는 기왕이면 세뱃돈도 불리고, 금융 IQ도 높일 수 있도록 아이들에게 세뱃돈 대신 좋은 주식을 사주면 어떨까.

아이들에게 사주는 주식인 만큼 아이들과 함께 성장할 수 있는 믿을 만한 주식이어야 할 터. 따라서 사업을 잘해서 실적이 꾸준하고, 주주들에게 배당도 챙겨주면서, 망할 위험은 적은 우량한 기업을 찾아야겠다.
아이뉴스24가 8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의뢰해 이 같은 조건을 충족하는 기업을 찾아봤다. 그 결과, 총 13개 기업을 추출할 수 있었다. LG생활건강, 오뚜기, 빙그레, 코웨이, 한국쉘석유, LG화학, 동서, 한라공조, KT&G, 제일기획, 에스원, 강원랜드, SK텔레콤 등이 그 주인공이다.
◆10살 때 세배하고 받은 주식, 스무 살까지 묻어뒀다면?
아이뉴스24에서 세뱃돈 대신 사줄 만한 주식을 찾기 위해 잡은 기준은 ▲시가총액 3천억원 이상인 기업 중에서 ▲10년간 ROE(자기자본이익률)와 배당성향 10% 이상 유지하면서 ▲연간 기준으로 당기순이익을 10년 이상 지속한 기업이라는 조건을 동시에 충족하는 기업이다(*선정 조건에 대한 자세한 설명은 하단 참조).
조사기간은 2002년부터 2011년까지다. 아직 2012년 실적발표가 마무리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주가상승률의 경우만 2002년 초부터 설 연휴 시작 이틀 전인 지난 7일 종가를 반영해 구했다.
분석 결과, 2002년부터 지난 7일까지 약 11년 동안 이 같은 조건을 충족한 13개 기업의 주가는 평균 719%나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세뱃돈 대신 주식을 사줬다면 11년간 7배 이상 올랐을 거라는 뜻이다.
가장 많이 오른 종목은 LG생활건강이다. 주가상승률이 1917%나 된다. 그 뒤를 오뚜기(1441%), 빙그레(1058%), 코웨이(969%), 한국쉘석유(949%) 등이 이었다. 다들 만만치 않은 성적표다.
다만 SK텔레콤만 해당 기간 중 33%의 주가가 하락해 체면을 구겼다. 2000년대 초반 IT 버블을 타고 뜀박질했던 주가가 점차 제자리를 찾아간 탓이다.

이들의 평균 배당성향이 37.2%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배당성향은 기업이 벌어들인 순이익을 배당금 총액으로 나눈 비율인데, 주주들에게 순이익에서 떼어 나눠준 배당금의 비중이다.
13개 기업들은 평균 ROE(자기자본이익률)도 19.5%나 됐다. 자기자본을 효율적으로 활용해 돈을 잘 벌었다는 얘기다.
◆어떻게 선정했고, 무슨 의미 지녔나
시가총액은 지속가능성 측면에서 기업 규모가 어느 정도 되어야 한다는 점을 감안했다. 연간 당기순이익 흑자를 10년 이상 지속한 기업은 수익의 안정성이 검증됐다는 측면으로 봤다.

또 ROE는 매년 동일한 수준을 유지하기만 해도 해마다 기업의 자산은 늘어나게 되는데, 기왕이면 두 자릿수 이상 기록하는 기업을 고르자는 측면이었다. 참고로 투자의 귀재로 불리는 워렌 버핏은 ROE 15% 이상인 기업을 좋아한다.
배당성향은 기업이 벌어들인 순이익을 배당금 총액으로 나눈 비율인데, 기업이 주주에게 배당을 얼마나 하는지 알 수 있는 잣대가 된다. 예를 들어 배당성향이 20%라면, 순이익 10억원을 낸 기업이 그중 2억원을 배당금으로 주주들에게 나눠준다는 뜻이다.
배당성향이 너무 높으면 기업이 투자 등에 쓸 자금이 마땅치 않게 돼 대략 20~30% 선의 배당성향을 지닌 기업이면 양호한 것으로 본다. 이번 아이뉴스24의 조사에서는 후보 기업의 범위를 넓히는 차원에서 10% 이상으로 기준선을 완화했다.
8일 현재 아직 2012년 실적 발표가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상장기업들의 작년 실적은 통계에 반영할 수 없었다. 이에 재무 관련 수치는 2011년 수치를 적용했다. 이에 당기순이익, ROE, 배당성향은 2002년부터 2011년까지 10년간의 기록으로 통계를 냈다.
/이혜경기자 vixe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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