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리기자] 지난 10여년 간 무수히 해외 시장 문을 두드렸던 NHN의 오랜 숙원이 곧 이루어질 전망이다. 단일 모바일 서비스로는 처음으로 전 세계 1억 가입자 돌파를 앞둔 '라인' 덕분이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NHN재팬의 모바일 메신저 '라인'이 이르면 이번주 늦어도 다음주 초께에는 전세계 가입자수 1억명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11년 6월 NHN재팬이 출시한 라인은 현재 230여개국에서 서비스 중이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는 9천300만명의 가입자를 확보했으며 현재 하루평균 50만명 수준의 신규 가입자수가 늘고 있다.
특히 라인은 홍콩·대만·일본 등 아시아 국가 뿐 아니라 러시아·스위스·사우디아라비아 등 유럽·중동을 포함한 41개국에서 앱스토어와 구글플레이 다운로드 순위 1위를 차지한 바 있다.
최근에는 태국·대만 등에서 각각 1천만명의 가입자를 확보했고 스페인 등으로 영향력을 넓히며 명실공히 글로벌 서비스로 자리 잡았다.
일본에선 '라인'이 4천만 가입자를 확보하며 국내 시장에서 카카오톡과 같은 '국민 메신저'로 평가받고 있다. 이같은 추세라면 올 해 안에 전 세계 2억명 돌파도 가능하다는 전망이다.
흥국증권 이승훈 연구원은 "모바일 비즈니스가 성숙한 일본의 경우 기존 사업자와 경쟁이 치열하기 때문에 시장 지배력 확대에 시간이 필요하지만 대만이나 싱가폴 같이 모바일 신흥국가에서는 라인이 국내 카카오톡과 같이 시장 비즈니스를 선도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 '고진감래' NHN, 해외 시장 진출 '초석'
업계에선 가입자수 1억 명은 국내 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성공을 거둬야만 도달할 수 있는 수치이기 때문에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또한 기존 게임빌 등이 자사 모바일 게임을 합쳐 전세계 2억 다운로드를 돌파한 바 있지만 단일 모바일 서비스로는 처음이다.
특히 NHN 뿐 아니라 국내 인터넷 업계가 번번히 쓴 맛을 맛본 해외 시장에서의 첫 성과여서 더욱 의미가 깊다.
NHN은 지난 2000년도 일본 법인 설립을 시작으로 미국, 중국, 대만 등 해외 시장 공략에 적극 나섰다. 한국형 포털 서비스와 게임을 내세웠지만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면서 몇몇 국가에선 사업을 철수하기도 했다.
그러나 모바일 시대가 열리면서 사정은 달라졌다. NHN은 일찌감치 성장가능성이 높은 해외 시장으로 눈을 돌려 '라인' 개발과 사업 추진을 국내 NHN이 아닌 해외 법인 NHN재팬에 맡겼다.
기존처럼 국내 이용자 입맛에 맞게 만든 서비스를 언어만 바꿔 해외에 서비스하는 방식이 아니라 처음 개발 단계부터 글로벌 서비스를 표방하며 철저한 현지화 전략을 펼친 것이 주효했다는 게 업계 평가다.
업계 전문가는 "하나의 플랫폼으로 언어만 바꿔 전세계에서 성공한 케이스인 페이스북과 트위터는 사실상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개발된 서비스라는 배경이 크다"며 "한국에서 트위터, 페이스북과 같은 글로벌 서비스가 나오기 위해선 현지 파트너와의 협력 및 철저한 현지화 작업을 거쳐야만 가능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NHN은 올해 '라인'을 필두로 한 글로벌 시장 공략을 더욱 강화할 방침이다. 메신저 기능 뿐 아니라 게임·쿠폰·쇼핑·콘텐츠 등 다양한 서비스를 얹으며 라인을 종합 플랫폼으로 키울 계획이다.
이승훈 연구원은 "라인 가입자 1억명 달성은 NHN의 해외진출 초석이 될 것"이라며 "국내 3천만명과 함께 해외 8천만명 수준의 유저를 확보해 제2의 도약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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