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터 슈라이어, 현대∙기아차 디자인 총괄한다

[정기수기자] 피터 슈라이어(사진.60세) 기아차 사장이 현대·기아차의 디자인을 총괄하게 됐다.

현대차그룹(회장 정몽구)은 현대·기아차의 디자인 총괄 담당직을 신설하고, 피터 슈라이어(사진.60세) 기아차 사장을 총괄 사장으로 임명했다고 13일 밝혔다.

이번 피터 슈라이어 사장의 디자인 총괄 사장 임명은 디자인 역량 강화를 통해 현대차그룹의 장기적인 질적 성장의 기반을 구축하기 위한 브랜드 혁신 전략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현대차그룹은 "현대∙기아차 각 사 디자인 부문간의 조율을 통한 시너지 극대화와 양사의 디자인 차별화를 통한 브랜드 혁신 강화를 위해 현대·기아차 디자인 총괄 담당직을 신설했다"고 설명했다.

슈라이어 사장은 독일 뮌헨대학에서 산업디자인과 영국 왕립예술대학에서 자동차디자인을 각각 전공했으며 크리스뱅글(삼성전자 수석 디자이너), 윌터 드 실바(아우디 수석 디자이너)등과 함께 세계 3대 자동차 디자이너로 손꼽힌다.

그가 디자인한 아우디 TT, A6, A3, 폴크스바겐 5세대 골프, 콘셉트 R 등은 모두 혁신적인 디자인으로 주목받았다.

슈라이어 사장은 아우디와 폭스바겐의 디자인 총괄 책임자를 거쳐 2006년 8월 현대차그룹으로 스카웃된 후, 기아차 디자인총괄을 맡아 디자인 경영을 성공적으로 정착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는 지난해 말 정기 임원 인사에서 사장으로 승진해, 해외법인을 제외한 그룹 본사 기준으로 첫 외국인 사장이 됐다.

슈라이어 사장은 앞으로 현대차그룹의 비전을 바탕으로 현대∙기아차의 장기적인 디자인 비전과 전략을 제시하고, 현대차와 기아차 디자인의 역량을 한층 강화해 나가는 역할을 맡으며 경쟁력 있는 디자이너의 확보와 육성,세계적인 디자이너로서의 경험과 역량을 전수하는 역할도 담당한다.

특히, 각사의 브랜드 방향성에 맞춰 현대차의 '플루이딕 스컬프처', 기아차의 '직선의 단순화' 등 디자인 정체성을 더욱 강화하고, 디자인 개발 초기 단계부터 양사간 디자인 차별화를 점검, 조정해 나갈 예정이다.

현대차는 지난 2009년 '유연한 역동성'을 상징하는 '플루이딕 스컬프처'를 발표하고 쏘나타를 시작으로 아반떼, 그랜저 등 신 차종에 적용해 왔다. 기아차도 지난 2007년 '직선의 단순화'라는 디자인 DNA를 확립하고 K5, 프라이드, 스포티지R 등에 적용하고 있다.

이번 디자인 조직 강화는 질적 성장을 위한 브랜드 이미지 제고를 위해 고객이 가장 쉽게 인지할 수 있는 디자인 부문에서 역량을 더욱 높이고, 디자인 차별화 기능을 한층 강화하는 차원에서 이뤄졌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글로벌기업으로서 현대∙기아차의 성장에 디자인 경쟁력이 중대한 역할을 했다는 판단이다.

현대∙기아차는 올해 경영방침인 '품질을 통한 브랜드 혁신'을 위한 핵심 역량으로 디자인 부문을 강화하는 한편, 제품 디자인의 차별화를 통한 브랜드 포지셔닝을 확립해 질적 성장을 위한 기반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현대∙기아차의 글로벌 생산판매가 741만대 체제로 구축된 상황에서 질적인 성장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양사의 고유 브랜드 컬러를 더욱 분명히 정립해 나가야 한다"며 "이를 위해 디자인 역량 강화가 핵심적 요소가 될 것이라는 판단 하에 그룹 차원의 디자인 역량 강화에 나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