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은성기자] 7일부터 LG유플러스를 시작으로 이동통신 3사의 신규가입자 모집금지가 시작됐다.
먼저 영업정지를 맞는 LG유플러스가 부담이 클 것으로 보일 수 있지만 업계에서는 LTE 시장에서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에 한발 뒤쳐진 KT가 가장 긴장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KT는 지난 주말을 기점으로 LTE 가입자 400만명을 확보했지만 LG유플러스에 50만명 정도 뒤져있는 LTE 3위 사업자에 해당한다.
이 회사는 전체 이동통신 시장에서 점유율 2위를 달리고 있지만, 차세대 서비스인 LTE에선 힘을 쓰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KT는 이번 영업 정지 기간을 빌어 근소한 차로 앞서 있는 2위 LG유플러스를 따라 잡으려할 것으로 보인다. 향후 LTE 시장의 경쟁상황에서 승기를 쥘 수 있는 기로에 서 있는 것이다.
◆아이폰5 내세워 총공세 펴나
KT의 LTE 가입자 증가세는 SK텔레콤이나 LG유플러스보다도 빠른 편이다. 400만 가입자 달성도 3사중 가장 빨라, 상용화 이후 369일만에 달성했다.
SK텔레콤의 경우 386일이 걸렸고, LTE 전국망을 가장 먼저 구축한 LG유플러스는 509일이 걸렸다.
KT 관계자는 "2012년 6월7일 100만 가입자를 확보한 후 불과 6개월만에 300만 가입자를 추가로 모집했다"면서 "경쟁사보다 LTE 서비스를 늦게 시작했지만, 올해 8월부터 12월까지 월 평균 46만명의 순증 가입자를 확보하며 업계 2위 도약의 기반을 마련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아직까지 LTE 시장에서 3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특히 올해 LTE 가입자는 3천만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만큼 빠르게 LTE는 주력 이동통신으로 자리잡아가고 있는 것이다. KT로선 하루빨리 2위에 올라서지 못한다면 3위가 장기화될 가능성도 생긴다.
KT는 이런 이유로 이번 통신3사의 영업정지 기간동안 LTE 2위를 확보하려 총력전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총 66일동안 3사가 순차적으로 신규가입자 모집을 하지 못하는데, 그 첫 스타트가 치열한 2위 경쟁을 벌이고 있는 LG유플러스라는 점이 KT에게는 절호의 기회인 셈이다.
마침 KT는 지난 12월7일 아이폰5를 출시, 지난 한달간 23만5천건을 개통시키는 등 '아이폰 특수'를 누리는 중이다.
아이폰5가 아이폰4와 같은 기세를 떨치지 못한다고는 하나, 여전히 단독 상품으로는 구매력이 있는 제품이다. KT는 1월에 그 여세를 몰아가겠다는 전략이다.
◆1월 50만 가입자 확보 사활?
그럼에도 KT의 2위 점령이 그리 쉽지만은 않을 전망이다.
이 회사가 LG유플러스를 따라잡으려면 1월 한달동안 50만명의 LTE 가입자를 끌어모아야 한다. LG유플러스가 1월30일까지 총 24일간 신규가입자 모집을 할 수 없기 때문에 산술적으로 이 기간동안 KT가 하루 2만명의 가입자를 모집하면 2위 자리를 빼앗을 수 있다.
하지만 1개월 동안 50만 가입자를 모집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KT는 아이폰5 영업을 위해 미뤄뒀던 위약금제도 7일부터 시작한다. 그간 SK텔레콤에 비해 위약금이 없다는 것을 장점으로 내세웠는데 이제 그 '약발'이 떨어지게 된다.
KT 관계자 역시 "아이폰5는 여전히 잘 팔리고 있지만 예전 아이폰4와 같은 기세는 아니다"면서 쉽지 않은 경쟁이 될 것이라는 마음을 내보였다.
단기간에 가입자를 모집하려면 보조금에 기대는 극단적인 방법이 있지만, 3사 모두 과도한 보조금을 제공하다가 영업정지를 맞은 상황에서 다시 보조금 경쟁에 나선다면 가중처벌될 가능성도 생긴다.
방통위 시장조사과 전영만 과장은 "영업정지 기간은 물론이고 징계기간 전후에도 지속적으로 시장을 모니터링하면서 보조금 과열 현상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면서 "이번 영업정지 처분은 지난 해 하반기의 과열현상에 대한 행정처분으로, 또 다시 과도한 보조금 문제가 발생한다면 즉각적으로 현장조사를 실시해 연이어 징계 처분을 내릴 수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졸업입학 특수에 영업정지
KT의 공세가 먹혀들지 않는다면 LG유플러스가 징계 기간 이후 총 공세를 펼칠 것으로 보인다.
LG유플러스는 현재 영업정지로 인한 가입자 이탈을 최소화 하기 위해 기기변경 고객에게 스마트폰 액세서리와 외식상품권, 각종 할인 혜택 등을 제공하는 등 대대적인 이벤트를 시작했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LTE 망을 구축하고 난 이후 신규가입자 뿐만 아니라 기존 LG유플러스 2G 가입자의 LTE 전환에도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다"면서 "이번 가입자 모집 금지 기간에는 신규 영업을 할 수 없는 만큼 상대적으로 기변 고객들에게 영업력과 혜택을 집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비슷한 상황이라고 하지만 가장 마지막으로 영업정지를 맞는 KT가 가장 불리한 요소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순차적으로 영업정지를 할 경우 가장 마지막에 당하는 사업자가 제일 불리하다고 봐야 한다. 먼저 영업정지를 치뤄낸 사업자들은 여러가지 '운영의 묘'를 발휘할 수 있지만 마지막에 영업정지를 겪는 사업자는 그 운신의 폭이 좁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 관계자는 또 "특히 KT의 경우 영업정지 기간이 20일로 가장 짧다고는 하나 경쟁사는 설날 등 연휴 기간이 포함돼 있어 사실상 영업일수에서 KT와 큰 차이가 없다"면서 "더구나 KT는 최대 성수기 중 하나인 '졸업입학' 시즌에 영업정지라는 직격탄을 맞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더 불리하다"고 덧붙였다.
강은성기자 esther@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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