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삼성전자와 애플은 세계 법정에서 진행한 특허 침해 소송에서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유럽 국가 일부 법정에서 삼성전자가 불리한 판결을 받은 적도 있었지만 대부분 법정에서 삼성전자의 애플 특허 침해는 인정하지 않는 분위기로 흘러갔다.
하지만 애플의 안방인 미국 법원은 삼성전자의 '죄'를 간단히 보지 않았다. 지난 8월 미국 캘리포니아 북부지방법원 배심원들은 삼성전자가 '고의로' 애플 특허를 침해했다고 평결했다. 배상금액만 무려 10억5천185달러(1조2천억원)다.
최종판결을 앞두고 최근 최종변론을 마친 양사는 루시 고 판사의 1심 선고만 기다리고 있다. 애플의 주요 특허인 바운스백, 핀치-투-줌이 미국 특허청으로부터 무효화되는 등 다양한 변수로 삼성전자의 배상액이 대폭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하지만 삼성전자가 극적으로 '무죄' 판결을 받는 반전은 일어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1심 판결이 나더라도 양사는 법원의 판결에 만족하지 않고 항소할 가능성이 높다. 내년에도 애플과 삼성전자의 피말리는 전쟁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는 대목이다.
이 뿐 아니라 양사는 소송 범위를 더욱 확대하는 모양새다. 애플은 올 초 갤럭시넥서스를 비롯한 삼성 제품 17개에 대해 제소했고, 지난 9월에는 갤럭시S3와 갤럭시노트 등을 소송 대상에 추가했다. 지난 11월에는 안드로이드 최신 운영체제인 젤리빈을 탑재한 '갤럭시노트' '갤럭시S3' 등 6개를 소송 대상에 다시 추가하며 총 30여개에 대한 2차 소송을 준비하고 있다.
삼성전자도 이에 질세라 아이폰5, 아이패드 미니, 아이팟 최신 모델 등을 비롯한 애플 전 제품을 특허 침해 혐의로 맞제소했다. 해당 재판은 오는 2013년 시작되고 2014년께나 최종 판결이 내려질 것으로 예상된다.
양사 전쟁은 어떻게 끝날까? 극적으로 화해할까, 법정 공방으로 한 쪽이 붕괴돼야 멈출까. 2013년에는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는 상황이다.
2012년은 삼성전자에게 역사적인 한해였다. 스마트폰 분야에서 애플을 제쳤고 일반폰까지 합친 시장에서도 14년 동안 1위를 유지했던 노키아를 넘어섰다.
최근 시장조사업체 IHS 아이서플라이는 삼성전자가 2012년 휴대폰 시장 점유율에서 29%로 1위를 차지했다고 발표했다. 삼성은 2012년 29% 시장 점유율로 1위를 기록했고, 노키아는 24%로 2위에 그쳤다. 2011년 30% 점유율로 휴대폰 시장 선두자리를 유지해왔던 노키아가 올해 자리지키기에 실패한 것이다.
올해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에서도 삼성은 28%로 작년에 이어 1위를 차지했다. 삼성은 지난해 1%p 차이로 애플을 제치고 선두자리를 차지했다. 그러나 올해는 8%p라는 큰 격차를 보이며 1위를 유지했다.
이런 성과는 특히 몇 년전 '아이폰 쓰나미'에 떠밀려 큰 위기에 몰렸다가 극적으로 반전시킨 것이어서 더 주목된다.
삼성전자가 지난 2009년 갤럭시S를 출시했을 때만 해도 스마트폰 절대 강자인 애플을 넘을 수 있을 것이라곤 누구도 상상하지 못했다. 올해 5월경 출시된 갤럭시S3는 세계 145개국 269개 이동통신사를 통해 선봰 이후 5개월만에 3천만대를 넘어섰으며 4천만대 돌파를 목전에 두고 있다.
이에 그치지 않고 갤럭시노트, 갤럭시노트2 등 5인치대 '패블릿' 시장을 만들어낸 삼성전자는 분기당 1억대 이상을 파는 거대 제조사로 성장했다. 삼성전자는 올해 말까지 총 4억대 판매 돌파를 자신하고 있다.
내년 상반기 삼성전자는 새로운 전략 스마트폰을 내놓고 '1위 굳히기'에 들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가 허망한 1위의 모습을 보여줄 것인지, 반대로 계속 시장을 장악할 것인지 관심이 집중되는 상황이다.
지난 몇 년간 IT시장의 화두는 스마트폰이었다. 하지만 올들어 태블릿 쪽으로 시선이 옮겨 왔다. 태블릿은 무서운 성장세를 보이면서 모바일 기기 대표 주자로 자리매김하는 데 성공했다.
업계는 올해 태블릿 시장 성장의 이유로 '저가형 태블릿의 등장'과 '윈도8의 출시'를 꼽는다. 합리적인 가격대의 저가형 태블릿의 출시와 윈도8을 앞세운 MS까지 태블릿 시장 경쟁에 뛰어들면서 시장이 확대되고 소비자 선택의 폭도 넓어졌다는 분석이다.
10인치 크기의 대형 태블릿이 주를 이루던 초기 태블릿 시장과는 달리 올해는 7인치 저가형 태블릿이 대거 등장하면서 큰 인기를 끌었다. 저가형 태블릿 전쟁에 불을 지핀 구글의 넥서스7부터 뒤이어 출시된 애플의 아이패드 미니, 기존 7인치 시장을 선점해왔던 삼성전자의 갤럭시탭과 아마존의 킨들 파이어까지 전면전 양상을 보이며 7인치 태블릿 시장 규모는 크게 확대되고 있다.
태블릿 시장에서 또 하나 주목되는 점은 애플의 독주에서 벗어나 애플과 구글, MS 다자간 경쟁이 본격화 됐다는 것이다. 태블릿 시장은 애플의 독주아래 구글의 안드로이드 기반의 태블릿이 꾸준한 성장을 이어가고 있는 양상이었다.
하지만 올 하반기 MS가 터치를 기반으로 한 윈도8을 출시하면서 경쟁구도가 바뀌었다. 시장조사업체 IDC는 애플의 iOS와 구글의 안드로이드 점유율은 점차 감소하는 반면 2.9%에 불과한 윈도의 점유율은 2016년 10.3%까지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향후 윈도8을 기반으로 한 다양한 태블릿들이 출시되면서 3자간 경쟁구도는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2012년은 LG유플러스를 필두로 4세대(4G) LTE 기술이 본격 구축되면서 동시에 대중화까지 진행된 한 해였다.
특히 LTE는 통상 망 구축에 수년이 걸리던 기존 통념을 깨고 불과 6개월~1년 사이에 전국망의 형태를 갖췄다는 것이 눈에 띈다. 이는 3사간 치열한 경쟁이 벌어졌기 때문이다.
LTE에 '사활'을 걸고 전력 투자하기 시작한 곳은 LG유플러스였다. 이 회사는 2.5G인 CDMA-EVDO 망을 갖고 있었기 때문에 SK텔레콤과 KT가 3G 스마트폰으로 국내 무선인터넷 시장을 열어갈 때 제대로 대응을 할 수 없었다.
때문에 LG유플러스는 전세계적으로도 아직 초기 상용화 단계인 4G LTE로 한발 앞서 망을 진화시키기로 결정했다. 2011년7월1일 첫 상용서비스를 제공한 것을 시작으로 2011년11월말에는 전국 84개시에 LTE 지역망을 구축했고 올 3월에는 전국망을 갖추면서 LTE 가입자들을 모으기 시작했다.
당초 LG유플러스의 움직임에 그다지 민감하게 반응하지 않았던 SK텔레콤은 각종 LTE 관련 서비스에서 '최초'라는 수식어를 달면서 LTE 가입자들을 끌어모으는 LG유플러스를 보고 즉각 대응에 나섰다.
SK텔레콤은 올 3월 84개시 지역망을 구축했고 6월말 전국망을 갖췄다. KT는 2G망 종료가 다소 지연되면서 올 1월2일에야 비로소 상용 서비스가 가능했지만 12월 현재 전국망을 갖춘 상태다.
3사가 전국망을 어느정도 갖춘 하반기에는 본격적인 LTE 마케팅 경쟁이 불을 뿜었다. 사상 최대 보조금이 시장에 풀렸고 3사는 4월부터 9월까지 불과 6개월동안 4조3천억원이라는 돈을 시장에 쏟아부었다.
99만4천원에 출고된 최신 스마트폰은 17만원이라는 염가에 판매됐고, 번호이동가입자는 연일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시장이 과열경쟁으로 흘러갔다.
현재는 방송통신위원회가 보조금을 이용자 차별행위로 규정하고 강력한 단속에 돌입했기 때문에 경쟁이 다소 수그러든 상태다.
올해는 19대 총선과 18대 대선 등 굵직한 선거가 두 차례나 치러졌다. 올해 선거는 처음으로 인터넷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한 선거 운동이 허용되면서 유권자 표현의 자유는 더욱 확대됐다.
지난해 12월29일 헌법재판소는 선거일 전 180일부터 인터넷 선거운동을 금지한 공직선거법 조항에 대해 "인터넷은 선거운동 비용을 획기적으로 낮출 수 있고 기회의 균형성·투명성을 갖고 있다. 인터넷상 정치적 표현과 선거운동 자유를 장기간 금지함으로써 생기는 불이익과 피해는 매우 크다"며 재판관 6(한정위헌)대 2(합헌) 의견으로 한정위헌을 결정했다.
이에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지난 1월 인터넷·SNS 선거 운동을 상시 허용키로 한 공직선거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허위사실 유포와 비방 등 다른 조항에서 금지하는 행위만 아니면 유권자들이 특정 후보에 대한 지지를 호소하거나 투표 인증샷을 올리는 것이 가능해진 것.
실제로 두 차례의 선거 기간동안 인터넷 게시판과 SNS에서는 '투표 인증샷'과 '투표독려' 글이 쏟아졌다. '투표율 70%를 넘으면 광화문 광장에서 프리허그를 하겠다' '말춤을 추겠다' 등 유명인들의 재미있는 공약도 눈길을 끌었다.
인터넷·SNS를 통한 다양한 선거 운동 문화가 새로운 꽃을 피우며 젊은층의 정치 참여도도 끌어올렸다. 지난 대선에서 20대는 65.2%, 30대는 72.5%의 투표율에 달해 선거운동의 새로운 지평이 열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러나 일각에선 SNS가 네거티브 도구로 활용되고 파급 속도가 빨라진데 대해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어 건전하고 깨끗한 SNS·인터넷 선거 문화 정착은 앞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로 남아있다.
모바일 메신저로 출발한 카카오톡은 올해 플랫폼으로의 변신에 성공하며 '마케팅' 쇼핑' 등 다양한 영역에서 큰 플랫폼 영향력을 발휘했다. 특히 카카오톡은 지난 7월 '게임하기'를 오픈하며 '모바일 게임'의 전성시대를 여는데 큰 몫을 담당했다.
카카오톡 모바일게임 플랫폼이 열리면서 '애니팡' '아이러브커피' '드래곤플라이트' 등 모바일 게임들은 흥행신화를 써내려갔다.
특히 애니팡은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누구나 즐기는 '국민게임'이라는 칭호가 붙었다. 애니팡을 설치한 이용자는 2천만명에 기록했고 하루 이용자는 무려 1천만명에 달했다. 우리나라 국민 5명 중 1명이 하루에 한 번 이상 애니팡을 즐겼다는 얘기다.
또한 카카오톡 게임 플랫폼은 기존 대형 개발사 뿐 아니라 소규모 개발사까지 성공할 수 있는 활로 역할을 담당했다. 애니팡 개발사 선데이토즈는 월 최대 매출 100억원을 돌파했으며 5명의 젊은 개발자들이 모여 만든 게임 넥스트플로어의 '드래곤플라이트'는 구글플레이 최대 매출 위를 달렸다. 아이러브 커피 역시 신생벤처인 파티스튜디오가 개발했다.
그러나 인기 게임의 짧은 평균 수명과 단순 캐주얼 게임 외에 RPG나 소셜게임 등은 상대적으로 인기를 끌지 못해 다양성이 부족하다는 점은 모바일 게임 업계의 해결 과제로 떠올랐다.
지난 해부터 국내에서도 빅데이터 활용에 대한 논의가 급물살을 탄 데 이어 올해 들어서는 기업을 중심으로 한 '빅데이터 경영'을 넘어 대국민 공공 서비스의 영역으로까지 확대됐다. 빅데이터가 단순히 기업 경쟁력 향상의 수단에 머무르지 않고 국가 경쟁력 제고에도 이용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올해는 다양한 모바일 기기와 소셜미디어로부터 생성되는 방대한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해 고객의 요구를 파악하려는 기업들의 움직임이 본격화 됐다. 또한 생산라인에서 발생하는 수많은 센서 데이터를 활용해 제품의 불량률을 줄이고 체계적인 물류 작업을 진행할 수 있도록 하는데에도 빅데이터가 고려 대상이 됐다.
특히 빅데이터는 공공 서비스 부문에 도입되면서 전 사회적으로 활용될 수 있는 광의의 개념으로 인식되는 분위기다. 실제로 정부는 공공 데이터베이스(DB)를 활용한 대국민 서비스의 품질을 개선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들을 진행했다. 국회 또한 데이터베이스산업 진흥에 관한 법률, 공공데이터의 제공 및 이용 활성화에 관한 법률 제정을 추진하면서 데이터 활용을 장려하는 제도화에도 힘을 기울이고 있다.
하지만 빅데이터가 급부상하면서 데이터 활용에 따른 개인정보보호 이슈도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인터넷 웹이나 SNS 등으로 각 개인의 일상 생활 기록이 쏟아지고 있지만, 검색과 분석 기술의 발달로 정보 간 결합이 용이해지면서 개인정보 침해에 대한 우려도 높아지고 있다.
한편, 가트너는 빅데이터가 전 세계 IT지출을 주도하면서 올해 280억 달러의 시장규모를 형성할 것으로 내다봤으며, 2013년에는 340억 달러 규모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소속 IT서비스사들의 공공 정보화 사업 입찰을 제한하는 소프트웨어산업진흥법 개정안이 올해 국회를 통과하면서 국내 정보화 시장은 격변기를 맞고 있다.
그동안 공공 정보화 사업은 삼성SDS, LG CNS, SK C&C 등의 대형 IT서비스 기업들이 독식하다시피 했었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지난 해 발주한 공공 정보시스템 구축 사업 중 삼성SDS, LG CNS, SK C&C의 '빅3'가 수주한 사업 비중은 73%에 달한다. 특히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소속 IT서비스 기업은 약 50여개에 달해 그동안의 공공 정보화 사업은 대부분 대기업 집단 계열사들이 수행해왔었던 셈이다.
그러나 소프트웨어진흥법 개정안의 시행으로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소속 기업의 경우에는 공공 소프트웨어 사업의 참여가 원칙적으로는 제한되며,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소속 기업이 아니더라도 매출액 8천억원 이상의 대기업은 80억원 이상 사업에, 매출액 8천억원 미만 대기업은 40억원 이상 사업에만 참여할 수 있다.
따라서 내년부터 공공 정보화 사업은 중소 시스템통합(SI) 업체 등의 중소 소프트웨어 기업들에게 주도권이 넘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지식경제부의 2013년 공공부문 소프트웨어 사업 수요 예보 조사에 따르면 내년 공공 소프트웨어 사업 예산은 3조618억원 규모다.
하지만 법안 개정의 목적이자 수혜자로 주목받았던 중소 소프트웨어 기업들은 '대기업의 공공 소프트웨어 사업 참여 제한 예외사업'의 범위가 너무 넓고, 대형 국책 사업의 경우에는 대기업의 참여를 허용해 입법 취지가 무색해졌다며 불만을 토로하고 있는 상황이다.
애플은 2011년 10월5일 창업자이자 혁신 아이콘인 스티브 잡스를 잃었다. 그후 많은 시장분석가들은 애플의 미래를 걱정했다. 카리스마 넘치고 혁신적인 아이디어로 세상을 이끌어온 그의 부재로 애플이 성장에 타격을 받게 될 것으로 전망했기 때문이다.
2012년 10월5일. 잡스 사후 1주년을 맞은 애플은 팀 쿡 최고경영자(CEO) 체제 아래 역대 최고 수준의 성장세를 기록하며 승승장구 모습을 보였다. 애플 주가는 700달러선을 돌파해 기업가치부문에서 1위에 올라섰다. 수익률 부분에서는 타의추종을 불허했다. 시장분석가의 우려가 기우에 지나지 않는 듯 했다.
이렇게 잘 나가던 애플이 12월 들어 성장에 제동이 걸렸다. 상승세를 유지했던 애플 주가가 연일 하향세를 보이다가 500선까지 추락했다. 애플의 주가가 500달러 이하로 떨어진 건 지난 2월 15일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 9월 중순 사상 최초로 주가 700달러 선을 넘기며 1천달러 돌파를 자신했던 애플이었지만 이달 14일 509.79달러에 마감하는 등 2주 연속 떨어진 주가 하락률은 27%에나 달한다.
팀 쿡 CEO는 중국서 아이폰5가 출시된 지 3일만에 200만대가 팔렸다고 발표했지만, 투자 은행들은 아이폰5 수요에 대해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씨티그룹은 최근 아이폰5 수요가 처음보다 줄고 있다며 투자 의견을 매수에서 중립으로 하향 조정했다.
스위스 최대 은행이자 세계적인 투자 은행인 UBS도 애플 공급라인을 검토한 결과 아이폰5 인기는 전작에 못미칠 것이라며 애플의 내년 1분기 매출이 낮아질 것으로 내다보고 주당 목표 가격을 기존 780달러에서 700달러로 낮췄다.
시장분석가들은 애플 주가 하락 이유를 애플 특유의 창조성과 혁신성이 한계에 도달했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애플 특유의 폐쇄성 역시 성장의 걸림돌 역할이라는 지적이다.
기존의 구글 맵 대신 완성도가 떨어지는 자사의 맵 소프트웨어를 아이폰5에 채택했다가 완벽성을 추구하던 애플 이미지를 훼손했던 일, 스마트폰용 운영체제(OS)를 자사 제품에만 적용해 글로벌 통신사들에게 자사 OS를 개방한 구글에 스마트폰용 OS시장에서 점유율 1위를 빼앗긴 점이 이런 한계 때문으로 분석됐다.
신용평가기관들이 소니, 샤프, 파나소닉 등 일본 대표전자업체의 신용등급을 잇따라 강등했다. 무디스는 소니를 투자부적격 등급 바로 위 단계 Baa3로 강등했고, 피치는 샤프를 투기등급인 B-로 하향시켰다. S&P도 파나소닉을 A-에서 두 단계 아래인 BBB로 강등했다.
전세계 가전 및 전자시장을 평정했던 일본 빅3 업체가 올해 투자부적격, 투기등급을 받으며 몰락했다. 이들 업체는 지난해부터 실적악화에서 벗어나기 위해 인원감축 및 사업정리 등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해왔으나 그 효과는 미비하다.
일본 전자업계는 왜 몰락했을까? 증권가 애널리스트들은 혁신보다 값싼 노동력을 쫓아 원가경쟁력에 치중하며 혁신적인 제품 개발에 등한시 한 것이 결정적인 패착이었다고 지적한다.
소니 등 일본전자기업들은 과거 값싼 노동력을 바탕으로 미국과 유럽 업체를 제치고 전자왕국을 건설했다. 그러나 2010년 이후에도 이같은 전략을 고수하면서 스마트폰, LCD TV 시장에서 삼성, 애플 등 후발주자에게 자리를 내줘야했다.
정부의 잘못된 판단도 일본 전자왕국의 몰락을 가속화 시켰다. 실패한 제품이나 사업에 자원을 집중, 손실을 키우는 악순환이 발생한 것. 일본정부는 반도체 시장에서 내쳐진 NEC, 미쯔비시, 히다찌 등을 합쳐 엘피다를 만들고 시장에 재도전할 수 있도록 했다. 그러나 이 시도는 삼성전자에 밀려 엘피다가 법정파산과정을 밟으며 실패로 끝났다.
일본 업체들이 시장에서 고전할 수밖에 없었던 또 다른 이유는 시장 트렌드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것 때문이다. 경쟁사들이 1990년말부터 불기 시작한 디지털화 조류에 맞춰 평면TV를 앞세워 해외시장을 공략한 데 반해 소니는 브라운관TV를 주력 상품으로 공급하다가 2006년 삼성에 TV시장 1위를 내줘야 했다.
또 2004년 LED TV를 먼저 상용화했지만 시장 리스크를 피해 투자와 마케팅을 망설이다가 삼성에 이 시장까지 빼앗겼다. 파나소닉은 PDP TV에 올인하다가 TV시장이 LCD TV로 재편돼 엄청난 손해를 감수해야 했다.
이런 상황은 휴대폰 시장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스마트폰 시장 대신 피처폰에 치중하다가 스마트폰 시장서 설자리를 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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