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례기자] 삼성전자가 미국 텍사스 오스틴 소재 반도체 생산라인에 대한 추가 투자를 일정대로 추진한다. 오스틴 공장은 그동안 애플 향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의 대부분이 생산됐던 곳.
최근 애플과의 특허전으로 애플향 물량 축소가능성이 제기됐던 삼성전자가 일정대로 추가 투자를 통해 생산량 확대에 나서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번 투자가 스마트기기 확대에 따른 시스템 반도체 수요가 늘어난 데 따른 대응차원으로 풀이되나 여전히 관련수요의 애플비중이 절대적이라는 점에서 AP 등 핵심부품 수급에서 여전히 삼성과 애플측이 긴밀한 협력관계를 이어가는 게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20일 삼성전자는 미국 오스틴 반도체 생산법인(Samsung Austin Semiconductor) 생산라인에 39억 달러를 투자한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SAS 시스템 반도체 생산라인 확장에 대한 오스틴 주 정부 등과 협의를 완료했다"며 "12인치 시스템 반도체 수요증가 대응이 목적"이라고 이번 투자 배경을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오스틴에 메모리반도체 생산라인과 시스템LSI 생산라인을 운영해 왔다. 지난해 시스템LSI 라인을 본격 가동한데 이어 이번에 추가 투자를 통해 기존 메모리 라인을 시스템LSI라인으로 전환,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 등 모바일 기기용 AP나 이미지센서를 생산하게 된다.
이에 따라 기존 월 4만장 수준의 생산량이 대폭 늘어날 것으로 추정된다. 새 시스템LSI 라인에는 내년 하반기 양산을 목표로 28나노 공정이 적용된다. 삼성전자 측은 구체적인 내용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애플 향 AP 등을 주로 생산하게 될 것으로 추정된다.
그동안 삼성전자가 오스틴 공장에서 주로 애플향 AP 등을 생산해 왔다는 점에서 삼성전자의 이번 증설이 애플향 물량 확대를 감안한 투자라는 해석도 가능한 것.
이는 최근 양사가 스마트폰, 태블릿PC 시장을 둘러싸고 법정공방이 가열되면서 부품 공급 축소 등 관계가 급속히 냉각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와는 사뭇 다른 대목이다.
실제 최근까지 애플이 삼성측 비중을 줄이기 위해 A7 등 차기 AP 생산은 대만 TSMC를 통해 양산할 것이라는 외신 보도도 심심찮았다.
업계 관계자는 "애플이 여전히 시스템반도체 최대 고객이라는 점에서 일각에서 제기된 것과 같이 애플향 물량이 크게 줄었다면 삼성전자도 투자 속도를 조절하고 나섰을 것"이라며 "일정대로 증설에 나선다는 것은 우려와 달리 삼성의 애플향 물량이 줄지 않았다는 방증일 수 있다"고 해석했다.
한편으론 삼성전자가 애플 비중이 줄면서 고객사 다양화 차원에서 확보한 퀄컴 등 신규고객 물량에 따른 증설이라는 시각도 있다.
그러나 삼성전자 관계자는 "내년 하반기 양산 일정 외에 구체적인 생산량이나 고객사에 관한 것은 언급하기 어렵다"며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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