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朴 경제민주화, '삼성 금융지주' 빨라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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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정부 '금산분리·금융지주', 삼성 지배구조 개편 '촉각'

[박영례기자] 18대 대통령 선거에서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가 당선되면서 새 정부 출범에 따른 경제민주화 공약 이행에 대한 재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재계는 일단 순환출자 제한 등에 부정적 견해를 보여온 박근혜 후보의 당선에 안도하는 분위기다. 반면 금산분리(금융자본과 산업자본의 분리) 강화 및 중간금융지주사 도입 등에 목소리를 높여왔다는 점에서 향후 이를 골자로 한 경제민주화 정책의 이행 속도 및 폭에 주목하고 있다.

◆금산분리 '촉각'…삼성 정조준?

박근혜 후보의 당선으로 경제민주화 관련 박 후보측이 반대 입장을 보여온 순환출자 제한과 출자총액제한제도 부활 문제는 피할 수 있게 됐다.

그동안 박 후보측은 신규순환출자에 대해서만 규제하고 출자총액제한 부활에는 반대입장을 분명히 했기 때문이다.이에 따라 국내 주요 대기업집단은 순환출자 해소를 위한 막대한 자본 투입 등 부담은 덜 수 있게 됐다.

실제 재벌닷컴 등에 따르면 삼성, 현대자동차, 롯데, 현대중공업, 한진, 한화 등 순환출자 지배구조를 가지고 있는 6개 기업이 이의 해소를 위해 핵심 기업을 지주회사로 전환하게 될 경우 많게는 27조 6천410억원의 비용이 필요할 것으로 추산됐다.

그러나 박 당선인 측이 금산분리 등에 의지를 보여왔던 만큼 금산분리는 속도조절을 하더라도 새정부의 주요 경제정책으로 추진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박 당선인측 금산분리안은 산업자본에 대한 은행 지분 소유 한도를 현행 9%에서 4%로 축소하고 제2금융권의 비금융계열사(제조업) 의결권을 5%로 제한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이와 관련 은행 지분 소유한도 축소는 현재 은행지분을 5% 이상 보유하고 있는 기업이 없다는 점에서 크게 문제 되지 않는 대신 제2금융권의 의결권 제한은 태풍의 눈이 될 공산이 크다. 삼성, 현대 등 총 10대 그룹 25개 회사가 그 영향권에 있는 것으로 추정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역시 그룹간 희비가 엇갈릴 전망이다. 의결권 제한으로 증권, 카드, 보험사 등을 거느리고 있는 삼성, 현대자동차, 한화, 롯데, 현대중공업그룹 등 주요그룹의 타격이 우려되지만 실상 삼성을 제외하고는 핵심 비금융계열사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사례가 많지 않기 때문.

삼성그룹은 핵심 계열인 삼성전자를 비롯해 삼성에버랜드, 호텔신라 등 7개사가 삼성생명, 삼성화재, 삼성카드, 삼성증권 등 금융계열사로부터 5%가 넘는 지분을 출자 받고 있다.

특히 주력계열사인 삼성전자에 대한 이들 금융계열 지분율은 8.47%, 삼성에버랜드 8.64% 선. 각각 3.47%와 3.64%의 의결권을 잃게 되는 셈이다. 이는 삼성전자와 삼성에버랜드가 삼성그룹 지배구조의 정점에 있다는 점에서 이같은 의결권 제한에 따른 후폭풍이 우려되는 대목. 당장 현재의 의결권 유지를 위해 추가 지분 매입 등 막대한 자금투입이 불가피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와 달리 한화와 동부, 현대그룹, 동양그룹의 경우 한화육삼시티, 동부건설, 현대경제연구원, 동양시스템즈 등이 해당돼 그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관측이다.

정치권의 금산분리 강화 방안이 사실상 삼성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을 정조준 하고 있다는 얘기가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재계 관계자는 "표면상 대기업의 금산분리 강화를 표방하지만 실질적으로 삼성그룹의 지배구조를 정조준 하고 있다"며 "의결권 제한에 국한된 게 아니라 금융계열사 지분 자체도 문제가 돼 타격이 클 수 있다"고 우려했다.

◆삼성 '금융지주' 논의 빨라지나

더욱이 박 당선인이 대기업의 금융 계열사의 규모가 일정 수준을 넘을 경우 일반 지주회사 밑에 금융 계열사만 따로 묶는 '중간금융지주회사' 도입을 천명했던 만큼 삼성의 중간금융지주 설립이 현실화 될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삼성측은 이에대한 직접적인 언급을 꺼리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삼성생명 중심의 금융지주 출범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삼성생명은 삼성전자 지분 7.21%를 보유중이며, 삼성전자는 삼성생명의 지주사 전환에 필요한 삼성카드 지분 35.29%를 보유중인 최대주주.

의결권 제한 및 중간금융지주 도입 등에 따라 삼성생명과 삼성전자가 보유중인 이들 지분에 대한 정리작업 등 그 영향을 최소화하는 선에서 논란이 끊이질 않았던 순환출자 해소 및 지배구조 개선작업을 본격화 할 수 있다는 시각이다.

재계 관계자는 "당장의 경제위기 극복 등을 위해 기업들의 투자환경 등 여건 마련을 위해 이같은 규제에 대해서는 완급을 조절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주요 정책사항 이라는 점에서 추진은 불가피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경영권 승계 작업 등을 앞두고 정치권의 요구를 일부 수용할 것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또 현행법상 오는 2015년까지 지주사 전환에 따른 주식 현물출자나 교환에 따른 양도차익에 과세이연이 허용된다는 점에서 삼성의 금융지주 논의가 빨라질 수도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박영례기자 young@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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