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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 이젠 'ETF 스타일'! ①]떴다, ET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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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F, 10살 되기까지

[편집자 주]고속 질주하는 ETF(상장지수펀드)의 상승세가 무섭다. 펀드의 최종 진화단계라고도 하는 ETF는 진입기를 넘어 이제 성장기에 들어서고 있다. 하지만 덩치만 키울 때는 지났다. 질적 성장을 염두에 둘 때다. 지금까지 ETF가 이룬 성과를 돌아보고, 앞으로 이뤄야 할 과제들을 짚어본다.

[이혜경기자] 난세에 영웅이 난다. 한때 간접투자시장을 호령해온 액티브 펀드가 쇠락중이다. 글로벌 금융위기와 재정위기를 거치며 약점을 극복하지 못한 탓이다. 이 틈을 ETF라는 걸출한 신생 주자가 파고들었다. ETF는 10년 만에 국내 펀드시장의 새로운 패자로 등극할 조짐이다.

ETF는 국내 도입 10년 만에 30배 넘게 덩치를 키웠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0월 국내 ETF는 도입 첫해인 2002년 10월보다 자산규모는 3400억원에서 13조4천억원으로, 상품수는 4개에서 129개로, 계좌수는 1만개에서 38만개로 불어났다. 8월말 기준 코스피 일평균 거래대금의 11%에 이를 정도로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커졌다.

글로벌 금융위기로 주식시장의 시가총액이 자고 나면 줄어들었던 지난 2007~2008년에도 ETF는 성장세를 늦추지 않았다. 오히려 2007년 리먼 사태 이후 투자자들은 ETF의 매력에 눈을 떠갔다.

2009년 이후 전체 뮤추얼펀드와 주식형 펀드의 잔고는 계속 줄어들었지만, ETF는 계속 확장 일로였다. 전문가들은 기존 뮤추얼펀드 자금이 ETF로 급격하게 전환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이 같은 과정을 거쳐 2012년 9월말 현재, 국내 ETF는 순자산 기준 세계 10위, 거래대금 기준 세계 5위, 상장종목수 기준 세계 9위로 괄목할만한 성장을 이뤄냈다. 지난 10년 동안 국내 ETF의 연평균 순자산 성장률은 44%나 된다.

ETF의 인기는 비단 우리나라만의 일이 아니다. 세계적으로도 같은 흐름이다. 한국거래소에 의하면 지난 1993년에 ETF는 미국에서 최초로 상장된 후 올해 8월 기준으로 순자산 1조8천억달러, 일거래대금 432억달러, 종목수 4700개로 급성장했다.

맥킨지 보고서에서는 전 세계 ETF가 지난 10년간 연평균 28% 성장했으며, 오는 2015년까지 순자산이 약 5조달러로 현재보다 약 3배가량 불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ETF, 왜 뜰까?

ETF가 이렇게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삼성증권에서는 그 요인을 크게 셋으로 본다. ▲기존 액티브 펀드의 수익률 편차가 커 펀드 선정이 어려워졌고 ▲투자자들의 금융상품 이해도가 높아지면서 매매 편의성, 저렴한 수수료 등 ETF의 장점이 부각됐으며 ▲규제 완화 등 금융당국의 정책변화가 있었다는 점이 그것이다.

ETF는 사실 상품의 속성 자체가 흥미롭다. 우선 펀드와 주식의 속성이 절묘하게 결합되어 있다. ETF는 여러 주식을 나눠서 분산 투자할 수 있는 펀드의 성격에다, 주식처럼 쉽게 매매할 수 있는 편의성을 지녔다.

거래비용도 싸다. 위탁수수료와 운용보수 등을 합한 총보수가 약 0.5%인데, 이는 액티브펀드(2~3%)는 물론, 형제격인 인덱스펀드(1~2%)보다도 한참 낮다. 거래세도 없다.

상품의 종류도 다양하다. 지수형, 주요그룹주형, 채권형, 섹터형, 파생상품형, 해외주식형 등 투자를 원하는 어지간한 분야는 ETF가 두루 포괄하고 있다.

ETF 시장은 2011년에 더욱 두드러진 성장세를 보였다. 2011년 4월 ETF 상장규제 완화 정책 시행이 불을 댕겼다. 이에 작년에만 다양한 기초자산을 담은 ETF들이 40개 이상 새로 상장됐을 정도였다.

여기에다, 시장의 변동성이 커지면서 새로 선보인 파생상품형 ETF 중 레버리지 ETF와 인버스 ETF가 선풍적인 인기를 누리며 ETF 시장을 이끌었다. 레버리지 ETF란 추종하는 지수보다 몇 배 이상 높은 수익을 낼 수 있도록 설계한 ETF이고, 인버스 ETF는 추종 지수와 거꾸로 움직여 급락장에서 매수하면 오히려 수익을 낼 수 있다.

해외 전문가들은 ETF에 대해 '지난 20년간 가장 혁신적인 금융투자상품 중 하나'라는 찬사를 보내기도 했다. 미국의 펀드운용사인 SSGA가 투자전문가들을 대상으로 지난 2008년에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였다.

이혜경기자 vixe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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