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익현기자] "만든 기업 따로, 돈 버는 기업 따로?"
스마트폰 운영체제(OS) 시장에서 안드로이드가 75%를 점유하면서 애플 iOS를 비롯한 경쟁 제품들을 멀찍이 따돌렸다. 점유율 전쟁에선 사실상 승리한 셈이다.
하지만 안드로이드 보급이 확산될수록 구글보다는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MS)가 더 많은 돈을 번다고 벤처비트가 13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벤처비트에 따르면 애플과 MS는 내년에 올릴 안드로이드 관련 수익이 구글보다 6배 가량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HTC 등 연이어 애플-MS와 라이선스 계약
안드로이드와 관련해 '재주는 구글이 부리고 돈은 애플이나 MS가 버는 구조'가 생긴 건 특허 때문이다. 안드로이드 제조업체들이 애플이나 MS에 적잖은 로열티를 지불해야 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보자. 애플은 지난 주말 HTC의 특허 소송을 중단하고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다. 두 회사는 구체적인 라이선스 조건은 공개하지 않았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HTC가 애플에 스마트폰 한 대당 6~8달러 가량을 지불하는 조건일 것으로 보고 있다.
HTC는 애플과 합의하기 전에 MS와도 스마트폰 한 대당 5달러의 로열티를 지불하기로 했다. HTC가 애플과 MS에 지불하는 로열티가 스마트폰 한 대당 11~13달러 수준에 이른다는 얘기다.
MS는 LG, 에이서, 삼성을 비롯한 다른 안드로이드 업체들로부터도 스마트폰 한 대당 5달러의 로열티를 받기로 했다.
반면 구글이 안드로이드 업체들로부터 받는 로열티는 한 대당 1.70달러 수준에 불과하다. MS와 애플 로열티를 합한 금액의 6분의 1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재주는 구글이 부리고, 돈은 애플-MS가 번다
물론 지금 당장 이런 계산대로 되는 건 아니다. 그러긴 위해선 MS와 애플이 HTC 이외 다른 업체들과도 같은 라이선스 계약을 맺어야 한다.
현재 삼성을 비롯한 상당수 안드로이드 업체들은 현재 애플과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하지 않고 있다. 특히 애플과 특허 전쟁을 벌이고 있는 삼성은 "절대 타협하지 않는다"고 선언한 상태다.
따라서 앞으로 특허 분쟁이 어느 쪽으로 튀느냐에 따라서 향배가 달라질 수도 있다.
그렇더라도 MS가 HTC 이외 여러 안드로이드 업체들과 체결한 라이선스 계약만으로도 구글보다 더 많은 로열티를 챙기고 있다. 여기에 애플까지 가세하게 되면 '재주는 구글이 부리고, 돈은 애플과 MS가 버는 구조'가 될 가능성이 많다.
김익현기자 sini@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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