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분노 "盧-金 녹취록 사실이면 책임지겠다"

[채송무기자] "정문헌 의원 말이 사실이라면 내가 책임지겠다."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가 분노했다. 문 후보는 작심한 듯 강한 어조로 새누리당 정문헌 의원이 주장한 지난 2007년 노무현-김정일 비밀 회담의 녹취록과 관련해 진실 규명을 요구했다.

문 후보는 12일 평택 해군2함대 사령부를 방문한 자리에서 "정문헌 의원의 발언 내용은 결코 어물쩡 넘어갈 수 없다"며 "빠른 시일 내 사실 여부가 규명돼야 하고 규명된 결과에 따라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했다.

문 후보는 "정 의원의 발언 내용이 사실이라면 제가 책임지겠다. 돌아가신 노무현 대통령 대신 제가 사과드리겠다"며 "제가 대통령 후보로서 그것이 저의 잘못임을 인정하고 그 토대 위에서 국민들로부터 평가받겠다"고 격앙된 목소리를 냈다.

문 후보는 "그러나 사실이 아니라면 정문헌 의원과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가 책임져야 할 것"이라며 "진실 규명 방법은 간단하다. 우선 정문헌 의원이 면책 특권 뒤에 숨지 말고 국민들 앞에 나서 사실 여부를 밝혀야 한다. 만약 근거 없이 말했다면 빨리 사과해야 한다“고 했다.

진실 규명 방법으로는 정 의원이 녹취록을 갖고 있다고 말한 국정원과 통일부가 존재 여부를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 후보는 "국정원장과 통일부 장관은 즉시 그런 녹취록이 존재하는지 여부를 밝혀달라“며 "그것이 존재하지 않는다면 그것으로 사실 관계가 규명되는 것으로 만약 존재한다면 그 녹취록을 저에게 보여달라. 제가 확인해서 사실이라면 책임을 지겠다"고 역설했다.

문 후보는 새누리당이 주장하는 국정조사는 받을 수 없음을 분명히 했다.

문 후보는 "국정조사가 왜 필요한가. 녹취록이 있다는 것 아닌가. 있는지 없는지 국정원장과 통일부 장관이 밝히면 된다"며 "하루 이틀이면 간단히 확인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문 후보는 이번 사건을 새누리당의 색깔론으로 규정하고 맹비난했다. 문 후보는 "새누리당이 선거 때마다 색깔론이나 북풍으로 국민들을 호도하려는 구태 정치를 습관적으로 되풀이하고 있다"며 "국민들의 심판을 받을 것"이라고 힐난했다.

문 후보는 "정문헌 의원은 선거 국면에서 상대 당의 대선 후보를 흠집내기 위한 허위 발언을 한 것에 대해 직접 책임져야 한다"며 "새누리당과 박근혜 후보도 그에 대해 사과하고 새누리당에 구태 정치가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국민들 앞에 분명한 약속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 후보는 정문헌 의원이 주장한 비밀 회담 자체에 대해서 부인했다.

문 후보는 "결국 문제는 녹취록이나 비밀 대화록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왜냐면 두 사람만의 비밀 회담이 없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