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소 "국내 ETF, 2020년엔 120조원대로 키운다"

[이혜경기자] 올해는 ETF(상장지수펀드)가 국내에 도입된 지 10주년되는 해다.

국내 ETF 시장의 올해 순자산 규모는 12조4천억원으로, 도입 첫해보다 39배나 성장했다. 세계 ETF시장에서 국내 ETF 시장은 10위를 차지하고 있다.

국내 상장된 ETF 종목은 129개, 투자자 참여계좌는 38만개에 이르러 대중화 시대에 진입하고 있다. ETF업계 종사자수는 도입 첫해 20여 명에서 250여 명으로 증가해 상당한 고용 창출 효과도 보이고 있다.

한국거래소는 4일 서울 여의도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오는 2020년에는 국내 ETF 시장을 순자산 120조원, 상장종목수 350개로 세계 7위권으로 키우겠다"며 ETF 성장 포부를 전했다.

김진규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장(부이사장)은 이를 위해 ▲질적 성장을 위한 제도적 기반 구축 ▲해외지수를 이용한 신상품 도입 ▲기관투자자 비중 확대와 역할 강화 ▲투자자 보호를 위한 시장관리 선진화 등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김 본부장은 "진입과 퇴출 강화 및 신상품 도입을 위한 상장규정을 정비하고, 상장 심사의 일관성과 투명성을 위해 상장심사 가이드라인을 제정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해외ETF의 국내 상장과 합성복제 방식을 통해 새로운 ETF도 소개한다는 방침이다.

또 아직은 개인투자자 비중이 높지만, 앞으로는 퇴직연금 등의 시장참여 유도, ETF 매매 증권사의 역할 강화, 기관투자자 대상 교육 강화 등으로 기관투자자의 비중과 역할을 강화할 예정이다.

아울러 투자자 보호를 위해 레버리지·인버스 등 파생형 ETF에 대해서는 규제를 지속하고, 소규모·저유동성 ETF는 정비에 나선다. 아직 세분화되지 않은 ETF는 유형별로 구분해 관리하고, 가격안정화 장치도 도입을 검토하기로 했다.

거래소 측은 "2002년에 출범한 국내 ETF시장은 2009년에 자본시장법이 시행되며 본격적으로 형성됐다"며 "그동안은 양적 성장에 몰두했으나, 이제는 질적 성장으로 변화할 시점"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