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은미기자] 폐 조직이 딱딱하게 굳는 '폐섬유화'를 유발하는 가습기 살균제에 인체에 해가 없다는 표시를 붙여 판매한 4개 업체가 검찰에 고발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23일 인체에 해로운 가습기 살균제를 판매하면서 표시광고법을 위반한 옥시레킷벤키저, 홈플러스, 버터플라이이펙트, 아토오가닉 등 4개 업체·대표이사를 검찰에 고발했다.
4개 업체 대표이사들이 기소되면 최고 2년의 징역 처벌을 받는다.
공정위는 4개 업체에 시정명령을 내리고, 총 5천2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롯데마트와 글로엔엠도 인체에 해로운 가습기 살균제를 판매했지만, 인체에 안전하다는 표현을 사용하지 않아 고발되지는 않았다.
공정위가 고발한 4개 업체는 폐 손상을 유발하는 PHMG(polyhexamethylene guanidine), PGH(Oligo(2-(2-ethoxy)ethoxyethyl guanidium chloride)을 성분으로 하는 가습기 살균제 용기에 '인체에 안전한 성분을 사용했다'는 표시를 붙였다.
질병관리본부는 역학조사와 동물 독성실험을 해 PHMG과 PGH가 폐 손상에 인과관계가 있다고 결론을 내렸다.
PHMG나 PGH가 포함된 가습기 살균제를 사용한 소비자 중 최소 10명이 폐질환으로 사망했다.
이들 업체가 제조한 가습기 살균제는 모두 수거됐고, 현재 의약외품으로 관리되고 있다.
공정위는 소비자가 가습기 살균제를 사들인 것은 인체에 안전하다는 업체의 표기를 신뢰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태휘 서울사무소 소비자과장은 "국민의 생명과 건강에 관련된 제품은 충분한 검증 이후 안전성이 확보된 제품만 판매돼야 한다"며 "유해성이 있는데도 제대로 표시되지 않는 제품이 있는지 지속적으로 감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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