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1 최강 이제동·이영호, 스타2 실력은 아직…

[허준기자] '리쌍'이라 불리며 스타크래프트1 최강자로 군림했던 8게임단 이제동과 KT 롤스터 이영호가 스타크래프트2 프로리그 개막전에서 나란히 패했다.

이제동과 이영호는 지난 20일 서울 용산구 아이파크몰 e스포츠 상설 경기장에서 열린 SK플래닛 스타크래프트2 프로리그 시즌2 개막일 경기에 출전했다. 두 선수는 모두 스타크래프트2로 치러지는 후반전에 출전하면서 현장 분위기를 뜨겁게 달궜다.

스타1 최강자의 스타2 실력이 궁금한 팬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이제동과 이영호는 출전만하면 대부분 승리를 따내는 명실공히 팀의 에이스들. 두 선수들이 스타크래프트2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주느냐에 팬들과 e스포츠 관계자들의 이목이 집중됐다.

결과적으로 '리쌍'은 모두 패했다. 이제동은 SK텔레콤 정윤종에게 이영호는 CJ 김정우에게 덜미를 잡혔다.

이제동은 바퀴를 다수 생산하는 전략으로 정윤종과 상대했다. 이제동은 바퀴 병력을 우회시켜 상대 본진을 공략하는 전술로 승기를 잡는 듯 했지만 정윤종의 파수기와 불멸자 조합에 무릎을 꿇었다.

이영호도 김정우의 저글링, 맹독충 공격에 무너졌다. 이영호는 해병과 공성전차로 방어선을 구축했지만 김정우의 맹공을 이겨내지 못했다. 토르까지 생산하며 방어에 나선 이영호지만 빠르게 추가되는 김정우의 병력을 막아낼 수 없었다.

'리쌍'과 함께 '택뱅'이라 불리며 스타크래프트1을 제패했던 SK텔레콤 김택용과 삼성전자 송병구는 개막전에 모습을 드러내지 못했다. 두 선수는 스타크래프트1으로 진행되는 전반전 3세트 엔트리에 이름을 올렸지만 팀이 전반전을 2대0으로 승리하면서 경기에 출전하지 못했다.

한편 '리쌍'이 고개를 숙인 것과는 반대로 개막전부터 스타크래프트2에서 주목받는 신예도 탄생했다. KT 원선재와 공군 손석희가 그 주인공.

원선재는 에이스 결정전 승리까지 하루에 2승을 쓸어 담으며 KT의 신데렐라로 떠올랐다. 원선재는 지난해 프로게이머 생활을 시작해 공식전 출전 경험이 전무한 선지만 데뷔전인 20일 경기에서 CJ 정우용과 김정우를 상대로 압도적인 승리를 따냈다.

공군 손석희도 공중병력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며 강한 인상을 남겼다. 공허포격기와 우주모함 등 공중 병력을 생산한 손석희는 모함까지 선보이며 삼성전자 신노열을 압도했다.

e스포츠업계 관계자는 "이제동과 이영호가 개막전에서 패했지만 아직 스타크래프트2에 익숙하지 않아 나오는 잘못된 상황판단이나 실수들이 눈에 보였다"며 "시간이 흐를수록 경기력은 좋아질 것으로 보인다. 원선재, 손석희 등 새롭게 떠오르는 선수들과 택뱅리쌍 등 기존 강자들의 대결이 프로리그를 흥미롭게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