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현주기자] KT스카이라이프가 3D 방송 채널 중단의 뜻을 밝히며 삼성전자와 LG전자를 맹비난하고 나섰다. 3D TV로 많은 매출을 올리면서 국내 3D 활성화를 위한 환경 조성에는 도움을 주지 않는다는 이유다.
16일 문재철 KT스카이라이프 사장은 광화문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3D 채널 중단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3D TV 사업자인 삼성전자와 LG전자의 비협조 속에서 콘텐츠 제작 부담을 홀로 떠안으며 3D 사업에서 적자를 계속 감당하긴 힘들다는 게 문 사장의 설명이다.
문 사장은 "지난 4월 중순 방송통신위원회에 3D 방송 중단을 위한 이용약관 변경을 구두로 전한 상태"라며 "페이퍼뷰(pay per view) 채널부터 중단 절차에 들어가고 이후 실시간 3D 방송 채널도 시청자들의 양해를 구한 뒤 중단하겠다"고 말했다.
◆"2억들인 콘텐츠 1천만원에 사겠다니"
문 사장에 따르면 지난 2년4개월동안 KT스카이라이프가 3D 채널 사업에 들인 비용은 270억이지만 매출은 30억원에 불과하다. 이 중 5억~6억원이 광고 수익이고 나머지가 정부 지원이다.
문 사장은 3D 콘텐츠 제작을 KT스카이라이프가 혼자 떠앉는 것에 대한 극한 부담감을 토로했다. 특히 3D TV를 판매하는 삼성전자와 LG전자에 대한 서운한 마음을 쏟아냈다. 3D 사업에 있어 다각도로 협력을 요청했으나 두 회사 모두 무관심했다는 것.
KT스카이라이프는 지난해 4월 LG전자와 3D 콘텐츠 협력을 하기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으나 올해 4월 무산된 바 있다.
이에 대해 일각에선 KT가 IPTV 사업의 경쟁 서비스인 스마트TV 진영과의 제휴를 꺼려하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왔지만 문 사장은 이에 대해 "전혀 관계 없는 일"이라고 잘라 말했다.
문 사장은 LG전자가 3D 콘텐츠의 제 값을 쳐주지 않는다는 것을 지적했다. 그는 "1시간 분량 3D 콘텐츠를 제작하려면 2억원이 드는 데 LG전자는 이를 1천만원에 사겠다는 데 어떻게 협력이 지속될 수 있는가"라고 말했다.
◆"삼성·LG에 3D 채널 위탁 운영 제안했었다"
KT스카이라이프는 또 지난달 초 삼성전자와 LG전자에 자사 3D 채널을 위탁 운영 해줄 것을 제안했다고 문 사장은 밝혔다. 하지만 양측모두 전혀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는 것. 문 사장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LG전자는 관심이 없고 돈이 없다는 의사를 밝히며 거절했다.
문 사장은 "LG전자는 해외에서 3D TV로 수천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삼성전자도 북미에서 자사 3D TV 영역을 한창 넓혀가고 있다"며 "국내 3D 환경 조성에는 푼돈 투자도 안한다는 건 문제"라고 비난했다.
또 "온갖 협력을 요청했지만 2년4개월동안 방통위로부터 받은 24억원이 전부"라며 정부에 대한 원망도 드러냈다.
KT스카이라이프는 이달 중으로 페이퍼뷰 채널을 중단하는 것을 시작으로 3D 방송을 접는 절차에 들어갈 계획이다.
하지만 문 사장은 "돌파구가 없다면 3D 방송을 중단할 것"이라며 업계 협력을 이끌어 낸다면 중단 결정을 번복할 수도 있음을 내비쳤다.
삼성전자와 LG전자 모두 이에 대해 "특별히 밝힐 입장이 없다"고 했다. LG전자의 경우 MOU 무산과 관련 "3D 사업에 있어 관련 업계와 비즈니스 적으로 잘 해결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KT스카이라이프의 3D 중단 입장 발표에 대해 업계에서는 "3D 방송사업은 공익 사업이 아닌 사기업의 영리사업에 불과한데 투자 안하는 관련 업계를 비난하는건 의아한 일"이라는 지적과 "사기업이라 해도 방송 사업은 공공의 성격을 띄고 있어 산업 발전을 위해 범 업계적 협력이 필요하다"는 견해가 공존하고 있다.
강현주기자 jjoo@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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