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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준]중견기업 웹보드게임 진출, 바람직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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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자정 노력 퇴색될까 걱정

[허준기자] 최근 중견게임업체들의 웹보드게임 사업 진출이 늘어나고 있다. 일명 고스톱, 포커류 게임으로 불리는 웹보드게임을 서비스해 게임 이용자 풀을 확보하겠다는 의지다.

라이브플렉스가 엠게임의 웹보드게임들을 게임포털 게임클럽을 통해 제공하기로 결정했고 오디션으로 잘 알려진 와이디온라인도 자체 개발팀을 가동해 웹보드게임을 개발 중이다. 개발이 완료되면 자체 게임포털 엔돌핀을 통해 서비스한다는 계획이다.

회사 실적이 좋지 않은 중견 기업들이 웹보드게임으로 활로를 모색하려는 심정은 이해할 수 있다. 현재 메이저게임포털로 불리는 한게임이나 피망, 넷마블 등이 웹보드게임으로 이용자들을 확보하면서 성장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웹보드게임이 사행심을 조장할 수 있는 사행성 모사게임이라는 점에서 이같은 행보가 게임업계 전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웹보드게임은 매년 국정감사 시즌마다 여야 국회의원들로부터 지적을 받았다. 사행심을 조장하는 사실상의 온라인 도박장이라는 지적인 것이다. 그만큼 웹보드게임이 사회적으로 좋지 않은 인식을 심어줄 수 있는 게임이라는 증거다.

업계 일각에서는 웹보드게임을 아예 사행성감독위원회가 관리해야 하는 것이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때문에 기존에 웹보드게임을 서비스하던 기업들도 자체 정화 노력에 나서고 있다. 게임업계는 자율적으로 웹보드게임의 하루 이용시간을 10시간으로 제한하기로 결정했다.

웹보드게임으로 가장 많은 매출을 올리고 있는 NHN 한게임은 웹보드게임 매출을 줄이기 위해 자체적으로 프로모션을 자제하면서 온라인게임 배급 사업에 열을 올리고 있다.

네오위즈게임즈도 '그린피망'을 선포하면서 웹보드게임에 무분별하게 진행되는 프로모션 가이드 라인을 세우고 웹보드게임 매출 비중을 크게 줄이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바 있다.

이처럼 웹보드게임으로 인한 사행심 조장이라는 굴레를 벗기 위해 노력중인 가운데 중견 업체들이 웹보드게임으로 진출하는 모습은 곱게 보이지 않는다. 사행성조장 이미지를 탈피하려는 업계의 자정노력이 퇴색할지도 모른다.

게다가 업계 전문가들은 향후 웹보드게임으로 드라마틱한 매출 상승을 기대하기도 어렵다고 분석하고 있다. 한게임과 피망, 넷마블이 삼분하고 있는 웹보드게임 시장에 후발주자들이 진입해 성공한 사례가 거의 없다.

한빛소프트가 지난 2009년 맞고게임 '온맞고'와 포커게임 '7포커'를 게임포털 한빛온에 추가했지만 이용자들의 관심을 끌지 못하고 이내 서비스를 종료했다. 초이락게임즈도 게임포털 '놀토'에 개그맨 김병만을 내세운 '달인맞고', '달인섯다' 등을 론칭했지만 그 효과는 미미한 수준이다.

게임 업체들로서는 부정적인 이미지를 감수하고서라도 매출을 확대하고 이용자를 유입시켜야 한다고 판단할 수 있다. 그럼에도 얻는 것 보다 잃는 것이 더 많지 않을까 하는 의구심을 지울 수 없다. 그래서 기존 업체들도 웹보드게임 숫자를 줄여나가기를 기대한다.

특히 새로 시작하려는 업체들은 결국 이런 게임들이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부메랑으로 돌아올 수 있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허준기자 jjoony@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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