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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와 금융의 조화 '스마트 브랜치' 가 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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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층-고연령층 서비스 이용 엇갈려

[김국배기자] 스마트 브랜치가 화두다. 지난해 한국씨티은행과 한국스탠다드차타드은행이 스마트 브랜치를 연 이후 최근에는 KB국민, 신한, 우리, 기업은행이 이에 대한 개설을 선언하는 등 금융권은 '스마트 브랜치'와 스마트 뱅킹에 힘을 쏟고 있다.

스마트 브랜치를 개설한 은행들은 IT를 이용해 점포와 인원을 줄이고 고객이 스스로 은행업무를 볼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

지난해 한국씨티은행과 한국스탠다드차타드은행이 스마트 브랜치를 개설한 이래 1년여가 흐른 2012년 4월, 두 은행의 스마트 브랜치는 어떤 풍경일지 기자가 직접 방문해 보았다.

◆창구직원 도움 없이 혼자서 해결...통장개설에 5분 안 걸려

지난 17일 기자는 서울 목동에 있는 한국씨티은행의 스마트 브랜치를 찾았다. 지점 바깥 유리벽에 설치된 커다란 스크린이 먼저 기자의 시선을 끌었다. 스크린에는 금융용어에 대한 설명, 주가, 유가, 날씨 등의 정보가 흐르고 있었다.

문을 열고 들어서자 오른편에 위치한 두 개의 흰색 스크린. 바로 '워크벤치'다. 고객이 스스로 업무를 볼 수 있게 하는 한국씨티은행 스마트 브랜치의 핵심요소다.

기자가 직접 워크벤치를 통해 통장을 개설해 보기로 했다. 먼저 화면을 터치하니 모니터 옆에 놓인 신분증 스캐너 단말기에 신분증을 넣으라는 문구가 나왔다. 신분증을 스캔하고 난 뒤엔 곧이어 상품선택 화면이 떴다.

원하는 거래를 선택하자 인적사항과 가입절차에 따른 화면들이 차례로 노출됐다. 모니터에 뜬 가상키보드를 이용해 요구하는 정보를 기입하고 관련동의서에 체크를 하면 끝. 여기까지 걸린 시간이 5분이 채 안 걸렸다.

물론 아직 도입 초기라 부족한 점도 보였다. 워크벤치에서 할 수 있는 업무는 인터넷뱅킹, 통장개설, 카드발급 등의 4가지로 제한돼 있다. 또한 고객이 워크벤치에서 잘못된 정보를 기입할 경우에는 창구 직원을 통해 수정해야 하는 번거로움도 있었다.

◆젊은층은 비교적 사용에 적극적...주택가보다 직장부근 사용 활발

또 다른 스마트 브랜치인 한국스탠다드차타드은행 강남점은 회사들이 밀집한 서울 강남역 부근에 자리잡고 있었다. 유동인구가 많은 지역이다보니 스마트 브랜치를 활용하는 사람들도 심심치 않게 눈에 들어왔다.

한국스탠다드차타드은행 스마트 브랜치는 화상상담 시스템을 설치해 고객의 필요에 따라 본점에 있는 투자전문가들과의 상담을 지원하고 있다. 또한 고객들은 '디지털 머천다이징' 시스템을 통해 커다란 스크린으로 대기시간 동안 환율, 상품정보 등의 금융정보를 확인하거나 게임을 즐길 수도 있다.

한국스탠다드차타드은행 관계자는 "주로 우수고객들이 프라이빗뱅킹(PB) 등을 위해 화상상담을 요청하지만 요즘은 젊은층도 간혹 투자상담에 대한 관심을 보이기도 한다"고 말했다.

VIP 고객 27명을 대상으로 지급한 전자태그(RFID Tag)는 그리 활발히 사용되고 있지는 않았다. 주로 프라이빗뱅킹(PB)이나 자산관리 상담을 하는 우수고객들의 경우에는 사전에 약속을 하고 방문하기 때문이다.

전자태그는 '지능형 순번표시 시스템'을 위한 것으로, 고객이 이를 소지하고 출입문을 통과할 경우 담당 상담원에게 알림메시지를 보내 더 빠른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게 하려는 취지에서 도입됐다.

이밖에 한국스탠다드차타드은행은 지난해 12월 종로와 서초 지역에 스마트뱅킹 센터를 열었다. 스마트뱅킹 센터는 창구에서 고객이 찾아오기를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직접 '찾아가는 서비스'를 통해 고객의 시간을 절약해주는 것이 기존 영업점과의 차별점이다. 이에 따라 센터 내 상주하는 상담직원도 둘 뿐이다.

서초 스마트뱅킹 센터 관계자는 "하루 평균 50여명의 고객이 방문한다"면서 "스마트뱅킹 센터는 젊은층의 '셀프뱅킹'을 돕는 것이 주목적"이라고 전했다.

◆ 새로운 서비스 적극적으로 활용 안해...고연령층은 '면대면' 더 선호

상대적으로 한국씨티은행 스마트 브랜치 안은 한적했다. 무엇보다 이날 워크벤치를 통해 업무를 보는 사람은 찾아볼 수 없었다. 심지어 몇몇 사람들은 창구가 만원이어도 워크벤치를 이용하기보다 기다리는 것을 택하기도 했다.

한 지점관계자는 "고객들이 새로운 방식보다는 '늘 해오던 방식'을 편하게 여긴다"며 "설령 고객에게 워크벤치의 사용을 권한다고 해도 '창구에서는 안 하냐'라는 대답이 돌아오는 게 일반적"이라고 말했다.

주택가에 위치한 탓에 젊은 직장인들보다 'IT 접근성'이 떨어지는 주부나 노인이 주된 고객인 것도 스마트 브랜치의 활용도가 낮은 이유 중 하나였다. 특히 스마트 기기의 '터치' 방식에 익숙하지 않은 노인 고객층의 경우에는 아직까지 '비대면'보다 '면대면' 방식을 선호했다.

한국씨티은행 목동지점의 김영숙 차장도 "지난 2월초부터 워크벤치에 인터넷뱅킹 외에 다른 업무들이 추가됐다"면서도 "지금까지 워크벤치로 업무를 처리하는 고객은 손가락에 꼽을 정도"라고 말을 보탰다.

한편, 한국씨티은행 스마트 브랜치는 기존의 목동점을 '업그레이드'해 지난 2011년 2월 문을 열었다. 앞으로도 한국씨티은행은 스마트 브랜치를 꾸준히 늘려나갈 계획이다.

김국배기자 vermeer@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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