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송무기자] 4.11 총선을 이틀 앞두고 여야가 모두 '자신이 위기'라며 마지막 지지층 결집을 위한 엄살을 부리고 있다.
이혜훈 새누리당 종합상황실장은 9일 평화방송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야당이 연대를 하게 되면 어느 한 당이 1당이 될지 안 될지 모르지만 두 당이 합쳐지게 되면 과반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라며 "거야를 견제해달라 국민에게 호소드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또 "2010년 지방선거 당시에도 새누리당이 압승을 하는 것으로 여론조사 결과가 발표됐는데 뚜껑을 열고 보니 참패였다"며 "최근 큰 선거에서 (새누리당이) 여론조사보다 8% 정도 적게 나오고 심지어 어떤 지역은 18~20% 가까이 적게 나온다. 숨어있는 야당표가 5%는 넘을 것 같다"고 마지막 지지층 결집을 호소했다.
박선숙 민주통합당 선거대책본부장도 지난 8일 기자간담회에서 "전국 70여개 지역에서 초접전의 피말리는 싸움이 벌어지고 있다"며 "기득권을 지키고자 하는 이명박근혜 새누리당의 전통적지지 세력이 역대 어느 선거보다 놀라운 수준으로 똘똘 뭉치고 있다"고 위기감을 표했다.
박 본부장은 또 "역대 선거에서 여권의 지지층이 이렇게 일찍 결집된 적이 없었다. 여권의 지지층은 이미 3월 중순부터 결집해 있어 선거 초반 불리했다"며 "그러나 아직도 후보를 결정하지 못한 중간지대의 유권자가 10~15% 남아 있는데 야권 지지자들인 이들이 투표장에 올지 안 올지가 굉장히 중요한 문제"라고 했다.
한편, 박 본부장은 투표율이 60% 이상이 돼야 야권이 유리할 것이라고 분석하기도 했다. 그는 "역대 어느 선거보다 보수층이 단단하게 결집하고 있기 때문에 60% 이상의 투표율이 돼야 접전지에서 야권 단일 후보가 승리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 처럼 선거일 막판 정치권은 왜 '저마다 위기'라고 이야기할까. 이는 자신의 지지층에게 위기감을 불러일으켜 결집시키고 상대 지지층들을 이완시키기 위한 호소로 풀이된다.
선거는 무엇보다 자신의 지지층을 굳게 결집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상대의 지지층이 승리를 자만하면 좋다. '나 하나 쯤'이라는 마음으로 투표에 참여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박빙의 승부가 이어졌던 지난해 10.26 서울시장 재보선 당시 박원순 야권단일 후보 측 우상호 대변인은 선거 당일 논평을 통해 "오후 4시 현재 박빙이지만 박 후보가 밀리는 비상 상황"이라고 했고, 이후 SNS 등을 통해 야권 지지층은 투표 독려 운동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결과는 박원순 야권단일 후보 53.4%, 나경원 한나라당 후보 46.2%로 박 후보의 7.2% 승리로 끝났다.
이번 선거에서는 역대 어떤 선거보다 새누리당과 야권단일 후보 간 박빙의 초접전을 벌이고 있는 지역이 많다. 그만큼 각 정당은 선거 막판 자신의 지지층을 결집하고 남은 중간층을 흡수하는데 총력을 다하고 있다.
불과 이틀 남은 4.11 총선에서 여야의 이같은 자체 분석 중 누가 엄살이었는지를 살펴보는 것도 선거를 관전하는 하나의 묘미가 될 것으로 보인다.
채송무기자 dedanhi@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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