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은미기자] 공정거래위원회가 한·EU FTA와 관련해 가격 인하 정도가 미흡한 전기다리미, 전기면도기, 전동칫솔, 후라이팬, 위스키 등 5개 품목에 대해 가격비교 정보를 제공하기로 했다.
또 관세 철폐 품목 등을 대상으로 유통과정에서 불공정거래행위가 있었는지 여부도 조사할 계획이다.
김동수 공정거래위원장은 5일 신세계백화점 강남점과 킴스클럽 강남점을 방문해 한·EU와 한·미 FTA 체결로 인해 관세가 사라진 수입제품들의 소비자 가격이 실제 인하로 이어지고 있는지 여부를 확인했다.
그동안 한·칠레 및 한·EU FTA가 발효돼 관세가 철폐 내지 인하됐음에도 불구하고 수입제품들의 실제 소비자 가격은 인하되지 않고 있다는 문제가 제기돼 왔기 때문이다.
이날 점검 결과 위스키의 경우 5%의 관세 인하에도 불구하고 '발렌타인 17년산 위스키'는 FTA 전·후로 동일하게 14만5천원에 판매되고 있었다.
기존 8%의 관세가 완전 철폐된 공산품의 경우, 브라운 전동칫솔(모델명 MD20)은 14만9천원, 테팔 전기다리미(모델명 FV5350)는 11만2천800원, 휘슬러 후라이팬(모델명 프리미엄알룩스 26cm)은 17만5천으로 가격 변동이 전혀 없었다.
소폭 인하되는 경우도 있었다. 필립스 면도기(모델명 RQ1250)는 27만1천200원에서 26만2천500원 3% 정도 인하됐으며, 미국산 키친에이드 냉장고(모델명 KSBS25IVSS)는 550만원에서 520만원으로 5% 정도 가격이 인하되는데 그쳤다.
약 50%의 관세가 완전 철폐된 미국산 오렌지·포도 주스의 경우에도 160mL짜리 웰치스 오렌지·포도 주스의 가격은 1천원으로 변동이 없었다.
가격 하락 폭이 가장 큰 품목은 미국산 오렌지, 아몬드, 호두 등 식품류이었다. 개당 1천480원에 판매되던 오렌지는 1천100원(25% 인하), 100g당 2천400원이던 아몬드는 2천160원(10% 인하), 호두는 100g당 3천원에서 2천760원(8% 인하)으로 인하됐다.
미국산 와인(조단 까베르네쇼비뇽 750)은 한·미 FTA 발효 이후 18만원에서 16만원으로 가격이 11% 내렸다.
김동수 위원장은 "FTA로 인한 관세인하 효과가 소비자가격의 인하로 이어지고 궁극적으로 소비자들의 후생 증대로 이어져야 한다"면서 "일부 인기가 많은 고급 제품의 수입업체 및 판매업체들이 관세 인하분을 소비자에게 돌려주지 않고 내부 이익으로 흡수하는지 여부 등을 면밀히 모니터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공정위는 소비자원과 협조해 한·EU FTA와 한·미 FTA와 관련해 관세가 즉시 철폐되거나 관세 인하율이 큰 품목들의 소비자가격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 할 계획이다.
가격이 내리는 정도가 미흡했던 전기다리미, 전기면도기, 전동칫솔, 후라이팬, 위스키 등 5개 품목에 대해서는 가격비교 정보 제공 대상으로 선정했다.
이들 품목에 대해서는 소비자단체 및 소비자원과 협력해 유통단계별 가격수준 및 그 원인 등을 분석한 정보를 제공할 예정이다.
한·미 FTA와 관련해서는 일상 생활에 밀접한 오렌지, 체리, 오렌지주스, 포도주스, 와인, 맥주, 아몬드, 호두, 옥수수, 샴푸, 자동차, 냉장고, 세탁기 등의 미국산 13개 품목의 소비자가격을 매주 점검한다.
또한 공정위는 관세 철폐 품목 등을 대상으로 유통과정에서 불공정거래행위가 있었는지 여부도 조사해 공정거래법 위반행위가 확인되면 엄중 조치할 방침이다.
정은미기자 indiu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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