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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가인하' 소송 제약업계 백기 투항…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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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장사 일성신약 이어 줄줄이 취하

[정기수기자] 차라리 안 하느니만 못하게 됐다. 내달 1일 시행을 앞두고 있는 일괄 약가인하 고시를 놓고 보건복지부를 상대로 제약사들이 제기한 약가인하 소송의 모양새가 딱 그렇다.

당초 이번 약가인하 소송에는 80~100여개 제약사가 참여해 정부와 한판 소송전을 벌일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뚜껑을 열자 일부 중소제약사만 참여했던 부진한 소송 상황이 그마저도 미리 백기를 드는 형국이다.

약가인하 소송에 참여한 제약사 중 일성신약과 다림바이오텍은 소송을 지난 29일 취하했다. 이날 이들 대리인인 법무법인 태평양은 서울행정법원에 소 취하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앞서 한국제약협회 이사장을 맡고 있는 윤석근 일성신약 대표는 이날 제약협회 이사회 직후 브리핑을 통해 "복지부와 정책 협의를 진행하면서 동시에 소송을 끌고가는 것은 이율배반적이라 판단했다"며 "뒤에 칼(소송)을 숨겨놓고 웃으며 업계 현안을 협의할 순 없지 않느냐"며 취하 결정 배경을 밝혔다.

일성신약이 소송을 취하하게 됨으로써 일성신약과 공동으로 소송을 제기한 에릭슨 제약 또한 현재 소송에서 물러나게 됐다.

KMS제약 역시 내부회의를 거쳐 오늘(30일) 내로 소송을 취하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아직 소송 취하 계획은 없는 곳은 개인사업자인 큐어시스뿐이다. 결국 첫 소송이 제기된 지 20여일 만에 먼저 백기를 든 제약업계의 전의 상실로 약가인하 소송은 싱겁게 끝나게 됐다.

용두사미로 마무리된 이번 약가인하 소송을 두고 복지부와의 업계 내부에는 다양한 분석이 나오고 있다.

소송 취하를 결정한 제약사들이 복지부 압력은 없었다고 밝혔지만, 실제 소송 후 무언의 전방위적 압박에 부담을 느꼈다는 것.

실제 그동안 정부는 일괄약가인하 제도 시행에 맞춰 리베이트 조사, 혁신형제약기업 선정 등을 내세워 제약사들에게 압박의 수위를 높여왔다.

한 제약업계 관계자는 "정부와 불편한 관계를 가져봤자 득보다 실이 많다고 판단했을 것"이라며 "소송을 제기한 회사에 정부가 보복성 조치를 취할 것이란 얘기도 있었다"고 말했다.

또 약가인하 대상에 포함된 품목이 회사마다 달라 각기 다른 이해관계에 놓인 제약사들이 공동으로 소송을 제기하기에는 현실적으로 무리가 있었다는 지적이다.

게다가 상위제약사들은 혁신형 제약기업 선정 등으로 인해 정부의 눈치를 보며 소송 참여를 꺼렸고, 제약협회 이사장 자리를 둘러싼 업계 갈등으로 제약업계는 분열 형국에 놓인 상황이다.

복지부는 오는 4월 1일부터 일괄 약가인하 제도를 본격 시행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총 1만3천800여개 보험의약품 중 47%인 6천500여개 약의 가격이 평균 약 22% 떨어지며, 절감되는 보험재정은 연간 1조7천억원에 달한다.

한편, 서울행정법원은 30일 약가인하 고시 집행정지신청과 관련된 결정을 내릴 예정이다.

정기수기자 guyer73@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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