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 결국 박상일·이영조 공천 취소

[윤미숙기자] 새누리당 공직후보자추천위원회는 14일 4·11 총선 서울 강남갑·을 후보인 박상일 벤처기업협회 부회장과 이영조 바른사회시민회의 공동대표의 공천을 취소했다.

정홍원 공천위원장은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공천 심사 과정에서 미처 발견하지 못했던 점이 언론 보도로 논란이 됐다"며 "박상일·이영조 후보의 공천을 취소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앞서 박상일 후보는 지난해 8월 출간한 책에서 독립군을 '테러단체'에 비유하는가 하면 한일 강제병합을 두고 "한국인 민간단체가 한일 합방을 청원했고 한국 내각 대부분이 이를 찬성했다"고 해 역사관 논란이 일었다.

이영조 후보의 경우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장 시절인 지난 2010년 발표한 논문에서 제주 4.3 사건을 '공산주의자가 주도한 폭동(communist-led rebellion)'으로, 5.18 광주민주화운동을 '민중반란(popular revolt)'이라고 표현해 비판을 받아왔다.

이와 관련해 정 위원장은 "깊이 있는 토의 결과, 해석에 따라서는 국민의 마음을 아프게 할 부분이 있다는 판단에 이르러 유감을 표한다"며 "두 분의 진위와 상관없이 마음의 상처를 입은 분들께 죄송한 마음을 표한다"고 사과했다.

공천위의 이번 조치는 새누리당 간판인 '강남벨트'에 공천한 인물이 이 같은 논란에 휘말리면서 해당 지역 및 전체 총선 판세에 미칠 악영향이 우려되자 즉각 대응에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

당 비상대책위원회도 박상일·이영조 후보에 자진 사퇴를 요구하는 한편 재심의 움직임을 보였고, 당내에서도 쇄신파를 중심으로 박상일·이영조 공천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불거지던 터였다.

김종인 비대위원은 "5.18 단체나 제주도의 반응이 상당히 염려스럽다"고 했고, 이상돈 비대위원도 "호남 표를 엄청나게 까먹었다"고 했다. 이준석 비대위원은 "자진사퇴를 안 하면 걷잡을 수 없게 된다"고 우려한 바 있다.

한편 박상일·이영조 후보의 공천이 취소되면서 공석이 된 강남갑·을 지역에 공천위가 어떤 인물을 채워넣을지 주목되고 있다.